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택시 보급 확대, 전통 LPG시장 큰 타격
현대차, 스타리아 이어 스포티지 LPG 출시 예정
LPG+수소 구축 시 인건비 절약·님비현상 유리

SK가스가 인천 남동구에 구축한 LPG와 수소 충전이 모두 가능한 SK행복충전 논현충전소.
SK가스가 인천 남동구에 구축한 LPG와 수소 충전이 모두 가능한 SK행복충전 논현충전소.

[전기신문 윤병효 기자] 전기차의 택시시장 침입으로 꺼져가던 LPG시장이 수소차로 다시 부활 기회를 얻고 있다. 수소차 활성화를 위해서는 수소충전소 보급 확대가 필수적인데 LPG충전소와 함께 들어서면 경제적으로 유리해 복합충전소가 늘어나고 있다. 업계는 수소와 LPG의 공생관계 논리로 시장 반등을 노리고 있다.

7일 국토교통부 자동차등록현황에 따르면 국내 LPG 차량 등록 대수는 2016년 4월 222만9256대에서 올해 4월 196만8098대로 5년만에 26만1158대(11.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차량 총 등록대수가 2129만2592대에서 2456만2207대로 326만9615대(15.3%) 증가한 것에 비하면 크게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LPG업계는 전기택시 보급 확대가 LPG차 감소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전통적으로 전국 대부분의 택시는 LPG를 연료로 사용해 왔다. 하지만 서울시 등 주요 지자체는 전기차 보급 활성화 정책으로 전기택시 보급정책을 적극 시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시는 2015년 60대를 시작으로 전기택시를 보급하기 시작해 올해 4월까지 총 1135대를 보급했으며 올해 200대 추가 보급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는 전기택시 구입보조금으로 대당 최대 18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LPG시장은 현재까지 상황만 보면 부정적지만 앞으로 전망은 긍정적일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20년만에 처음으로 MPV(Multi-Purpose Vehicle) 라인에서 카니발의 후속모델로 스타리아 LPG 차량을 출시했다. 또한 기아는 국내에서만 1400만대, 글로벌로는 5000만대를 판매한 스포티지의 후속 모델에서 LPG 차량도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기아그룹의 잇따른 LPG 차량 출시에 LPG업계는 한껏 고무돼 있다. 국내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현대기아그룹이 LPG 시장을 다시 중요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SK가스는 스타리아 LPG 차량에 5만원 충전권을 매칭으로 증정하는 프로모션을 실시하는 등 LPG업계도 LPG 차량 활성화에 팔을 걷어 부쳤다.

현대차의 LPG차 출시는 수소차 사업과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가 2018년 3월 출시한 수소차 넥쏘는 지난해까지 1만1000여대가 판매되며 빠른 보급 속도를 보였지만 올해 들어서는 4월까지 1만3000여대가 판매되며 보급 속도가 현저히 느려졌다. 여기에는 운전자들 사이에서 수소차 충전에 대한 불편함이 널리 공유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가스안전공사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전국 수소충전소 수는 73개소이며 이 가운데 연구용을 제외하고 일반인이 사용 가능한 곳은 61개소이다.

수소충전소는 위험성을 이유로 지역주민 반대가 심하고 단독 설치 시 안전관리자를 2명 이상 배치해야 해 경제성이 떨어져 보급이 느린 상태다.

하지만 이러한 제약요인은 LPG충전소와 함께 들어서면 상당부분 해소될 수 있다. LPG충전소는 도심 외곽에 많이 설치돼 있어 비교적 주민반대가 적고 이미 안전관리자가 배치돼 있어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다. LPG와 수소의 공생관계가 형성된 것이다.

실제로 올해 3월 말까지 설치된 전국 수소충전소 73개소 중 단독설치가 46개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LPG충전소와 함께 설치된 건이 17개로 많았다.

LPG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잇따른 LPG 차량 출시는 단순히 시장 수요를 겨냥한 것도 있겠지만 수소차 보급을 감안한 전략적 측면도 분명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LPG와 수소의 공생관계 논리를 토대로 적극적인 시장 부흥 전략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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