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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혼돈스러운 ‘태양광의 힘’과 ‘도움 안되는 태양광’
노동석 서울대학교 원자력정책센터 연구위원
노동석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 연구위원    작성 : 2021년 07월 28일(수) 09:57    게시 : 2021년 07월 28일(수) 09:57
태양광 발전에 대한 지지와 비판 진영 간의 격돌이 이전투구 양상이다. 친여성향과 보수성향 언론이 선봉 역할이다. 태양광지지 측은 비판 측의 보도에 대해 ‘○일보는 태양광 발전량을 어떻게 왜곡했나’, ‘악의적 보도’ 등 기세등등하다. 정부도 ‘전력시장에 등록된 일부 발전량만으로 태양광이 전력 피크시간에 기여를 못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음’의 보도 설명자료를 통해 보수언론을 비판했다. 지금까지의 결과를 보면 비판 측 보도가 틀린 것으로 인식되기 십상이다. 여기에 태양광 발전의 특성을 알 만한 전문가들은 팔짱끼고 관전 중이다. 떡을 기다리며 굿을 보고 있다.

같은 날 상반된 내용을 보도한 두 기사를 접한 국민들은 어리둥절할 뿐이다. 기사에서 말한, 혹은 몰라서 쓰지 못한 사실을 정리했다.

첫째, 이런 일이 벌어진 근본적인 원인과 책임은 정부에 있다. 이런 혼란이 벌어진 이유는 우리가 보는 전력수급 실적이 전력거래소의 공급통계이고, 태양광이 전력거래소와 한전으로 이원화돼 거래되기 때문이다.

정부 설명대로 전체 태양광 용량 18.4GW 중 전력거래소를 통해 거래되는 태양광은 전체의 일부(4.6GW, 25%)에 불과하며, 대부분은(75%) 한전과 직거래하는 PPA 사업 또는 자체 생산해 직접 소비하는 자가용이다.

우리가 보는 실시간 공급통계에는 거래소와 거래하는 4.6GW의 발전실적만 집계된다. 그래서 오해가 발생하는 것이다. 만일 한전과 거래하는 태양광 발전량이 거래소 통계에 합쳐진다면 최대전력은 과거와 같이 오후 2∼3시에 발생했을 것이다. 정부는 소규모 태양광 사업자의 편의를 위해 한전과 직거래를 허용했다. 정부도 거래 이원화에 따른 혼란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4년 전에 수립한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는(이번 정부에서 수립된 계획이다) 무려 6번에 걸쳐서 재생에너지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한 통합 관제시스템 구축·운영이 필요하다고 명시했다.

통합관제시스템에서는 사전 발전량 예측기능, 실시간 발전량 계측기능, 출력 급변시 제어기능 등을 수행하며, 2018년부터 시범단계 시스템 구축·운영 후, 2020년부터 본격 운영하겠다는 일정도 발표했다.

이미 보고 있듯이 지난 4년여 동안 정부는 관제는 커녕 자료의 통합도 안 하고 있다. 위의 설명자료에도 이번 혼란의 원인제공자로서의 책임감이나 대책에 대한 언급은 없다. 오히려 ‘오해를 야기 할 우려가 있는 보도에 대해 유의’하라는 겁주는 멘트는 잊지 않았다.

둘째, 양측의 보도 모두 날씨의 영향을 말하지 않고 있다. 당연한 얘기지만 태양광 발전량은 날씨가 결정한다. 햇빛이 좋으면 발전량이 늘고, 해가 지거나 흐리고 비오면 발전량이 줄어든다. 바로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이다.

작년 최대전력(피크)은 8월 26일 오후 3시 89.1GW이다(△신문은 작년 피크가 8월 25일 오후 5시 88.9GW라고 썼다. 사실 확인이라도 하고 쓰지). 기억할지 모르지만 작년에는 여름내 맑은 날이 거의 없었다. 피크가 발생한 날도 전국이 ‘흐리고 비’였다. 거래소 통계에 의하면 태양광 거래용량 4.3GW, 당일 15시 발전량은 0.7GWh를 발전해 자기용량의 17%만 발전됐다. 정부 설명대로 거래소 거래 태양광 용량이 25%고, 같은 시간대 설비의 이용률이 동일하다면 숨어있는 태양광 발전량은 약 2.9GWh다. 흐리고 비오는 날에도 해가 지는 시간이 되면 발전량은 더 감소한다.

어렵게 찾아낸 맑은 날 작년 10월 24일. 그사이 태양광 용량은 더 늘어 4.4GW가 됐다. 오후 2시 태양광 발전량은 2.4GW 이용률 56%, 피크가 발생한 19시에는 0.8GW로 감소했다. 이용률은 18%. 날씨가 좋은 날이 태양광 발전의 시간대별 편차가 훨씬 크다.

오후 5시 상황을 말한 ○일보는 이점, 해 저물 무렵 거래소 피크가 발생한다면 이때의 태양광은 별 기여를 못한다는 점을 지적했어야 했다. 신문도 ‘태양광의 힘’을 주장하기 전에 태양광은 날씨가 좋으면 최대전력 감소에 기여할 수 있지만 흐리고 비가 오는 날에는 별무신통이라고 써야 했다.

셋째, 중요한 것은 태양광의 변동성으로 전력시스템이 받는 영향이다. 날씨가 좋은 날 태양광 때문에 시스템이 받는 손해는 더 크다. 다시 작년 10월 24일. 14시 대비 19시의 태양광 발전 감소량은 1.7GWh였다.

최대전력이 발생한 시간대에 태양광 발전이 감소해서 늘어난 전력수요와 태양광 발전 감소량을 다른 발전기들이 감당해야 한다. 원자력과 유연탄 발전은 14시와 19시 발전량 변동이 없다. 남아 있는 발전원은 가스발전이다. 가스발전량은 14시에 비해 19시에 5.5GWh가 증가했다. 그 유명한 덕 커브 현상이다. 9시 17.6GWh를 발전했던 가스발전은 태양광 발전이 정점을 이루는 13시에는 14.4GWh로 감소(14시에는 15.5GWh)했다가 피크 19시에 22.0GWh로 다시 증가했다.

가스발전은 태양광 발전량이 증감될 때 마다 출력 감소, 증가를 땀나게 반복해야 한다. 출력 변동성이 좋은 발전원이라도 잦은 출력변동은 설비수명에 나쁜 영향을 줄뿐 아니라 비용도 막대하게 증가한다. 태양광 용량이 증가할수록 이현상은 심화된다. 앞으로가 더 큰 문제일 수 있다.

이제 정리. 태양광이 피크 감소에 기여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기여도는 날씨에 크게 의존한다. 그나마 석양 무렵, 흐리고 비오는 날의 태양광은 있으나 마나다. 날씨가 좋은 날 태양광은 시간대별 발전량이 크게 변동하면서 전력시스템의 부담을 늘린다. 비용의 증가는 물론 국민이 부담한다. 태양광 지지자들이 신통치 않은 효과를 강조하며 보조금 타령이나 하는 것은 국민을 속이는 것이다.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 국민에게 전문가들이 침묵하는 것은 정의롭지 못한 태도다. 이 혼란의 일차적인 원인과 책임은 정부에 있다.


노동석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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