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수입 의존 발전터빈 부품 국산화…이제는 해외로 역수출
2020년 중소벤처기업부 소재부품장비 강소기업 100 선정 ‘쾌거’
부품공급 넘어 자체 브랜드로 발전소에 패키지 제품 공급 목표

정형호 터보파워텍(주) 대표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부터 소재부품장비 강소기업 100 인증서를 전달받고 있다.
정형호 터보파워텍(주) 대표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부터 소재부품장비 강소기업 100 인증서를 전달받고 있다.

터보파워텍(주)(대표 정형호)는 변화하는 환경 속에 안주하지 않고 꾸준한 투자와 연구개발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 이제는 한국의 대표적인 강소기업으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지난 1979년 조선기자재업체로 출발한 터보파워텍(주)는 1989년부터 발전터빈부품 전문제작회사로 변신, 그동안 수입에 의존하던 발전터빈의 핵심부품들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미국의 GE, 일본의 미쓰비시파워 및 도시바, 독일의 지멘스 등 해외 글로벌 발전터빈제작사로 역수출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국내도 한수원과 발전5사 등 발전공기업과 두산중공업, 민간 발전사 등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고리, 월성, 울진 등 원자력발전소는 물론 울산, 삼천포, 일산 등 국내 전 발전소에 터보파워텍(주) 부품이 들어가 있다.

터빈의 고정체와 회전체 사이에 설치해 증기가 새지 않도록 막아주는 밀봉장치인 ‘씰(seal)’, 고정체 부근으로 들어온 증기를 회전체로 분출시켜 속도에너지를 높이는 ‘다이아프램(Diaphragm)’ 등이 대표적인 부품들로, 특히 ‘씰(Seal)’은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이 70%이상일 정도로 인기가 높다.

터보파워텍(주)는 앞으로 부품 공급뿐만 아니라 자체 브랜드를 가지고 발전소에 패키지 제품을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에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면서 새로운 것에 대한 창조적 연구개발을 멈추지 않고 있다.

‘소재부품장비 강소기업 100 선정’

터보파워텍(주)는 발전터빈부품 전문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소재부품장비 강소기업 100에 선정됐다. 그동안 발전터빈부품 분야에 집중하며, 기술력과 성장전략에 대한 우수성을 인정받은 결과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야심차게 시작한 국내 소재부품장비 강소기업 100은 핵심 산업에 대한 국가 기술자립도를 높이기 위해 중소벤처기업을 집중 육성하는 프로젝트다. 소재부품장비 기술 자립도와 글로벌 경쟁력 향상을 위해 추진된 이 프로젝트는 기계, 반도체, 디스플레이, 기초화학, 자동차, 전기전자 등 전 산업 분야에 걸쳐서 100개 기업을 선정했다.

지난 2020년 11월 서울 팁스타운에서 열린 소재부품장비 강소기업 100 인증서 수여식에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윤석진 카이스트 원장, 정윤모 기술보증기금 이사장, 이재홍 기술정보진흥원 원장, 이영민 한국벤처투자 대표 등이 참석할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소재부품장비 강소기업 100에 선정된 기업은 최대 224억원의 패키지 지원이 이뤄진다. 패키지 지원에는 강소기업 전용사업과 투자형 R&D의 적극지원 및 대학·출연연 공동연구개발 신규사업 편성 등과 중진공 정책자금, 보증 등의 우선지원 등이 포함된다.

KOLAS ‘국제공인시험기관’으로 우뚝...국제공인시험규격 34개로 확대

터보파워텍(주)는 지난 2018년 11월 5일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 한국인정기구(KOLAS; Korea Laboratory Accreditation Scheme)로부터 ‘국제공인시험기관’으로 인정받았다.

KOLAS는 실험실의 측정 능력과 신뢰도를 평가해 국제적으로 통용 가능한 공인시험 성적서를 발행할 수 있도록 인정하는 국내 유일의 기구다. 터보파워텍을 통해 발행된 공인시험 성적서는 국제인정기구 상호인정협정이 체결된 미국, 일본, 유럽 등 58개국의 시험기관에서 발행하는 공인성적서와 같은 효력을 갖는다. 현재 APAC(Asia-Pacific Accreditation Cooperation, 아시아태평양인정협력체) MRA(Mutual Recognition Arrangement, 상호인정협정)에는 28개국 46개 인정기구가, ILAC(International Laboratory Accreditation Cooperation, 국제시험기관인정협력체) MRA에는 104개국 102개 인정기구가 가입해 상대국의 공인성적서를 상호인정하고 있다.

터보파워텍(주)는 당초 기계 분야의 필수 시험 항목이라 할 수 있는 화학·역학 2개 분야 10개 규격에 대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공인 시험성적서를 발급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국제공인시험규격(KS, ASTM, ISO, JIS Standard)이 34개로 확대됐다. (2020년 3월 11일 기준)

이에 따라 도시바, 미쓰비시파워, GE에너지로 수출하는 모든 제품의 성적서는 터보파워텍의 공인시험성적서로 제공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두산중공업과 발전5개사, 한수원 등을 대상으로 홍보해 품질 신뢰성이 확보된 우수제품의 국제공인시험성적서로 적극 활용을 추진하고 있다.

