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충전시간·높은 구매가격 모두 해결
노선형 버스보다 비노선형 택시에 적합
SK이노, 3천여개 주유소 통해 사업 준비

니오의 전기차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
니오의 전기차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

니오(NIO)는 중국 전기차 업체다. 2014년 설립해 불과 7년 만에 시가총액 107조원을 기록하면서 GM(87조원), 현대차(55조원)를 훌쩍 뛰어넘었다.

니오 전기차가 주목 받는 가장 큰 이유는 배터리 교체방식을 채택했기 때문. 이를 통해 전기차의 가장 큰 단점인 오랜 충전시간과 높은 구매비용을 단번에 해결했다.

우리나라는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교체사업을 준비 중인 가운데 첫 적용분야는 전기택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중국업체 지분투자를 시작으로 배터리 교체사업을 추진 중이다.

최근 SK이노베이션은 중국의 국영 자동차회사인 북경자동차 산하의 ‘블루파크스마트에너지(BPSE; Blue Park Smart Energy Technology Co. LTD)의 지분 13.3%를 취득해 주요 전략적 투자자 지위를 확보했다.

BPSE는 중국 공업신식화부로부터 배터리 재사용 사업을 인가받은 전문기업으로, 중국 내 관련 국가표준 제정을 주도하고 있다. 현재 북경지역에서 택시와 공유 서비스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배터리 교체 스테이션(Battery Swap Station)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 교체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

1위 업체 니오는 중국 전역에 배터리 교체스테이션 117개를 설치했으며 올해 말까지 500개로 늘릴 계획이다. 스테이션당 13개의 배터리를 탑재해 하루 최대 312회 교체가 가능하다.

지난 11일 기준 니오의 누적 배터리 교체 횟수는 1억4900만번으로 이는 12초마다 니오 전기차의 배터리 교환이 이뤄지고 있는 꼴이다.

이처럼 배터리 교체사업이 주목 받는 이유는 전기차의 가장 큰 단점인 긴 충전시간과 높은 구매비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니오 전기차의 배터리 교체 시간은 3~4분이다. 차량이 스테이션에 진입하면 운전자는 손가락 하나 건드리지 않고 자동으로 3~4분 만에 교체가 이뤄진다.

급속충전시스템이 장착된 현대차의 아이오닉5가 5분 충전으로 약 100㎞(20%), 18분 충전으로 400㎞(80%)를 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교체방식이 전기차 충전시간 문제를 얼마나 획기적으로 개선한 것인지를 알 수 있다.

니오의 70kWh급 배터리 탑재 일반차량 가격은 44만8000위안(약 7600만원)이지만 배터리를 뺀 교체방식 타입은 37만8000(약 6400만원)위안으로 약 15.6%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니오의 배터리 월구독료는 15만~16만원이다.

전문가들은 배터리 교체사업이 운행량이 많은 대중교통에서 유망하나 버스보다는 택시에 가장 적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버스는 배터리 소모가 정규패턴으로 이뤄지고 차고지가 명확해 충전으로도 충분하다”며 “하지만 전기택시는 운행이 일정치 않고 사납금 문제로 충전시간을 허비할 수 없기 때문에 배터리 교체방식에 가장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포항시와 제주도에서 지자체 사업으로 전기버스 배터리 교체 시범사업이 진행됐으나 모두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국내에서 배터리 교체사업을 준비 중인 SK이노베이션도 전기택시 시장을 가장 유망하게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운행량이 많고 차량구매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전기택시 시장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며 “전략적으로 투자한 BPSE의 사업을 참고해 국내에 여건이 마련되는 대로 배터리 교체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교체스테이션은 자사 브랜드 주유소가 유력하다. 회사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전국 주요 도로에 3060개의 주유소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규제로 인해 전기차와 배터리의 분리 소유가 불가능한 상황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한 발 빠른 규제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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