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아파도 마음은 튼튼한 암 환우들, 수기로 긍정 에너지 나눠
수기 모음집 묶어 환우들에게 나누며 희망 비타민 처방 예정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제9회 암수기 공모전에서 최우수작 1편과 우수작 2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왼쪽부터 대장항문외과 한언철과장(주치의), 선호범(환우,남편) 이선희(최우수상 수상자, 아내), 박상일 동남권원자력의학원장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제9회 암수기 공모전에서 최우수작 1편과 우수작 2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왼쪽부터 대장항문외과 한언철과장(주치의), 선호범(환우,남편) 이선희(최우수상 수상자, 아내), 박상일 동남권원자력의학원장

[전기신문 윤재현 기자]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의학원장 박상일)은 제9회 암수기 공모전에서 최우수작 1편과 우수작 2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최우수상을 수상한 이선희씨는 수기를 통해 “우연히 남편의 목에 뭔가 만져져서 갑상선 검사를 위해 의학원에 들렀다가, 대장내시경을 한지 5년이 지난 것 같아 검진 예약을 했다. 결과 상담을 위해 내원해달라는 이야기를 듣고서야 생활 속에서 약간 불편했던 증상들이 몸에 보내는 중요한 신호였음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대장항문외과 과장님이 환자의 상황을 고려해 충분히 설명해주셔서 신뢰 속에서 신속한 입원과 수술이 이루어졌다. 같이 입원한 많은 암환자들을 보면서 수술할 수 있는 기회를 받은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알게 되었고, 서로 힘든 짐을 나누며 동지애를 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빠가 수술 후 건강한 모습으로 회복하는 사이, 아빠를 상실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과 슬픔을 견디며 훌쩍 성장한 아이들이 이제 아빠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며 “예기치 못했던 암이지만 일상과 사소했던 것들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었다”고 온 가족이 함께 이겨낸 투병기를 담았다.

우수상을 수상한 김선영씨는 “어려운 신체조건 속에서도 굳건하게 살아냈는데, 서른 아홉 결혼을 하려는 순간 유방암 3기 판정을 받았다. 삼중음성, 거기에 BRCA유전자 돌연변이까지 있는 유방암이었다. 하지만 항암치료와 수술을 하면서 나쁜 일에는 좋은 일도 함께 온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모두가 힘들어하는 항암이 나에게는 수술보다 쉬웠고, 유명 피아니스트분이 나를 위해 공연도 열어주셨으며, 방송 출연도 했다. 젊어서 암환자가 되어 불쌍하게 보는 분들이 많지만, 오히려 젊어서 힘든 치료를 잘 이겨낼 수 있었다. 암환자라서 못하는 것들은 먼 훗날에 얼마든지 하면 된다. 먼 훗날을 위해 추억을 남겨두고자 이 글을 쓴다“고 씩씩한 투병기를 적었다.

우수상을 수상한 장영랑님은 “모범생같이 살아온 남편이 위암 수술을 받고 7개의 나일론 줄을 주렁주렁 매달며 수술실에서 나왔을 때 북받치던 순간과, 그 7개의 줄이 하나씩 사라지고, 절제로 사라진 위를 달래느라 신생아처럼 음식을 먹고 토하는 힘들었던 투병과정”을 수기에 생생하게 담았다. 또 ”오랜 세월 가족을 지키는 든든한 줄이 되었던 남편 대신, 이제는 아들 둘과 자신이 남편을 살리는 세 개의 줄이 되어 남편을 지켜주기로 결심했다“며 ”수술 부위가 다시 벌어지고 누런 진물이 솟구쳤을 때는 큰아들이 의연하고 침착하게 아빠의 마음을 강건하게 잡아주는 위로의 줄이 되어 주었다. 쇠약해진 모습에 한없이 우울해질 때는 작은 아들이 남편의 유쾌한 줄이 되어 주었다. 우리의 줄은 병마와 싸우는 남편을 위해 나날이 튼실해져서 갔고, 햇살 좋은 가을날 남편은 다시 출근하게 되었다“며 행복한 결말을 전했다.

수상작 세 편은 동남권원자력의학원 공식 블로그에서 읽어볼 수 있다(https://blog.naver.com/dirams)

박상일 의학원장은 “올해로 9회째를 맞은 암수기 공모전은 암 예방과 조기검진의 중요성을 알리는 동시에, 암환자들이 직접 겪은 생생한 투병 과정을 공유하여 몸보다 마음이 더 힘든 환자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있다. 올해에는 지금까지 모은 수상작 30여 편을 묶어 입원 또는 진료 중인 환자분들에게 희망의 비타민을 나눠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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