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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 태양광, 일진전기와 시행사 간 소송전 얼룩
시행사 측, “중부발전과 계약 책임지는 조건으로 태양광 투자 제안”
일진전기, “공식 약속한 적 없어...제 돈 안쓰고 발전사업 하려는 사기”
정형석 기자    작성 : 2021년 07월 22일(목) 09:37    게시 : 2021년 07월 23일(금) 17:08
서산태양광 부지모습. 아직 토목공사도 마무리되지 못한 채 시행사와 시공사간 갈등으로 공사가 중단돼 있다.
[전기신문 정형석 기자]9.8MW 규모의 서산 태양광발전소 건설공사를 놓고 시행사인 더에너지와 시공사인 일진전기가 갈등을 겪으면서 공사가 지연돼 애꿎은 개인투자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서산 태양광은 충청남도 서산시 지곡면 일대에 981kW 규모 태양광 발전소 10개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총투자금액이 148억원에 달한다. 더에너지가 시행사를 맡고 일진전기가 EPC로 시공을 책임지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일진전기가 더에너지 측에 발전사와 REC고정계약 관련 서류 등의 업무대행을 하는 조건으로 태양광 사업 참여를 제안하고 계약까지 체결했지만, 1년이 지나서 발전사와의 고정계약이 어렵게 된 것을 알려오면서 불거졌다.

더에너지 측에 따르면 시공업체를 물색하던 지난해 초 일진전기 직원이 찾아와 중부발전의 기프트 펀드 사업을 소개하며 중부발전과의 REC계약을 책임지는 조건으로 공사를 맡겨달라고 제안했다.

실제 9월에 양사가 체결한 계약서에는 중부발전이라는 말은 표기돼 있지 않지만, 일진전기가 발전소 신재생공급인증서(REC) 계약 등 발전소 관련 행정서류 접수 일체를 대행한다고 명시돼 있다.

일진전기 직원이 더에너지 측에 보낸 이메일에도 중부발전과의 REC고정계약이 158원/kWh이고, 중부발전이 이 사업에 일부 지분투자를 하게 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공기업인 중부발전이 사업에 참여하려면 반드시 국산모듈을 사용해야 한다는 일진전기 측 말에 더에너지는 당초 중국산 트리나솔라 모듈을 사용하려던 것을 국산 2등급 한솔 모듈로 대체했다.

하지만 올해 1월 일진전기 측에서 중부발전과의 고정계약이 어렵게 됐다고 알려오면서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우선 투자자들은 당장 투자금액의 80%가량을 은행에서 대출받아야 하는데 발전회사와의 고정가격계약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대출금액이나 이자에서 차이가 난다.

또 발전사와 고정가격계약을 체결할 경우 등급에 상관없이 국산모듈을 사용하기만 하면 되는데 현물시장에서는 1등급과 2등급 모듈 간 REC 차이가 6원/kWh 이상 발생한다.

아울러 매년 REC 가격이 하락추세여서 중부발전과 고정계약을 체결하지 못할 경우 당초 예상보다 15원/kWh가량 수익이 낮아지는 결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더에너지 측 관계자는 “수차례 오간 이메일에서 일진전기는 발전사와 REC단가를 협의하고 있고, 단가가 155~158.3원/kWh로 협의됐다는 문서까지 보여줬다”며 “일진전기가 보내온 금융문서 등을 보고 이상해 발전사 측에 확인한 결과 일진전기가 발전사와 직접 접촉한 사실도 없고, 이사회에서 이 사업에 대해 논의한 적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고정가격 계약체결은커녕 일진전기가 발전사와의 고정가격계약 체결을 위한 서류 접수 등 어떠한 조치도 안 한 것은 분명 계약 위반”이라며 “이에 따른 손실 중 상당 부분을 일진전기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진전기 측 설명은 전혀 다르다.

일진전기는 태양광발전소 건설공사를 책임지는 EPC업체일 뿐 태양광 사업 투자를 처음부터 제안한 것이 아니라는 것.

또 계약서상에 발전사와 REC구매 관련 업무를 대행한다고 했지, 고정계약을 책임지겠다고 구체적인 약속을 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일진전기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에게 발전사가 지분 투자할 경우 고정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는 내용을 고지한 적은 있지만 고정계약을 책임지겠다고 약속한 적은 없다”며 “실제 고정계약이 이뤄지지 못한 점은 안타깝지만 고정계약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과도하게 손실보상만 요구하며 법적 소송까지 하겠다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일진전기 측은 또 “77억원을 선투자해 모듈과 기자재들을 구입했는데, 시행사는 금융PF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사대금을 전혀 지급하지도 않고 있다”며 “오히려 당사가 지급한 비용을 토지구입비로 전환해 사용하는 등 일종의 사기를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서산 태양광을 둘러싼 시행사와 EPC 간 갈등 양상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각은 곱지 않다.

태양광 사업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일진전기가 무리하게 투자자들에게 발전사와의 고정가격계약을 덜컥 약속한 것도 문제고, EPC사에 모든 손실을 떠안기려는 시행사의 태도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태양광 사업은 발전사업허가부터 개발행위허가, 접속선로 계통연계 등 정부와 지자체, 한전을 상대해야 해서 보통 시행사를 끼거나 EPC업체에 일괄로 맡기는데 공사기간, 투자수익률, 기자재 품질 등을 둘러싼 법적 다툼이 비일비재하다”며 “서산 태양광 사업 역시 갈등 요소가 많지만 EPC인 일진전기가 중부발전과의 고정가격계약 체결이든, REC 구매 대행을 약속했는지 여부가 향후 법적 다툼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형석 기자 azar76@electimes.com        정형석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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