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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규해 칼럼)'별이 쏟아지는 해변으로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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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센 파도를 가르며 하얗게 부서지는 바닷가의 포말을 기억하고, 산굽이를 돌고 돌아가는 여울진 강가며 피톤치드를 흠뻑 뿜어내는 메타세콰이어 숲을 동경하는 계절. 싱그러운 여름을 알리는 7월이다. 이 때쯤이면 슬그머니 어디론가 떠나고 싶기도 하고 그동안 힘들게 살아오느라 지쳤던 심신을 산이고 강가, 어느 멋진 곳에 맡겨보고 싶은 심정이 발산하기도 한다.
세월이 빠르기도 하다. 여명을 깨고 일년을 시작하는 해가 솟느니 했더니 어느새 반 바뀌를 지나 여름 휴가철에 접어들었다. 마음의 휴식기간이기도 하고 삶의 충전기간 같기도 한 이즈음에 생각들은 다들 다르겠지만 어디 든 떠날 준비들은 하고 있을 게다. 대충 어림잡아 7~8월 두달 간이 가장 많이 휴가를 사용하는 기간으로 사람이건, 자동차건, 그밖의 보이는 것들이 꿈틀거리고 북적댄다.
경기가 어렵다하면서도 여름휴가만큼은 거의 거를 생각을 하지 않는다. 기필코 가야 직성이 가라앉는다고 하는 게 나을 듯하다. 지금쯤엔 어디로 가네, 숙박시설이나 교통편이 어떠니 저떠니하며 마땅한 곳을 찾느라 분주할 때다. 그것도 맘에 차지 않으면 물가 싸고 놀기(?)좋은 동남아 등지의 휴양지로 떠나기도 한다.
취미도 다양해져서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은 산으로, 서핑이나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은 바다나 강으로, 골프를 즐기는 사람은 골프장이 있는 리조트 등으로 맞춤형 휴가를 계획하는 등 예전에 비해 여름휴가가 꽤나 풍요로워지고 멋스러워졌다.
예전에야 어디 그랬나. 그냥 여름이 되면 제철을 만난 양 휴가 자체가 마음을 설레게 하고 목적지가 어디면 어떻고, 보잘 것 없고 쓸데없는 짐까지 배낭에 잔뜩 넣어 줄행랑치다시피 대문 밖을 빠져나오면 천하를 얻은 것처럼 기쁘지 아니했던가.
여름 휴가문화는 한국전쟁으로 삶의 존재까지도 앗아가고 피죽도 못 끓여 먹던 1950년~60년대에는 사실 엄두도 못냈다. 그러다 70년대 후반부터 산업 고도화가 이루어지면서 생활의 여유가 생기고 자연적으로 여가활동도 늘어나 여름이 되면 너나 할 것 없이 집단적으로 휴가를 떠나 바캉스(프랑스 말로 여름철에 파리등 대도시를 벗어나 집단적으로 휴가를 떠난다는 뜻)라는 말까지 유행시키기도 했다.
이후로는 소득향상과 교통환경 개선으로 장기간 휴가를 내기도하고 해외 휴가족까지 늘어 나는 등 달라져도 너무 달라졌다. 1990년 7월 29일 한겨레 신문이 보도한 ‘휴가 풍속도가 달라지고 있다’ 제목의 기사 ‘산이나 바닷가에 다녀와야만 여름휴가를 제대로 보냈다고 보던 휴가 풍속도가 최근 들어 달라지고 있다. 젊은 층의 자가용을 이용한 마이카 여행, 해외배낭 여행 붐도 올해 크게 달라진 휴가 풍속도...’ 에서와 같이 여름휴가는 개념부터가 확 바뀌었다.
요즘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직장 상사 눈치를 보던 지난 시절과는 달라져 휴가날짜를 정하는 것도 자유롭고 좋은 상품들도 많아져 굳이 7~8월 성수기를 피해서 단풍시즌이나 한겨울에 가는 사람들도 많아지는 등 휴가 풍속도가 예전과는 판이해 졌다.
그런데 이렇게 잘만 나가던 휴가문화가 올해는 휴가철이 다가왔는데도 조용하기만 하니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걸까. 어느 취업포털 설문조사에서 직장인 1200명을 대상으로 올해 여름휴가 계획을 물었더니 71.9%만이 ‘휴가 계획이 있다’고 답해 10명중 3명은 휴가를 포기한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여행지도 대부분의 응답자가 국내라고 답한 것을 보면 여름휴가에 문제가 생기긴 생겼다. 선박, 해운업계를 비롯한 산업계 모두가 대규모 구조조정에다 최악의 경기침체로 인해 입에서 휴가 얘기가 좀처럼 떨어지지 않으니 그럴 만도 하다.
사정이야 좀 그렇더라도 직장에서나 가정에서나 휴가를 통해 힐링이라도 해야 에너지도 재충전되고 새로운 활력소를 찾을 수 있다. 되도록 이면 경제가 어렵다고들 하니 이럴 땐 눈 딱 감고 애국 한 번 한다하고 해외가 아닌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강산을 찾아나서는 것도 제법 아닐까 싶다.
그것도 지난날의 아름다운 추억이 마음 한켠에 남아 숨쉬고 있는 그 곳으로... ‘별이 쏟아지는 해변으로 가요/ 젊음이 넘치는 해변으로 가요/ 달콤한 사랑을 속삭여 줘요/ 연인들의 해변으로 가요/ ’ 한국의 비틀즈라고도 했던 그룹사운드 키보이스가 지난 1970년도에 발표한 ‘해변으로 가요’에서처럼 이번 휴가엔 밀짚모자 쓰고 멋들어진 선글라스에 통기타 둘러메고 낭만이 머물러 있는 그곳으로 떠나 보는 것은 어떨까.
작성 : 2016년 07월 05일(화) 13:19
게시 : 2016년 07월 06일(수) 10:44


연규해 논설실장 yeungh@ele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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