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입력폼
‘대변혁기’에 접어든 전력계량기 시장, 변화와 전망은?
아파트 500만호·보안계기 등 AMI 새로운 먹거리 창출
업계 기대 속 ‘사업성 부족, 제도 미흡’ 등 해결과제도 산적
업계 “한전의 안정적 로드맵, 사업 활성화 제고 통해 스마트그리드 미래 만들어갈 기회로 활용돼야”
강수진 기자    작성 : 2021년 10월 16일(토) 07:00    게시 : 2021년 10월 16일(토) 07:00
한전 AMI 구성도. AMI 구성 요소는 전력량계, 통신설비(모뎀, 데이터집중장치(DCU), 검침서버, MDMS(Meter Data Management System)) 등이 포함돼 있다.
[전기신문 강수진 기자]계량기 시장이 달라지고 있다. 계량기는 원격검침인프라(AMI;Advanced Metering Infrastructure) 사업의 핵심 구성요소다. 최근 변화하는 AMI 사업 흐름에 따라 계량기 시장 역시 큰 지각변동을 겪고 있다.

지난해 정부 그린뉴딜 정책으로 출발한 ‘가정용 스마트전력 플랫폼 사업(이하 아파트 AMI 사업)’을 통해 민수형 계량기 시장의 문이 열렸고, 계량기 사양도 높아졌다. 올해는 한전이 AMI 보안계량기(이하 보안계기) 1만호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관련 시장이 완전히 재편될 전망이다.

다만 현재 진행 중인 두 사업 모두 이제 막 첫발을 내딛는 단계인 데다 이전보다 기술과 서비스 측면에서 상당히 진보돼 풀어야 할 과제도 많은 상황이다. 특히 보안계기 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가 고시한 지능형전력망법 적용과 향후 AMI 서비스 측면에서 개별세대의 데이터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업체별 개발 수준 차가 커 시장 점유 경쟁에 매몰되는 모양새다. 새로운 먹거리로 달라지는 계량기 시장의 변화와 전망을 살펴봤다.



◆AMI 바로미터 ‘계량기’, 어떻게 변화해왔나

AMI는 양방향 통신망을 이용해 전력사용량, 시간대별 요금정보 등의 전기 사용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해 자발적인 전기절약과 수요반응을 유도하는 지능형 전력계량 시스템이다. 여기에는 전력량계, 통신설비(DCU, 모뎀), 운영시스템 등이 포함돼 있다.

첫 출발은 2010년 한전이 진행한 AMI 보급사업이다. 당초 10년간의 일정으로 2020년까지 1787만호 보급을 목표했다가 2020년까지 2194만호로 변경, 현재는 2024년까지 2250만호 보급 완료를 목표하고 있다.

특히 한전 AMI 보급의 바로미터인 전자식 계량기는 몇 차례 굵직한 변화를 겪었다.

표준형(단종), E타입, G타입, AE타입 등 4차례의 변화를 거쳐 이제 보안계기라는 또 한 번의 변혁기를 거칠 예정이다.

한전에 따르면 내년도 계기 수요는 약 309만호다. 이 중에서 보안계기 규모는 190만호다.

한전은 최근 본지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2022년에 기존 계기(AE형, G형)와 보안 계기를 병행 사용한 이후 2023년부터 전면 도입을 목표로 추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올해는 서울·나주·제주 3개 지역에 보안계기 1만호를 분산 설치해 기능을 검증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는 민수시장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그린뉴딜의 일환으로 추진된 아파트 AMI사업에 따라 민수 시장에서 총 사업비 7050억원(국비50%, 민간50%)이라는 대규모 정부 AMI 사업이 나온 것이다. 고압수전 아파트 500만호를 대상으로 AMI를 구축하고 10년 이상 장기 운영하는 형태다.

한전 시장에만 머물러 있던 계량기업들이 민수시장으로 진입할 단초가 되는 사업이다. 기계식, 전자식 계량기가 섞여 있는 민수시장에도 진보된 AMI 시스템이 설치되면서 계량기 사양도 한층 업그레이드될 전망이다. 특히 내년부터는 계량기에도 End-to-End 보안을 보장해야 해 보안계기 시장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 AMI, ‘기술투자’ 환경 조성돼야

국내 민·관수 AMI 시장이 재편되면서 계량기 시장도 대변혁기를 눈앞에 두고 있다. 특히 보안계기는 계량기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바꾼다고 할 만큼 큰 변화다. 기존의 계기로는 불가능했던 원격 펌웨어 업데이트가 가능해 비용 절감에도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다만 이 같은 기대 속에서도 보안계기 업계는 출혈 경쟁으로 인한 저가 수주의 우려를 제기하는 모양새다.

