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딜 규모 작아…회사 매각에 영향 없을 것"

대한전선 초고압케이블이 당진공장에서 출하를 기다리고 있다(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대한전선 초고압케이블이 당진공장에서 출하를 기다리고 있다(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전기신문 양진영 기자] 매각절차를 밟고 있는 대한전선이 최근 블록딜을 실시하며 몸집 줄이기에 나섰지만 전선업계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지난달 28일 전선업계 관계자는 “대한전선의 이번 블록딜이 현재 진행 중인 매각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IMM PE는 지난 1월 25일 블록딜(시간외매매) 방식으로 대한전선 주식 4230만8373주를 처분했다.

이에 따라 IMM PE가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 니케의 대한전선 보유 주식 수는 4억2823만6506주가 됐다. 지분율은 54.94%에서 50%로 4.94%p 줄었다

같은 날 하나은행, 산업은행, 우리은행 등 대한전선의 채권단도 장외매도를 단행하며 1484만주를 처분했다.

이에 최대주주(니케) 및 특별관계자의 지분은 74.23%에서 67.54%로 6.69%p 낮아졌다. 처분 단가는 1098원으로 총 465억원의 규모다.

전선업계에서는 이번 블록딜이 IMM PE의 투 트랙 전략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전선의 주식은 지난해 10월 800원대에서 최근 1400원대까지 상승했다. 이에 따라 6000억원으로 점쳐지던 매각가도 1조원을 넘어서자 IMM PE가 원매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블록딜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또 자금 회수를 위해 진행했다는 의견도 있다. 매각금액이 점점 오르고 적절한 원매자가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더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주식을 처분했다는 것이다. 대한전선은 지난해 7월, 주식 5000만주를 블록딜로 처분하는 등 그동안 수차례의 블록딜로 투자금을 회수해왔다.

특히 지난달 22일, 대한전선이 지난해 11년만의 최대 실적을 거둠에 따라 주가가 오른 것도 이번 블록딜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대한전선은 202년 누계 매출 1조4483억원, 영업이익은 51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매출은 3.8%, 영업이익은 99% 증가했다.

또 다른 전선업계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대한전선을 매각하는 게 어려워지는 방향으로 흘러감에 따라 일단 투자금을 조금이라도 더 회수하기 위해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동시에 블록딜의 여파로 주가도 낮아지면 원매자의 부담도 덜 수 있으니 일석이조인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처분한 주식의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이번 블록딜이 매각에 어떤 영향을 주긴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선업계는 동종 업계에서 대한전선을 매입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분위기다. 코로나19의 여파가 남아있고 국내 전선시장도 포화 된 상황에서 선뜻 큰 액수를 감수하며 대한전선을 인수하기에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전선업계 관계자는 “현재 전선시장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대한전선을 인수하는 것은 어느 업체라도 부담이 클 것”이라며 “아예 전선과 관계없는 분야의 업체들과 매각논의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대한전선 관계자는 “매각과 관련된 사항은 확인해 줄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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