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 이달 건설업체 선정”…“아직 확정 아냐”
업계, 에쓰오일·GS칼텍스도 뒤따라 진출 우려
시장규모 커져, 양·질적 성장 위해 대기업 진출 필요

바이오디젤 원료인 유채꽃.
바이오디젤 원료인 유채꽃.

[전기신문 윤병효 기자] 업체 평균 연매출 1000억원 수준의 바이오디젤 시장에 수십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정유사들이 직접 진출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기존 바이오디젤 업체들은 정유사 한 곳만 시장에 들어와도 수 개의 업체가 도산할 것이라며 진출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반면 정유업계는 글로벌 에너지전환으로 향후 시장 규모 자체가 커지고 자칫 해외 메이저 업체에 잠식당할 수 있다며 시장의 질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지난 17일 바이오디젤 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를 비롯한 정유업계가 바이오디젤 시장에 직접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오일뱅크가 대외적으로는 바이오디젤 사업 추진 계획을 부인하면서 내부적으로는 차근차근 사업을 준비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며 “올해 2월 15만㎘급 바이오디젤 공장을 건설하기 위한 엔지니어링 업체를 선정하고 2023년부터 가동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오일뱅크 측은 “아직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에쓰오일과 GS칼텍스도 공장 신설 및 증설을 검토 중인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이미 100% 자회사 GS바이오를 통해 바이오디젤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바이오디젤은 수송용 경유에 의무적으로 혼합해 사용하는 탄소중립의 친환경 연료이다.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현재 3%의 의무혼합률이 오는 7월 3.5%로 상향되고 3년 단위로 0.5%p씩 높아져 2030년 5%까지 확대된다.

이에 따라 현재 연간 7000억원 수준의 시장 규모가 2030년에는 1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에는 7개의 바이오디젤 업체가 있다. 업체당 평균 연매출은 1000억원 수준으로 수십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정유사에 비해 한참 영세한 편이다. 더군다나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으로 경유발전소에 들어가는 바이오중유 시장이 폐쇄되면서 업체의 영세화는 가속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바이오디젤 업계는 정유사가 직접 시장에 진출한다면 당장 수 개의 업체가 도산하고 종국에는 정유사 독점시장으로 변질될 것으로 우려할 것이라며 정부의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2010년 GS바이오의 시장 진입으로 기존 업체들이 도산과 파업을 한 사례가 있다. 현대오일뱅크가 시장에 진입한다면 다른 정유사도 따라 들어올 것이다. 그렇게 되면 기존 업체들의 생산설비는 가동을 멈추고 낡은 고철덩어리로 전락하고 수천명의 종사자들은 거리로 내몰리게 될 것”이라며 “정부가 대기업의 시장진출로 붕괴될 수 있는 바이오디젤 시장을 가만히 보고만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글로벌 에너지전환 트렌드로 바이오디젤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국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대기업 진출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바이오디젤 수요가 선박, 항공 등으로 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경쟁력을 높이지 않으면 나중에 해외 기업의 독무대가 될 수 있다”며 “국내 석유시장이 처음 개방됐을 때 초반에는 해외 업체에 고전했는데 나중에는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커지면서 해외 기업을 다 몰아내고 수출도 하고 있듯 양적, 질적 성장을 위해 대기업의 진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