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두영 IGM세계경영연구원 조교수
허두영 IGM세계경영연구원 조교수

올해로 60주년을 맞은 대전 소재 유명한 빵집이 있다. 필자처럼 빵 애호가가 아니어도 하루 만 개가 넘게 팔리는 ‘튀김소보로’를 모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직원 400명이 조금 넘는 이 회사의 CEO인 임회장은 경영이념인 사랑의 나눔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지금도 정기적으로 40여개 기관, 비정기적으로는 100개가 넘는 곳에 후원한다고 한다. 또한 주변 상인들이 회사의 수돗물과 화장실을 편하게 쓰도록 하고, 임회장은 ‘사랑사랑’ 하면서 일 잘하기보다는 화목하게 웃는 것을 좋아하며 몸소 사랑을 실천한다고 한다.

조직의 수준은 딱 리더의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직의 문화 수준은 곧 리더의 품성 수준이다. 짐 콜린스는 1996년부터 2000년까지 5년에 걸친 연구를 통해 1435개의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 중 연구기준에 맞는 11개의 위대한 기업을 선정해 분석했다. 그가 찾은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최소 15년간 시장 대비 주가가 3배 올랐고, 일명 ‘레벨5 리더’라고 불리는 최고경영자가 있었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레벨5 리더인데, 이들은 ‘개인적 겸손(personal humility)’과 ‘강한 직업적 의지(professional will)’를 가진 리더로서, 표면적으로는 수줍음이 많고 겸손하지만 내면적으로는 강인한 의지를 지닌 이중성이 결합된 리더였다는 것이다.

이들 레벨5 리더들에게 좋은 기업을 위대한 기업으로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묻자 다소 의외의 대답을 했다고 한다.

그 첫 번째가 ‘운’이었으며, 두 번째가 ‘훌륭한 후계자’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짐 콜린스는 ‘창과 거울(window & mirror)’이라는 비유로 이들 레벨5 리더를 설명한다. 그들은 겸손하기 때문에 마치 창 너머를 보듯 성공의 이유를 외부로 돌리려고 하며, 그 이유를 특정 사람이나 사건에서 찾지 못하면 행운으로 돌린다는 것이다. 또한 그들은 문제가 생기면 절대 불운이나 외부요인에 책임을 묻지 않고 거울을 보면서 자신에게서 원인을 찾는다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비교 기업의 CEO들은 대개 일이 잘 풀리면 자신에게 공로를 돌렸고 문제가 생기면 지속적으로 밖에서 비난의 대상을 찾으려고 했다고 한다.

좋은 리더와 위대한 리더를 구분 짓는 것은 ‘인격’이며, 그 인격의 요체는 ‘정직’이다. 제임스 쿠제스와 배리 포스너의 ‘리더’라는 책에서 1987년 처음 조사를 시작한 후로 20년의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이 전세계적으로 존경 받는 리더의 첫 번째 특징이 ‘정직(honest)’이라고 강조한다. 그들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우선 리더가 신뢰할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인지 확인하고 싶어하며, 리더에게 기대하는 특성을 얘기할 때 청렴(integrity)과 품성(character)이라는 단어를 ‘정직’과 동의어로 사용한다고 한다는 것이다. 또한 리더십 전문가인 존 젠거와 조셉 포크먼은 ‘탁월한 리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라는 책에서 조사 대상 2만 5000명의 리더 중 상위 10% 리더의 특성을 분석한 결과, 개인의 ‘품성(character)’이 리더십의 핵심이었다고 한다. 그들에 의하면 품성은 텐트로 비유하자면 중앙 폴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원심력처럼 조직이 성장할수록 성과 및 목표 달성을 위해 리더에게 요구되는 능력은 더욱 다양해진다. 그럴수록 구심력처럼 ‘정직’이라는 가치는 리더에게 더욱 중요한 역량으로 작동한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의 빌 조지 교수는 ‘진실의 리더십’에서 인격 대신에 단기적으로 주가를 높일 수 있는 능력과 카리스마만을 보고 리더를 뽑아서는 안되며, 투명하고 탄탄한 조직을 구축하기 위해 분명한 목적의식을 갖고 자신의 가치관을 그대로 실천하는 도덕적이며 인격적인 ‘진실한 리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리더의 인격은 회사 성장의 유일한 요건은 아니지만 필수적인 요소인 것이다.

지금 이 시대가 요구하는 진정한 리더는 먼저 자신에 대한 이해가 깊고 개방적이며 가치관이 명확한 사람이고, 인간과 현상을 이해하는 지혜의 거울을 가진 사람이며, 독특한 자신만의 리더십으로 세상에 행복한 영향력을 미치는 온전한 품성을 지닌 사람이다. 이화여대 윤정구 교수의 정의를 빌리자면 자신만의 진정성 있는 사명의 스토리를 삶 속에서 증명하며 믿음으로 만들고 이를 자신의 품성으로 내재화시키는 데 성공한 사람이다.

왜 리더십이 어려울까? 리더십은 전인격적으로 발현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혹시 함께 일하는 직원이 나 때문에 힘들어 하지는 않는지 리더는 늘 성찰해야 하는 자리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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