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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인사이트]국내 전력산업, 분산E 체계로의 ‘대전환’ 나서
정세영 기자    작성 : 2021년 07월 28일(수) 14:01    게시 : 2021년 09월 17일(금) 16:45
[전기신문 정세영 기자] 우리나라는 현재 해안가에 위치한 대규모 원전과 석탄 화력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수도권과 대도시로 송전하는 중앙집중형 전력계통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대규모 중앙집중형 중심의 전원구성은 대형발전소 입지선정과 고압송전의 주민수용성 문제 등 사회적 갈등을 넘어서지 못하는 한계가 반복적으로 지적돼 왔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수요지 인근에서 에너지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분산에너지 체계로의 대전환이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최근 정부와 국회는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분산에너지 활성화 추진전략 발표에 이어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을 발의하는 등 대응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번호에서는 정부와 국회가 추진 중인 분산에너지 활성화 방안을 중심으로 국내 에너지신산업 동향에 대해 다뤄보기로 한다.



◆분산에너지 활성화…특별법안에 어떤 내용 포함됐나

정부는 지난 2019년 발표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을 통해 오는 2040년까지 전체 발전량의 30%를 분산에너지로 채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달 발표한 분산에너지 활성화 추진전략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계통 관리·수용능력 강화, 인센티브 체계 마련, 시장·제도 조성을 담은 종합대책이다.

그러나 현행법상 분산에너지 체계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법적 근거가 없다는 지적에 따라 김성환 의원이 산업부와 함께 준비를 한 끝에 지난 7월 27일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안을 대표발의했다.

특별법안은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을 지정하고 특구 내에서 각종 규제의 특례 적용이 가능하도록 한 게 핵심이다. 이에 따라 특구 내에서는 전기사업법상 ‘발판겸업 금지’의 예외로 분산에너지 발전설비를 설치한 분산에너지 사업자와 전기사용자 간 직접 전력거래가 허용돼 각종 전기신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또 계통 내 재생에너지 발전량 증가로 출력제한이 증가하고 있는 제주도 등을 특구로 지정하면 잉여전력을 활용한 P2G 등 각종 실증사업이 추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분산에너지 통합발전소(VPP;Virtual Power Plant) 제도가 본격 도입돼 분산에너지를 통합해 전력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재생에너지 변동성을 보완하고 전력망의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특별법안에는 별도의 신규 감독기관인 배전감독원을 설치해 배전망의 운영과 관리를 이행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분산에너지진흥센터 지정, 조세감면 등 분산에너지 확산을 유인하는 지원내용도 담겨 있다.

P2G(Power to Gas) 활용 예시안.


◆전력계통 관리·수용능력 대폭 강화…통합관제·P2G·플러스DR 등

정부와 국회는 수요지 인근에서 저탄소에너지를 생산·소비·거래하는 분산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방안을 고심 중이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완화해 전력계통의 관리·수용능력을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추진전략은 계통 인프라를 구축해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완화하고, 신규 유연성 자원을 개발해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따른 잉여전력 문제를 해소한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먼저 정부는 출력 변동성이 높은 재생에너지를 종합적으로 모니터링해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재생에너지 통합관제시스템’을 구축한다. 오는 2025년까지 300억원을 들여 4573개의 재생에너지 발전설비에 대해 정보제공장치 구축을 지원한다.

계통 불안 지역에 공공 주도 ESS를 구축한다. 제주 지역의 계통안정화용 ESS 23MWh 구축을 포함해 ESS 지원에만 1조4000억원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잉여전력 문제 해결을 위한 섹터커플링 활용방안도 담겨 있다. 대표적인 섹터커플링 사례인 P2G(Power to Gas)는 전력을 수소 등 가스 형태로 전환하는 기술을 말하는데, 정부는 재생에너지와 연계한 P2G 실증을 통해 기술개발과 제도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다.

