전력회생형 인버터로 효율 높이고 에너지절약까지

기후변화가 전 세계 이슈로 떠오르면서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와 고효율 에너지 정책이 부각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30년까지 배출량 전망(BAU) 대비 37%를 감축하기로 했고, 2025년부터는 신축 건물에 제로에너지빌딩 도입을 의무화했다. 이처럼 건물 내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와 절감을 위해 시도되는 다양한 노력은 엘리베이터 분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승강기 업계 역시 ‘에너지 절약’에 관심을 두고‘효율’을 높이는 데 동참하고 나섰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전력회생형 인버터가 장착된 엘리베이터다. 승강기도 이젠 고효율 시대로 접어들었다.

◆회생 인버터 시스템?

교류전원을 직류로 변환해주는 PWM(Pulse Width Modulation) 컨버터를 이용해 출력전압의 균형을 맞추는 시스템을 말한다. 피드백 제어를 정확히 하기 때문에 출력의 직류전압을 일정하게 제어할 수 있다.

또 전원·전압의 위상을 검출하고, 역행 시에는 입력전류의 역률을 ‘1’, 회생시에는 ‘-1’로 제어함으로써, 회생 운전시에는 권상기 모터보다 발생하는 회생전력을 상용의 교류전원측에 되돌려 전기로 재생하게 된다.

◆전기 생산하는 엘리베이터…신재생에너지와 접목 등 활용방안 확대

‘전력회생형 인버터’는 효율을 높이기 위해 고안된 장치다.

이 시스템은 두 가지 경우에서 전력이 회생된다. 하나는 엘리베이터가 상승하거나 하강할 때 균형추보다 무거운 카가 중력과 같은 방향으로 작용할 때이며, 두 번째는 균형추보다 가벼운 카가 상승할 때 권상기 모터가 발전기로 작동해 전기를 생산하는 경우다.

기존에는 이 같은 원리로 발전된 전기 에너지를 제어반에 장착된 저항기를 통해 열로 태워버렸으나, 전력회생형 인버터를 장착한 승강기는 버려졌던 전기에너지를 빌딩의 조명·냉난방 기기 등에 되돌려주는 또 다른 전기 공급원이 되는 셈이다.

한 마디로 도르래 원리를 이용해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때마다 적은 양의 전기를 생산, 이를 활용하는 친환경 재생 에너지시스템이다.

최근에는 엘리베이터 회생전력에 신재생에너지인 태양광 발전을 접목시킨 엘리베이터도 등장했다. 바로 ‘하이브리드 태양광 엘리베이터’. 과거보다 태양광 발전 효율이 높아지면서 개발된 제품이다.

아파트나 건물의 옥상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전기에너지를 생산, 이를 승강기 운행에 활용하는 것이다. 태양광 발전으로 얻어진 전기와 엘리베이터 회생전력으로 얻어진 전기의 품질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동일하게 맞추는 게 하이브리드 태양광 엘리베이터 기술의 핵심이다.

특히 이용객이 많은 엘리베이터일수록 전력회생형 인버터의 활용성은 매우 크다. 아파트 등에선 이렇게 생산된 전기를 공용부문에 사용할 수 있어 경제적이다. 실제로 LH는 올해부터 건설하는 자사의 모든 아파트에 전력회생형 엘리베이터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오티스엘리베이터‘리젠 드라이브’…

최대 75%까지 에너지 절감

오티스엘리베이터는 이 분야 선두주자다.

지난 2005년 전력회생형 인버터인 ‘리젠 드라이브(ReGen Drive)’를 개발해 세계시장에 선보였다. 오티스의 ‘리젠 드라이브’는 엘리베이터가 상승하거나 하강할 때 권상기의 모터가 발전기로 작동해 전기를 생산하는 시스템이다.

리젠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가장 큰 효과는 전력 소비량의 획기적인 절감이다. 기존보다 최대 75%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오티스엘리베이터 자체 실험 결과 25층 빌딩의 엘리베이터를 하루 14시간 운행할 경우, 연간 5130kWh의 전기가 발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최대 61만원 가량의 전기를 무료로 사용하는 셈이다. 특히 재생 전기를 사용함으로써 이산화탄소 배출량까지 줄일 수 있어 환경보호에도 일조하고 있다.

이 제품은 독일엔지니어협회(VDI)로부터 에너지효율 최고등급 A등급을 획득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빌딩설비에 장애를 일으키는 고주파 왜곡을 혁신적으로 감소시켜, 전자파에 민감한 빌딩 내 고가 첨단장비를 보다 더 완벽하게 보호할 수 있다.

오티스엘리베이터는 리젠 드라이브를 친환경 엘리베이터를 모토로 하는 ‘젠2다이내믹’ 모델에 적용,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로와트’…독자 기술로 신기술 인증 획득

현대엘리베이터는 독자적인 기술로 개발한 전력회생형 인버터인 ‘로와트(LOWATT)’로 중저속 엘리베이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2008년 출시된 ‘로와트’는 세계 최초로 전해콘덴서가 필요 없는 특수 기술을 적용, 인버터 사용 수명을 대폭 늘린 획기적인 제품으로 신기술 인증(NET)도 받았다.

‘로와트’는 승강기의 움직임을 이용해 전력을 만들어내고 생산된 전력을 빌딩의 조명·냉난방 기기 등에 사용할 수 있게 전환해 주는 기기로, 60% 이상 전력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30층 건물의 경우, 로와트를 적용했을 때와 하지 않았을 때 전기요금이 연간 최대 50만원까지 차이 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특히 현대엘리베이터는 분속 300m 이상 고속·초고속용 ‘PWM 컨버터 일체형 인버터’를 개발해, 고층빌딩의 제로에너지에도 기여하고 있다. 분속 600m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포함한 다양한 기종은 독일의 승강기 에너지 효율 A등급 인증을 받기도 했다. 이 제품이 적용된 엘리베이터는 서울시청사, 부산국제금융센터, 송도 아이타워(I-Tower) 등에서 운행되고 있다.

◆티센크루프 ‘CPIK-RM’…독일 에너지 효율 A등급 획득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는 전력회생형 인터버인 ‘CPIK-RM’을 개발해 고속부터 중저속 엘리베이터에 적용시켰다. 이를 통해 소비전력은 최대 55%나 줄일 수 있다.

특히 ‘CPIK-RM’이 적용된 제품들 중 중저속 기어리스 엘리베이터인 ‘GL1’, 고속 기어리스 엘리베이터인 ‘Elejet’, 기계실 없는 엘리베이터인 ‘Evolution1’ 등은 독일에서 에너지 효율과 친환경 분야에서 최고 등급인 A를 획득했다.

이 제품들은 대기 중에 자동으로 팬, 램프, 표시기 등의 작동을 중단시켜 불필요한 전력을 차단, 에너지 소비량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기모드에서는 국내 최고 수준인 것으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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