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배분·효율 충전에 강점 있는 '스마트충전' 대세
클린일렉스·메니지온·에바 등 속속 출시

스마트 충전 기술을 적용한 '메니지온의 옥토플렉스'.
스마트 충전 기술을 적용한 '메니지온의 옥토플렉스'.

[전기신문 오철 기자] #울산 북구에 사는 전기차 운전자 A 씨는 최근 아파트 공용 충전기 사용을 두고 스트레스다. 같은 단지 이웃들이 전기차를 구매해 충전기가 부족하게 된 것. 충전기가 더 필요하다고 아파트에 건의했지만 전력용량 확대에 따른 공사 비용 때문에 거절당했다. 늦게 퇴근해 충전기 자리가 없는 날은 도보로 20분이 걸리는 구청 충전기에 전기차를 꽂고 걸어 돌아오고 있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B 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퇴근 후 충전을 위해 충전 구역을 찾았으나 내연기관차가 충전기 전용 주차공간을 차지하고 있던 것. 차량에 적힌 연락처로 정중하게 이동을 요청했으나 “왜 귀찮게 하느냐”며 퉁명스러운 대답만 돌아왔다. 애초에 주차공간이 부족하고 500세대 미만 아파트는 불법 사항도 아니라 재차 부탁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내연기관 차량과의 주차공간 갈등과 충전기 확대 설치에 따른 설치비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스마트충전’이 주목된다. 충전 사업자들은 저마다 스마트충전 기술을 도입해 새로운 충전기를 출시했다.

스마트충전은 전력을 배분하는 충전 제어 프로그램을 통해 기존 계약전력보다 훨씬 적은 용량으로 전기차를 충전하는 기술이다. 일반적으로 완속충전기(7kW) 5대를 설치하면 35kW의 전력이 필요하지만 스마트충전은 선착순으로 전력을 배분하는 충전 제어 프로그램과 예상 전력의 반의반만 있으면 효율적인 충전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스마트충전 기능이 적용된 콘센트형 충전기의 경우엔 다수의 주차공간에 설치돼 내연기관 차량 주차공간과 함께 사용할 수 있어 주차 갈등을 줄일 수 있다. 물론 충전 시간이 길어진다는 단점도 있지만 보통 완속 충전을 저녁 퇴근 후부터 다음 날 아침 출근 전까지 하기 때문에 사용자 라이프스타일 맞춤 충전이라고도 볼 수 있다.

업계에서 스마트충전에 주목한 이유는 완속충전기 보급을 막는 큰 장애물인 ‘주민 수용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주민들은 전기차 보급 늘려야 한다는 당위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우리 아파트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는 것에는 인색했다. 내연기관 차량의 주차공간을 빼앗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오래된 아파트는 관리사무소에서 허락했어도 배전 용량이 부족해 설치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했다. 높은 변압기 용량 확대 공사 비용에 수많은 아파트들이 충전기 공사를 포기해왔다.

이 때문에 메니지온, 클린일렉스. 에버온, 에바 등이 스마트충전 시스템이 적용된 신제품을 시장에 내놨다.

메니지온은 충전 제어 기능을 충전기에서 분리, 백화점 주차시설 결제처럼 키오스크를 통해 충전과 결제를 하는 ‘옥토플렉스(OctoFLEX)’를 출시했다.

클린일렉스는 스마트 충전이 가능한 IoT 충전기·콘센트 출시했으며 급속충전기, 완속충전기까지 포함된 통합 충전관리 시스템을 유수의 건설사와 실증하고 있다.

에바(EVAR)도 전력망을 공유하고 실시간 부하 조절이 가능한 ‘스마트 EV Charger’를 내놨다. 에바의 충전기는 7kW 전력망(기존 완속충전기 1대 용량)에 최대 5개까지 설치가 가능하다.

국토연구원 관계자는 “기축 건물 계약 전력용량 및 신축건물의 배전설비 관련 비용이 주민들 반대에 대표적인 이유”라며 “전체 충전 수요의 총량을 최적화할 수 있는 스마트충전 기술이 좋은 대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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