출력제어가 잦은 제주도에서 잉여전력을 사용하는 소비자에게 정산금을 지급하는 플러스DR(Demand Response)와 관련해 이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전기차 플러스DR 플랫폼 개발 등을 진행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에너지 생산·소비 분산 확대…전력수요 지방 분산, 마이크로그리드 구축

우리나라 전력수요는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지난 2019년 기준 수도권의 전력수요 비중은 37.4%에 달한다. 하지만 발전비중은 24.1%에 지나지 않아 전력 자급률이 낮은 편이다.

특히 대표적인 대규모 전력 소비자인 데이터센터(IDC)의 수도권 집중이 현상이 점점 심화되고 있는 형국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데이터센터 전력수요의 69%인 1.1GW가 수도권에 위치해 있다. 오는 2028년까지의 신규 전력 수요의 93%(7.7GW)가 수도권에 편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수도권 인근 송전선로와 발전소 증축의 어려움으로 계통 수용능력 확대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신규 대규모 전력수요를 지역으로 분산시킨다는 계획이다. 수도권 등 전력수요 밀집지역에 대해서는 전력계통영향평가를 실시하고, 이외 지역 입주 시 ▲수전용 송전설비 구축비용 일부 지원 ▲한시적 특례요금 등 인센티브를 지원할 방침이다.

아울러 재생에너지 자가소비를 확대해 전력망 과잉투자를 회피하는 한편, 발전원의 분산으로 에너지 시스템의 안정성을 끌어올린다.

현재 국내 재생에너지 자가소비 비중은 전체 태양광 설비용량의 9%인 1.1GW로 매우 낮은 상황이다. 정부는 산업단지 등 전력수요 집중지역의 자가사용 전력량에 대해서는 REC 발급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밖에 마을단위로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전력망을 구축하는 등 마이크로그리드 기반의 분산에너지 생산·소비 체계를 구축한다. 현재 추진 중인 마을단위 실증사업, 에너지자립마을 자율인증제도 등을 확대해 기초지자체 중심의 마을단위 마이크로그리드 기반을 조성한다. 또 프로슈머 기반의 개방형 전력플랫폼도 개발 및 운영한다.

통합발전소(VPP) 개념도.


◆분산E 특성 고려한 전력시장 개편 추진

태양광·풍력 등 변동성 재생에너지 증가로 계통 불안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태양광·풍력은 기상의존도가 높아 발전계획이 어렵고, 자체적인 출력량 조정에도 한계가 있어 안정적인 전력 수급에 애로가 많기 때문이다.

앞서 설명한 ESS·P2G 등 유연성 자원을 활용해 대응할 수도 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분산에너지 특성을 고려한 전력시장 개편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분산에너지를 시장매커니즘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력시장 개편을 추진한다.

현재 실증 중인 재생에너지발전량 예측·입찰 제도를 올해 하반기 중 시행하고, 시장가격 결정도 1시간 단위에서 5~15분 단위로 단축한다. 또 ESS과 DR 등 신규 자원이 석탄 등 기존 전원과 경쟁해 예비력 용량 가치를 보상받는 보조서비스 시장도 도입하기로 했다.

미래형 발전소로 꼽히는 통합발전소(VPP)도 생긴다. 현재 분산에너지는 다수 발전사업자가 소규모로 산재해 급전지시 없이 발전 중이고, 소규모 전력중개사업자 제도도 역할이 제한적이다.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에 통합발전소 제도 근거를 마련해 일정 규모 미만 재생에너지는 전력시장에서 거래하도록 규정하고, 중장기적으로는 DR, ESS 등 유연성 자원을 포괄해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들기로 했다.

또 배전망의 능동적 제어를 위해 배전망운영자(DSO)를 도입해 감독체계를 마련하고, 지역별 특성을 반영해 망이용 요금제를 만들기로 했다. 이는 산업부 시행령을 통해 추진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세영 기자 cschung@electimes.com        정세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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