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는 묻지마 살인에 토막 살인도 일어나고 하는데, 젊은 사람들이 그럴 수도 있지.”

전남 신안의 한 섬에서 여교사 집단 성폭행이 일어났다고 했을 때, 그 지역 주민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주민 3명이 20대 여교사를 집단으로 성폭행한 것도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인데, 섬 주민의 반응은 더 놀라웠다.

“여자가 꼬리 치면 안 넘어올 남자가 어디 있나. 그 시간까지 같이 있을 때는…”이라고 말하는 주민도 있었고, 가해 남성을 일컬어 “그럴 사람은 아닌데…”라며 편을 드는 사람도 있었다.

특정 남성 셋이 저지른 여교사 성폭행 사건은 애초에 그들의 문제였다. ‘신안’의 문제는 아니었다. 인도네시아 노동자가 한국에서 범죄를 저질렀다고 해서 인도네시아 사람 모두가 잠재적 범죄자가 아닌 것처럼, 신안 주민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언론을 통해 보도된 주민들의 반응은 ‘그들의 사건’을 ‘그곳의 사건’으로 키웠다. 범죄를 옹호하고 편드는 주민들을 그 누가,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더 안타깝다.

사건을 저지른 몇 사람과 그들을 옹호하는 몇 사람 때문에 그 지역은 ‘악마의 섬’이라는 낙인이 찍혔고, 신안군도 부정적인 이미지를 씻을 수 없게 됐다. 애꿎은 지역 주민들만 피해를 보게 됐으니 그것도 걱정이다.

말 한마디가 참 무섭다. 시골법이라는 것은 더 무섭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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