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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당 9000달러 돌파, 치솟는 구릿값…전선업계 “엎친 데 덮쳤다”
투자은행들 슈퍼사이클 예고, 전선 원자재 잇따라 인상으로 부담
양진영 기자    작성 : 2021년 02월 24일(수) 12:36    게시 : 2021년 02월 25일(목) 10:36
[전기신문 양진영 기자] 최근 구리 가격이 치솟으며 전선업계의 고민도 날로 깊어지고 있다. 이미 다른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부담이 늘고 있는 가운데, 구리 가격까지 크게 뛰며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리(전기동)가격은 23일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 현물가격 기준으로 t당 9158달러를 기록했다. 구리 가격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지난해 3월 3년 만에 최저치인 t당 4617달러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이후 급등하며 지난 1월에는 t당 8146달러로 8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고 최근 9000달러를 돌파하며 10년 만에 최고치까지 경신했다.



◆경기회복에 따른 급등세…투자은행들 공급부족 예고

이번 구리 가격 급등은 전부터 예고됐던 부분이다. 골드만삭스는 구리 가격이 t당 6000~7000달러에 머물렀던 지난해 하반기, 보고서를 통해 ▲자동차 및 가전제품 부문의 회복 ▲중국 부동산 시장의 지속적인 강세 ▲달러 약세와 글로벌 인플레이션 기대치 등 향후 구리 가격의 상승 요인을 밝힌 바 있다.

이외에도 미국 바이든 정부와 세계 각국이 추진하는 신재생에너지 사업, 전기차 개발지원 등으로 구리 수요 증가가 예상되며 구리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여러 투자은행은 ‘슈퍼 사이클’(장기적으로 물품의 가격이 상승하는 초호황기)을 예고하는 동시에 공급 부족을 경고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12월 또 다른 보고서를 통해 구리 가격의 강세를 ‘비이성적인 일탈’이 아닌 ‘강세장의 첫 단계’라고 평가했다. 나아가 올해 말까지 구리 가격 전망을 t당 7500달러에서 9500달러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골드만삭스는 “구리 가격은 내년 평균 8625달러를 기록할 것이며 2022년에는 평균 9175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며 “특히 2022년 상반기에는 2011년 기록한 최고가인 1만170달러에 도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월가의 투자은행인 제프리스 증권도 2030년 친환경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190만t, 전기차 관련 분야에서 170만t의 구리 수요를 예측하는 동시에 올해부터 향후 7~8년간 구리공급 부족 사태가 이어질 것으로 점쳤다.

또 다른 투자은행인 씨티그룹은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 가전제품 등의 판매 급증으로 구리 소비가 늘어나며 최대 50만t의 공급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마크 루이스 BNP파리바자산운용 지속가능전략부문 수석애널리스트는 “지난 30년간 이 시장을 지켜봐 왔지만 이런 열기를 보지 못했다”며 “향후 30년간 친환경 전환을 위한 모든 분야 투자에 슈퍼 사이클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전선업계, 원자재 가격 잇따른 상승으로 부담 가중

구리는 전선(케이블)을 제조하는 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 때문에 구리 가격의 등락은 전선업체에 직접적인 영향으로 이어진다.

일반적으로 구리 가격 상승에 대한 반응은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엇갈린다.

대기업들은 해외수주처럼 공사일정에 맞춰 납품까지 장기간이 걸리는 경우 공급시점의 구리 가격을 최종 납품단가에 반영하는 ‘에스컬레이션’ 조항을 계약에 포함하고 있다. 지금처럼 구리 가격이 오르면 매출 규모 또한 커지기 때문에 대기업들은 구리 가격 상승을 일단 반기는 분위기다.

반면 주로 당월 생산한 제품을 당월 납품하는 중소 전선업체들은 급등하는 구리 가격을 보며 언제 구리를 사들일지 고민하고 있다. 대기업과 달리 당장 제품 최종가에 구리 가격이 바로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오늘 당장 구리를 사지 않으면 내일 더 비싼 가격에 사야 할 가능성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전선업계 관계자는 “구리 시세가 급등하며 어제 가격과 오늘 가격이 너무 큰 차이가 난다”며 “구리의 경우 오를 때도 무섭지만 내려갈 때도 무섭게 떨어지기 때문에 큰 리스크를 떠안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구리 가격 폭등은 이미 다른 원자재의 가격상승으로 부담을 겪고 있는 전선업체들에 더욱 큰 걱정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 원자재 가격의 경우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최대 141% 폭등하며 케이블 제조에 사용되는 컴파운드, PVC, VCM(Vinyl chloride monomer; 염화비닐모노머) 등의 가격상승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번 구리 가격 급등으로 발주가 감소할 수 있다는 점도 걱정이다. 원자재 가격이 상승할 경우 발주처 또한 비용부담을 겪게 돼 발주 자체를 지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A 전선업체 대표는 “발주처도 구리 가격 상승을 보며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며 “구리 가격이 오를 것을 예상해 발주를 당길 수도 있지만 반대로 비용적 부담과 구리 가격 하락을 기대하며 발주를 미룰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양진영 기자 camp@electimes.com        양진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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