올해 한전 1만호 시범사업의 보안계기(단독, 1P2W, 60A) 낙찰 가격은 6만8980원이다.

업계에서는 “개발 투자한 것을 기준으로 최소한의 마지 노선은 7만원선”이라며 “이마저도 원가 수준이라 그보다 더 내려가는 것은 마이너스 상태”라는 게 공통된 목소리다.

힘들게 기술 개발에 투자했어도 그에 상응하는 가격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 현재의 최저가 입찰 제도에 대한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미 전자식 계량기 시장에서 5만원 선이었던 계량기 가격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추락한 바 있다.

A 업체 관계자는 “저가 경쟁으로 5만1000원이던 계량기 가격이 2만원 선까지 떨어졌다”며 “제도 개선 없이는 보안계기 역시 저가 출혈 경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B 업체 관계자 역시 “기술 개발을 했어도 업체들이 최저가 전략을 통해 말도 안 되는 가격으로 낙찰받을 수 있는데, 가격을 낮추려면 필연적으로 저가 재료를 사용하거나 부품 수를 줄이게 된다”며 “이는 성능 저하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을 높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적격심사로 전환하는 것만이 답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C 업체 관계자는 “기존 계량기 납품이 가능한 규모가 큰 회사는 보안계기를 개발하지 않고 외부에서 받아오더라도 이미 기본적인 장비가 구축돼 있기 때문에 적격심사를 통해 납품을 할 수 있다”며 “이런 허점을 개선할 수 있도록 기준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2019년 한전의 보안계기 개발 과제에는 7개 사(남전자, 피에스텍, 인텍전기전자, 네오피스, 한산에이엠에스텍크, 씨앤유글로벌, 아이앤씨테크놀로지)가 참여했다. 업계에 따르면 업체별로도 개발이 진행된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 업계 내에서는 비보안계기와 보안계기 사업 비중을 두고 한전에 민원을 제기하고, 업체 간에 비방전도 난무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보안계기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려면 한전의 명확한 사업 추진 의사와 안정적인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사업이 바로 진행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적극 투자하는 것에 부담이 있다. 이미 과거에 G타입과 AE타입도 민원으로 지연된 전적이 있다”고 실태를 꼬집었다.



◆아파트 AMI, ‘사업성’ 확보가 관건

민수 아파트 AMI 시장에서는 ‘사업성’이 최대이슈다. 올해 국감에서도 아파트AMI 사업의 사업성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아파트 AMI사업은 시작부터 사업이 유찰되는 등 기업 참여도가 현저히 떨어져 지난 6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에서 관련 사업의 사업성 제고 연구과제도 내놓은 바 있다.

지난해는 1개 컨소시엄(누리컨소시엄)이, 올해는 2개 컨소시엄(누리컨소시엄, LS일렉트릭컨소시엄)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계량기를 비롯한 AMI 업계에 민수 시장의 문이 열렸지만 ‘그림의 떡’인 시장이 돼버린 셈이다.

애초 업계가 우려했던 사업성 부족 문제는 실제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구자근 의원실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17일 기준으로 누리컨소시엄은 2020년도 계약물량 40만호 중 6만3972호의 설치를 완료했다. 전체 물량의 약 16%에 불과한 수준이다.

앞서 국회예산정책처에서 관련 사업의 예산도 한차례 삭감했다. 올해 아파트 AMI 사업 예산은 기존 1586억원에서 610억원 감액된 976억원으로 줄었고, 대다수 AMI 업체들 또한 사업성을 확보할 수 없는 사업구조라며 참여를 포기했다.

결국 사업성이 확보돼야 시장 생태계도 조성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같은 문제해결을 위해 에기평은 “가정용 스마트전력플랫폼 사업에 대한 소비자의 참여확대와 지속적인 민간투자 유도, 사업 활성화를 위한 사업성 제고방안을 제시하고 이에 따른 경제적 효과를 분석할 것”이라고 연구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손성용 스마트그린홈연구센터 센터장도 “아파트라는 환경은 우리 전력산업의 다양한 변화를 만들고 글로벌로 진출할 수 있는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소중한 인프라다. 특히 BTM(Behind the Meter) 자원들이 증가하고 있어 AMI의 중요성은 더 높아지고 있다”며 “이번 아파트 AMI 플랫폼 사업이 지지부진한 소비자 단 스마트그리드의 미래를 만들어 갈 기회로 활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전 AMI 사업을 통해 보급돼 온 계량기 구성. 제공:한국전력


강수진 기자 sjkang17@electimes.com        강수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전력 최신 뉴스
많이 본 뉴스
Planner
2021년 11월
123456
78910111213
14151617181920
21222324252627
282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