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표원, KC인증 대상에 포함 예정...2022년부터 시행할 듯
저가·저질 레일이 문제, 가격경쟁서 벗어나 디자인·품질 강조 기대

트랙조명은 심미성이 높아 상가 및 공공장소에서 인테리어용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가정에서도 수요가 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트랙조명은 심미성이 높아 상가 및 공공장소에서 인테리어용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가정에서도 수요가 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전기신문 안상민 기자] 추락과 화재위험으로 인해 ‘머리 위 시한폭탄’이라는 오명을 썼던 트랙조명이 KC인증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기술표준원은 지난해 12월 한국조명공업협동조합과 한국전등기구LED산업협동조합 등 조명산업 관계자와 서면 공청회를 진행하는 등 KC인증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KC인증이 도입되면 트랙조명은 안전확인대상전기용품 중 ‘그 밖의 조명기구’의 세부품목에 추가돼 ‘등기구 전원공급용 트랙 시스템’으로 분류될 예정이다.

국가기술표준원은 관련 규정 규제심사 등을 거친 후 올해 상반기에 제도를 고시할 방침이다.

국표원 관계자는 “그동안 트랙조명의 위험성이 지속적으로 이슈화된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며 “공청회에서 나온 업체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제도를 고시할 예정이며 제도 도입은 내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트랙조명은 사고위험성이 꾸준히 제기됐음에도 업계의 안전 불감증으로 인해 개선되지 못했다. 제도 도입이 시급하지만 그동안 업체들의 반발로 무산돼 왔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이번 공청회에서도 업체들은 금형 및 시장분석을 이유로 유예기간을 부여해 줄 것을 국표원에 요구하기도 했다.

익명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가 구매하는 모든 제품은 안전인증을 받아야하는데 민수시장에서 많이 사용되고 이는 트랙조명만 아직까지 안전인증 없이 유통되고 있다”며 “이는 불량식품 제조자의 편의를 위해 소비자가 불량식품을 먹어야 하는 것과 같은 꼴”이라고 말했다.

트랙조명은 조명기구를 이동시킬 수 있도록 트랙에 스폿조명을 고정 혹은 메달아 사용하는 조명기구로 심미성이 높아 상가와 공동시설에서 인테리어용으로 주로 활용했다.

최근에는 가정 내에서도 트랙조명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로 월별 공급량은 수십만m(미터)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트랙조명은 제품군에 따라 상당한 무게가 나가는 LED조명을 천장에 매달고 있기 때문에 추락 등 사고가 발생하면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안전당국의 2019년 상반기 통계를 살펴보면 조사기간 동안 트랙조명 사고만 총 10건에 달했다. 낙하 사고 4건, 화재사고 6건이 발생했으며 모두 대형 백화점에서 발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10건의 사고가 대형 백화점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눈에 띈 것이지 가정이나 소규모 상가에서 발생했을 사고를 고려하면 빙산의 일각”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사고원인은 모두 조명기구를 매달고 있는 트랙의 내구도 부족으로 분석된다.

중국산 제품 수입업자들이나 저가 제품 판매자들이 가격경쟁을 위해 내구도를 고려하지 않은 채 제품을 유통했다고 업계는 주장하고 있다.

또 일부 업체들은 가격을 낮추기 위해 트랙조명 내부 전선을 구리로 만들지 않고 철로 만들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전선은 발열이 적은 구리를 사용하지만 가격을 낮추기 위해 철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으며, 달궈진 철은 트랙조명 PCV를 녹여 절단의 원인이 된다는 설명이다. 또 이렇게 노출된 전선은 감전사고와 화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안전기준이 도입되면 안전 문제들을 해결할 뿐만 아니라 트랙조명의 제품군도 다양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

PCV 등 저가 재질로 만들어진 제품들은 한 눈에도 내구도가 약하기 때문에 가벼운 조명기구를 설치할 수밖에 없다는 애로사항이 있었는데 내구도가 강화되면 다양한 크기와 무게의 제품이 적용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한 트랙조명 제조사 관계자는 “그동안 내구도가 낮은 저가 트랙조명이 시장을 장악해 심미성이 뛰어나지만 무거웠던 조명기기들이 시장에서 제한을 받아왔다”며 “강화된 트랙조명이 시장에 유통되면 트랙조명의 트렌드는 가격이 아니라 디자인과 품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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