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전략실, 경영지원실 등 핵심요직 두루 거쳐
최신 제품 GEN5 앞세워 공격적 투자 나설 전망
LG엔솔 권영수 부회장 등 배터리사업에 그룹 전력

최윤호 삼성SDI 신임 사장.
최윤호 삼성SDI 신임 사장.

[전기신문 윤병효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오른팔로 불리는 최윤호 사장이 삼성SDI 신임 사장으로 내정됐다. 삼성그룹이 배터리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삼성SDI는 7일 전영현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신임 대표이사로 삼성전자 최윤호 사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배터리 사업을 크게 성장시키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공을 감안해 전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이사회 의장으로서 ESG 경영 강화 및 경영 노하우 전수 등 후진 양성에 기여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신임 최윤호 사장은 이재용 부회장의 오른팔로 불릴 정도로 그룹의 핵심 전력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그만큼 이력도 화려하다.

1963년생으로 성균관대 경영학을 이수했으며 1987년 삼성전자 가전사업부에 입사해 2004년 경영관리그룹 담당임원, 2007년 구주총괄 경영지원팀장, 2010년 미래전략실 전략1팀 담당임원, 2014년 무선사업부 지원팀장, 2017년 사업지원TF 담당임원을 역임하고 2020년부터 현재까지 경영지원실장(CFO)을 맡는 등 삼성전자의 핵심 요직을 두루 맡았다.

최 사장의 삼성SDI 사장 선임은 그룹 차원에서 배터리를 반도체와 함께 핵심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삼성SDI는 투자에는 소극적이면서 내실 다지기에 주력했다. 이로 인해 배터리 3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을 내고 있지만 생산능력이 후발주자인 SK온에도 뒤지게 됐고 가파르게 성장하는 글로벌 배터리시장에서 점유율도 하락하게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까지 연 155GWh 생산능력을 확보했으며 2025년까지 430GWh로 확대할 계획이다. SK온은 현재 연 40GWh 생산능력을 확보했으며 2023년 85GWh, 2025년 200GWh, 2030년 500GWh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비해 삼성SDI 생산능력은 정확히 공개되지 않아 현재 약 40GWh 규모로 추정되며 최근 스텔란티스와 합작으로 북미에 23GWh 생산공장을 건설하기로 합의했으며 향후 40GWh까지 확장하기로 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배터리시장 규모는 2020년 461억달러에서 2030년 3517억달러로 7.6배 성장하고 전기차 배터리시장은 2020년 304억달러에서 2030년 3047억달러로 10배 성장이 예상된다.

최 사장 체제에서는 삼성SDI의 공격적 투자가 예상된다. 그동안 ‘선 수주, 후 투자’ 방식을 고집해왔다면 앞으로는 선제적 투자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9월부터 상용화가 시작된 최신 전기차 배터리제품 GEN5는 투자에 자신감을 줄 것으로 보인다. GEN5는 1회 충전으로 600㎞ 주행이 가능하고 혁신소재 기술로 재료비는 20% 이상 절감됐으며 알루미늄 소재와 특수 코팅 기술이 더해져 배터리 열화를 최소화해 안전성도 높였다. BMW의 신형 전기차인 iX와 i4에 탑재될 예정이다.

삼성SDI가 채택하고 있는 각형 배터리는 배터리 재사용에 유리하다는 강점이 있어 재사용 및 재활용 분야에도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이재용 부회장의 복심 중에 복심으로 꼽히는 최윤호 사장이 삼성SDI 사장으로 내정됐다는 것은 삼성이 배터리에 진심을 다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며 “LG엔솔 권영수 부회장에 이어 삼성SDI까지 그룹 핵심 인사가 배터리를 맡게 됐고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직접 배터리를 챙기고 있다는 점은 한국 배터리가 본격적으로 중국 배터리 꺾기에 돌입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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