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거점 확대 및 전선산업 집중 통해 발판 마련

대한전선 당진공장.
대한전선 당진공장.

[전기신문 양진영 기자] 대한전선이 11년만에 최대 실적을 거둔 가운데 이번 성적의 비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한전선(대표집행임원 나형균)은 지난 22일 공시를 통해 매출 4272억원, 영업이익 186억원의 2020년도 4분기 별도 기준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누계 매출은 1조4483억원, 영업이익은 515억원으로 2019년 대비 매출 3.8%, 영업이익 99% 상승한 호성적을 거뒀다. 당기순이익 또한 188억원으로 전년도 284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대한전선의 영업실적은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2009년 이후 11년 만에 최대 성적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대한전선은 전선 산업에 집중할 수 있는 사업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글로벌 시장의 다변화 및 경쟁력 강화를 꾀하며 이번 실적의 발판을 마련했다.

먼저 과거 무분별한 사업 다각화의 잔재인 부동산개발, 투자, 무역, 등 비주력 및 부실 계열사를 정리하고 핵심사업인 전선 산업에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2015년 상반기에 20개에 달했던 연결대상 종속회사는 현재 9개로 절반 이상 줄었으며 2020년에는 홍콩 소재의 투자회사인 TGH(Taihan Global Holdings)의 청산을 완료했다.

반면 전선업 관련 종속회사는 2015년 2개에서 8개로 확대했으며 글로벌 경쟁을 위해 유럽과 중동에 신규 법인을 설립했다.

글로벌 거점 확대와 동시에 설비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높인 것도 주요했다.

대한전선은 2016년 합작법인인 베트남 생산법인의 지분을 전량 인수해 단독 투자 법인으로 출범시켰다. 이어 HV급 생산 설비를 신규 투입하는 동시에 본사 전문 인력을 파견하며 생산성과 기술력을 업그레이드했다. 그 결과 2019년의 매출은 2015년 대비 2배 이상, 영업이익은 6배로 급성장했다.

또 2017년에는 사우디 아라비아 최초의 HV급 액세서리 생산 법인을 설립했으며 지난해 말에는 쿠웨이트 최초의 광통신 생산 법인 설립을 위한 계약을 체결해 추진하고 있다.

현재 대한전선은 4개의 생산법인을 포함해 6개의 해외 법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5개 본부 아래 14개의 해외 지사를 운영 중이다.

해외 주요 시장에서 올린 굵직한 규모의 초고압케이블 수주 또한 이번 실적의 바탕이 됐다.

대한전선은 2016년 이후 해외 시장 확대 및 다변화를 통해 성장을 도모하자는 전략 하에,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공을 들여왔다. 이는 중동에 편중돼 있던 시장을 미주, 유럽, 호주 등 선진 시장으로 확대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노후 케이블 교체 수요가 많고 신재생 에너지 확대 정책에 따라 신규 전력망 공급 기회가 열려 있는 미국과 유럽 공략도 이어졌다.

대한전선은 2017년 9월 미국 동부 지사를 설립하며 서부에 집중된 영업력을 미국 전 지역으로 확대했다. 그 결과 2019년에는 2700억원의 수주고를 올리며 미국 진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유럽에서는 2017년에 진출 이후 스웨덴, 네덜란드, 영국, 덴마크 등에서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수주 영토를 확장했다. 지난해에는 2019년에 비해 수주 금액이 10배 이상 증가하며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영국 런던에서 925억원의 대규모 전력 안정화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은 국내 기업이 영국에서 수주한 프로젝트 중 가장 큰 규모다.

향후 대한전선은 그린뉴딜 정책에 따른 신재생 에너지 분야의 확대 추세에 맞춰 미래 성장 동력 확보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해상풍력 사업의 연구개발과 본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해 기술력과 프로젝트 수행능력을 인정받았다”며 “2022년 이후 진행이 예정돼 있는 서남해 해상풍력 시범, 확산 단지 및 그린뉴딜로 속도를 낼 여타의 해상풍력 사업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경쟁력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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