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배 어려운 고추냉이 퀀텀닷 식물조명 덕에 수확 시기 5개월 단축
비옥한 철원땅, 1급수로 길러 고추냉이 맛과 풍미 높아
퀀텀닷 식물조명으로 확시기 단축, 생산량 30% 늘어

박상운 철원샘통고추냉이 대표(오른쪽)가 황명근 철원플라즈마산업기술연구원 원장에게 스마트팜에서 퀀텀닷 식물조명을 사용해 재배하고 있는 고추냉이의 생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상운 철원샘통고추냉이 대표(오른쪽)가 황명근 철원플라즈마산업기술연구원 원장에게 스마트팜에서 퀀텀닷 식물조명을 사용해 재배하고 있는 고추냉이의 생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기신문 안상민 기자] 6‧25전쟁 이전까지 북한땅이었던 강원도 철원, 전쟁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철원 노동당사를 지나 북쪽으로 향하면 군인들이 민간인 출입을 통제하는 검문소가 나온다. 검문소 안쪽은 민간인 통제구역이다.

신분조회 과정을 거치고 내부로 들어서면 먼저 길따라 지뢰밭을 경고하는 문구가 눈에 띈다. 이 엄중한 지역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민간의 논밭도 펼쳐졌다. 전쟁 막바지에 처절한 사투를 벌이며 비옥한 철원평원 땅을 차지했기에 지금의 모습이 탄생할 수 있었을 것이다.

“국내에도 고추냉이 좋아하시는 분들 참 많죠. 우리가 먹는 고추냉이가 대부분이 수입이라는 것 알고 계신가요. 너무 더워도, 추워도 안되면서 일정한 온‧습도가 유지돼야 하는 탓에 고추냉이 재배는 우리 기후환경과 맞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국내에서 단 한 곳 예외인 지역이 있는데, 그곳이 바로 이곳 DMZ내 철원 샘통입니다.”

민통선에서 농업법인인 철원샘통고추냉이를 운영하는 박상운 대표는 토양이 비옥하고 공기가 깨끗한 DMZ에서 고추냉이를 재배하고 있다. 고추냉이는 농업인이라면 누구나 탐내는 고부가가치 작물이지만 국내에서는 재배가 쉽지 않다. 그런데 그 어려운 고추냉이 재배가 이곳 철원 샘통에서 씨만 뿌리면 저절로 자란다는 것이 박 대표의 설명이다.

“이곳 DMZ에서 1998년에 지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키우기 어려운 고추냉이 모종을 재배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당시 전문가가 보고는 이 모종이 어떻게 이렇게 잘 자랐냐고 놀라더군요. 그 때 확신을 갖고 잘자라는 모종으로 바꿔 재배하기 시작했습니다. 고추냉이는 버릴 것이 없는 작물입니다. 우리가 생선회를 먹을 때 함께 곁들이는 와사비는 이 고추냉이의 근경을 갈아서 만든 것을 최고로 칩니다. 최고품질의 고추냉이 근경은 1kg에 최고 30만원이나 하는 고부가가치 작물입니다. 이 근경 생산용 고추냉이는 독특한 생육환경때문에 철원에서만 자랍니다. 그리고 잎은 쌈채소나 장아찌로 만들어 먹고 줄기는 차로 만들면 알싸한 향이 일품입니다."

철원의 땅이 비옥한 것도 장점이지만 사실 철원샘통고추냉이가 위치한 땅은 DMZ 중에서도 노른자다. 1급수 수원이 24시간 사방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박 대표를 따라 찾아간 우물 5곳에서는 깨끗하고 일정한 온도(13.5도)를 가진 샘물들이 솟구쳐 올라왔다.

“이곳이 DMZ다 보니 어떤 원리로 물이 솟구치는지는 확인하기가 어려워요. 그러나 물이 나오는 곳은 DMZ 안에서도 여기가 유일합니다. 물이 어찌나 깨끗한 지 저절로 물고기들이 찾아오더라구요. 농사에서 물맛은 작물의 맛과 식감에 큰 영향을 줍니다. 고추냉이 강국인 일본보다 우리 철원샘통고추냉이가 더욱 맛좋고 품질좋을 수밖에 없는 이유죠.”

박 대표가 건넨 고추냉이 잎을 씹자 쌉싸름한 향과 잎냄새가 입안에 퍼졌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먹는 고추냉이는 뿌리를 갈아만들지만 고추냉이 잎도 맛과 향이 좋아 식용으로 사용된다. 철원샘통고추냉이는 이 잎을 활용해 차(Tea)로 상품화하는 방안을 계획중이다.

철원플라즈마연구원의 퀀텀닷 식물조명이 적용된 스마트팜 모습
철원플라즈마연구원의 퀀텀닷 식물조명이 적용된 스마트팜 모습

“또 하나의 자랑이라고 하면 지난해 철원플라즈마산업기술연구원 퀀텀닷상용화지원센터의 도움으로 스마트팜을 도입했습니다. 자체적으로 비교해보기 위해 퀀텀닷 식물조명을 도입한 구간과 도입하지 않은 구간을 나눴더니 눈에 뛰는 차이가 나더라고요. 노지에서는 20개월 정도 자라야 수확이 가능한 데 식물조명을 활용하면 15개월만에 수확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20~30%의 생산기간 단축이 기대되는 것이죠. 또 알싸한 향과 풍미 또한 한층 더 증가했습니다.”

농사일이라면 일말의 지식도 없는 기자가 보기에도 퀀텀닷 LED조명이 설치된 구간과 없는 구간의 식물 생장 차이는 확연했다. 자연광이 모자란 시간대에 퀀텀닷 식물조명을 몇 시간 조사하는 것만으로 이같은 차이가 나타났다고 박 대표는 말했다.

“철원플라즈마산업기술연구원의 퀀텀닷 식물조명은 그야말로 ‘혁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추냉이가 가장 좋아하는 조도와 파장 등을 찾았더니 생산량은 30%이상 증가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국내에서 깨끗한 땅과 물로 키워낸 우리 고추냉이가 앞으로는 세계를 대표하는 날이 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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