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부생수소 99.999% 순도 공급받아
기존 가격보다 20% 저렴, 산업용으로도 공급
공기보다 14배 가볍고 개방 시설, 폭발위험 없어

하이넷 당진수소출하센터 사무실에서 이명실 센터장이 모니터링 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
하이넷 당진수소출하센터 사무실에서 이명실 센터장이 모니터링 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

[전기신문 윤병효 기자] 수소경제가 성공으로 가기 위한 관문 중 하나는 인프라 구축이다. 수소 공급이 끊김없이 이뤄지고 충전시설이 전국 곳곳에 불편함 없이 구축돼야만 모빌리티 보급이 확대되는 등 수소경제가 본궤도에 안착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지난달 26일 준공한 하이넷의 당진수소출하센터는 수소경제를 성공으로 이끄는 중요한 시설 중 한 곳이다. 현대제철로부터 부생수소를 정제한 99.999%의 고순도 수소를 공급받아 넥쏘 기준 하루 990대 분량의 수소를 공급하고 있다. 특히 기존보다 수소 공급가격을 최소 20% 낮춰 충전소의 경제적 보급을 앞당기고 있다.

또한 충분한 저장공간을 활용해 수소 원공급처인 현대제철에 비상 시 수소 백업 공급 역할과 함께 저렴한 가격을 바탕으로 산업용 공급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 12일 당진 센터를 직접 찾아 이명실 센터장에게 운영 현황과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시간당 최대 207㎏ 수소 공급…현대제철 백업 역할도

충남 당진시 송산면 동곡리 현대제철 공장과 바로 인접해 있는 하이넷 당진수소출하센터는 지난해 6월 30일 착공해 올해 3월 31일 준공했다. 하이넷(수소에너지네트워크)이 발주하고 현대로템이 설계·시공을 맡았다.

하이넷은 한국가스공사, 현대자동차, 효성중공업, SPG, 제이앤케이히터, 에어리퀴드코리아 등 수소 사업자들이 모여 만든 법인으로 수소인프라 확충을 목표로 당진 센터를 비롯해 전국에 수소충전소를 보급하고 있다.

당진 센터 전체면적은 1만㎡(약 3000평)이며 시간당 최대 207㎏(2300N㎥)의 수소를 공급할 수 있다. 이는 넥쏘(대당 5㎏) 기준으로 하루 990대를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공급압력은 1.5MPa.G이며 저장능력은 9205.8㎥, 처리능력은 하루 최대 5400㎏이다.

하이넷 당진수소출하센터 전경.
하이넷 당진수소출하센터 전경.
수소는 현대제철이 제철 공정 중 발생한 부생수소를 99.999%의 고순도로 정제해 공급한다. 총 5대의 압축기가 있으며 충전소까지 수소를 운반하는 튜브트레일러(TT) 12대가 운용되고 있다.

당진 센터에는 총 2대의 저장탱크가 있는데 서로 전혀 다른 역할을 한다. 이명실 센터장은 “저장탱크 한 대는 현대제철로부터 공급받은 수소를 압축기로 서서히 공급하는 버퍼 역할을 하고 다른 한 대는 평소 수소를 저장해놨다가 현대제철에서 수소가 부족할 시 백업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당진 센터에는 총 3명이 근무한다. 가스공사 출신의 이명실 센터장이 상시 근무하며 센터를 총괄하고 SPG와 현대글로비스의 파견인력이 교대로 나와 24시간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 센터장은 가스공사 LNG 기지에서 34년을 근무한 가스플랜트 분야 전문가다. 센터 사무실에는 수소 공급부터 압축, 출하까지 전 과정의 흐름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이 구축돼 있어 적은 인력으로도 센터를 운영하는 데 부족함은 없어 보였다.

◆수송용뿐 아니라 산업용도 공급…수도권, 충청권, 전북까지 커버

당진 센터의 핵심설비라 할 수 있는 수소압축기는 지난달 준공 이후 고장없이 24시간 계속 가동되고 있다. 압축기는 총 5대가 있는데 4대만 가동하고 나머지 한 대는 예비용으로 남겨두고 있다.

압축기는 모두 외산을 사용하고 있다. 이 센터장은 “광신기계공업 등 국산 제품이 시범운영을 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성능보장이 필요한 부분이 있어 외산을 사용하게 됐다”며 “해외 판매사가 국내에 서비스 에이전트를 두고 있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서비스를 받는 데 별다른 어려움은 없다. 다만 부품을 조달하려면 몇 달이 걸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데 아직까지 그런 경우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압축된 수소는 200바(bar)의 압력으로 튜브트레일러에 실려 충전소로 공급된다. 현제 당진 센터에는 12대의 튜브트레일러가 구비돼 있는데 충전소당 2대가 필요하기 때문에 하이넷의 충전소 보급 확대에 따라 13대를 추가 구비할 계획이다.

국내 서비스 에이전트 작업자가 수소 압축기 가동을 살피고 있다.
국내 서비스 에이전트 작업자가 수소 압축기 가동을 살피고 있다.
당진 센터는 서울, 경기, 충남, 충북(일부), 전북(일부)까지 공급권역을 두고 있다. 특히 수송용뿐만 아니라 산업용으로도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하이넷 회원사인 에어리퀴드코리아 공장에 수소를 공급하고 있다. 이 공장은 당초 국내 화학사에서 수소를 공급받았는데 이 회사가 정기보수에 들어가면서 당진 센터에서 받게 된 것이다. 당진 센터의 수소 공급가격은 기존 공급처보다 최소 20% 가량 저렴해 앞으로 산업용 공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공기보다 14배 가벼운 수소, 개방형 설비로 폭발 위험 없어

사실 수소는 일반인들에게 생소하면서도 약간의 두려움이 느껴지는 물질이다. 수소차가 상용화된 지 불과 2~3년 밖에 안된 것에 비해 수소폭탄이란 단어가 많이 사용 중이고 국내외 수소시설에서 폭발사고도 있었다. 추후 사고 원인은 사용 부주의로 인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센터장에게 당진 센터의 안전성에 대해 묻자 “가스가 위험할 경우는 공간이 밀폐돼 있을 때이다. 수소 폭발 농도는 공기 중 4~75%인데 당진 센터는 모두 오픈돼 있고 수소는 공기보다 14배나 가벼워 누출 시 공기 중으로 다 날아가 버린다”며 폭발 위험성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센터 운영 목표에 대해 “수요자들이 수소를 요청하는 대로 즉시 공급하고 안정적으로 센터를 운영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며 “수소경제의 한 일원으로서 일하고 있다는 점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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