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진흥회, 개폐기·전동기 등 2개 전략과제 11개 세부기술 발굴
친환경 절연소재, 전동기 효율향상 기술 개발 추진

LS일렉트릭이 개발 완료한 170kV 50kA 친환경개폐기.
LS일렉트릭이 개발 완료한 170kV 50kA 친환경개폐기.

[전기신문 송세준 기자]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전력기기 분야의 국책 R&D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전기산업진흥회(회장 구자균)는 지난 4월부터 산학연 전문가가 참여하는 ‘전기산업 탄소중립 R&D 기획위원회’를 가동, 최근 2개 전략과제와 11개 세부기술 발굴을 완료하고 정책 제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책과제로 최종 선정되면 수백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제조업계의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R&D 프로젝트가 개시된다.

탄소중립 R&D 기획위원회가 발굴한 2개 전략과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연간 8000만t 이상으로 파악되는 개폐장치, 전동기 등 탄소배출이 과다한 전력기기에 초점을 맞춰 기획됐다.

첫 번째 전략과제는 육불화황(SF6) 가스 절연을 채용하고 있는 개폐기와 변압기, 변성기, 부싱 등 절연기기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친환경 절연매질을 개발하기 위한 ‘탄소저감형 친환경 절연소재기반 전기기기 기술’이다.

변전소 내 SF6 가스를 사용하는 전력기기에서 나오는 CO2 배출량은 연간 약 195만7000t으로 추정되고 있다. 분산전원(신재생에너지 등) 및 전력계통 증대에 따라 SF6 가스 및 석유계 절연유(광유)를 대체하는 새로운 친환경 절연물질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기존의 R&D는 전기기기를 위주로 진행됐으나 이번 R&D는 송전급에 적용 가능한 친환경 절연매질의 국산화 기술로서 상용화와 실증을 포함한다.

구체적으로 탄소중립형 절연가스, 탄소중립형 절연가스 적용 개폐기, 탄소저감 신소재 활용 가스 변압기, 탈탄소형 초고압용 부싱, 에코디자인 반도체 변압기, 친환경 식물유계 에폭시 절연물 기술 등에 대한 개발이 추진된다.

전기진흥회는 ‘탄소저감형 친환경 절연소재기반 전기기기 기술’을 확보할 경우 2030년까지 CO2 배출량은 130만톤, ‘40년까지 65만톤 수준으로 감축되고 2050년 완전 감축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기진흥회는 이와 관련, 내년 3월 ‘차단기 및 개폐장치 국제기술컨퍼런스(ICEPE-ST)’를 유치,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다. 현재까지 174편의 국내외 논문이 접수됐으며 300여명의 전문가들이 참여를 확정했다.

또 하나는 ‘전동기 효율향상 설계 및 제조기술’이다. 전동기의 에너지 소비와 탄소배출을 저감할 수 있도록 전동기 모듈 일체화 기술, 고속 전동화 기술, 시스템 설계·제조 기술을 포함한다.

감속기를 포함하는 산업용 전동기의 제조 및 운용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감축이 최우선 목표다.

국내 시장은 2018년부터 전동기 최저효율제가 도입되면서 2026년쯤 프리미엄 전동기(IE4)가 의무화될 전망이다.

특히 전동기의 효율도 중요하지만 실제 전력을 소비하는 전동기 및 전력변환기 등으로 구성된 구동시스템 측면의 효율 향상과 실증이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전기진흥회는 2030년까지 산업용 전동기 에너지 절감률 15% 이상, 전동기를 포함한 구동시스템의 효율 86% 이상 향상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공정개선 기반 자기식 일체형 기술, 친환경 동력인출 구동 기술, 고속 초정밀 이송시스템 기술, 산업용 전동기 효율향상 기술 등을 추진하게 된다.

‘전동기 효율향상 설계 및 제조기술’이 확보되면, 전력소비량의 약 54%를 차지하는 산업용 전동기의 에너지 절감과 효율 향상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특히 고효율전동기와 구동시스템 적용을 통해 CO2 배출량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력사용량 절감을 기준으로 2030년 130만5000톤, 2040년 261만톤, 2050년 391만6000톤 등 총 783만1000톤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강용진 전기진흥회 기술혁신본부장은 “전기제조업계의 탄소중립 이행을 위해 비용절감 대책과 규제 및 애로사항 개선, 아이디어 발굴 등 산학연 협업체제를 적극 구축해나갈 예정”이라며 “지금은 대기업과 소수 중소기업만이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국책 R&D가 개시되면 친환경기술에 대한 관심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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