또 터보파워텍(주)는 KOLAS로부터 인정된 시험을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시편가공에서부터 시험까지 ‘One-Stop System’과 국내 최고 사양의 시험설비를 구축해 공인시험 업무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타사에 비해 짧은 Lead Time과 저렴한 수수료에 장점이 있다.

‘고온용 발전터빈 혁신 부품 국산화 성공...현장에서도 인기’

Brush Seal (브러쉬 실)
Brush Seal (브러쉬 실)

터보파워텍(주)에서 최근 국산화 개발에 성공한 ‘브러쉬 씰(Brush Seal)’은 지금까지 해외의 선진 터빈 제작사에 독점 공급되고 있던 아이템으로, 터보파워텍(주)는 ‘브러쉬 씰(Brush Seal)’을 41개월에 걸친 연구개발 노력 끝에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제품으로의 결실을 맺게 됐다.

발전터빈의 열소비율을 개선할 수 있는 브러쉬 씰은 증기터빈뿐만 아니라 고효율을 요하는 가스터빈에도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어 앞으로 많은 수요가 예상되는 제품이다.

브러쉬 씰은 기존에 사용되고 있는 일반 Labyinth Seal보다 누설율을 60% 이상 줄일 수 있는 효과가 있다. 누설실험과 유동해석 결과 등을 토대로 확인한 수치다.

브러쉬 씰 제작은 앵글, 배열, 밀도 등의 관리항목이 가장 중요하며, 이를 사용용도에 따라 설계값에 맞게 제작하는 것이 핵심기술이다. 터보파워텍(주)가 브러쉬 씰을 국산화함으로써 엄청난 외화 지출을 막고 나아가 해외로 역수출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는 점은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큰 이익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터보파워텍(주)는 최근 벌집모양의 허니콤 씰(Honeycomb Seal)도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 Honeycomb Seal은 육각의 셀이 톱니처럼 맞물려 누설량을 줄이는 제품으로, 스팀터빈과 가스터빈 모두 사용된다. 가스터빈의 경우 고온환경의 터빈부의 날개 내측에 장착돼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브러쉬 씰과 마찬가지로 대부분을 해외 선진터빈제작사에서 수입해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글로벌 터빈제작사들은 효율 향상을 위해 Hybrid Seal(복합실링)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이에 터보파워텍(주)는 터빈 실링에서 가장 효율이 좋은 브러쉬 씰과 허니콤 씰 등을 함께 적용한 Hybrid Seal을 개발해 500MW 스팀터빈에 장착해 수개월 동안 실증을 하고 있다. 실험결과 기존 Labyrinth Seal 대비 약 70% 이상의 저감효과를 거뒀다.

정택호 터보파워텍(주) 전무는 “고부가가치의 다양한 씰을 개발하고 씰링 분야에서 명실상부한 최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해외의 선진터빈제작사들도 구매의사를 밝히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제품들은 항공 분야에서도 사용되고 있어 사업 영역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인터뷰) 정형호 터보파워텍(주) 대표

“요즈음 에너지전환과 코로나19 등으로 발전 관련 부품회사들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하지만 저희가 생산하는 제품은 원자력과 석탄발전소뿐만 아니라 가스발전에도 공급할 수 있는 아이템인데다 해외 수출 비중이 높아 안정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부품 공급뿐만 아니라 자체 브랜드를 가지고 발전소에 패키지 제품을 공급하겠다는 목표로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죠.”

정형호 터보파워텍(주) 대표는 국내 발전소 터빈 분야의 산증인이다. 현대중공업에서 7년간 근무하고 1979년 회사를 설립했을 때만 해도 선박용 부품을 주로 생산해왔다. 하지만 1989년 발전소 터빈 분야로 눈길을 돌리고,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의 전유물이었던 발전기 터빈 부품 제조에 뛰어 들었다.

“당시 발전기 터빈은 국내 기술력으론 어림도 없던 미개척분야였습니다.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의 협력업체였던 저희는 일본 공장을 견학하고, 거기서 노하우를 배워 원심주조 기술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죠. 그때 열처리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알게 됐어요. 같은 소재라도 열처리기술에 따라 품질이 완전 달라지더라고요.”

정 대표는 이때부터 발전터빈용 특수 합금소재 개발에 온 힘을 쏟게 됐다고 말했다.

“물론 처음에는 외국 기업들이 주는 설계도면에 따라 부품을 만드는 일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직접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스팀터빈과 가스터빈에 들어가는 특수부품을 30년 넘게 주력으로 생산해 오게 됐죠. 증기가 새지 않도록 막아주는 씰(seal)이나 증기를 회전체로 분출시켜 속도에너지를 높이는 다이아프램(Diaphragm) 등이 대표적인 제품들입니다.”

정 대표는 “씰의 경우 누설율을 줄여야 발전효율을 높일 수 있다”며 “최근 개발한 브러쉬 씰(Brush Seal)이나 하니콤 씰(Honeycomb Seal)은 세계 어느 회사 제품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저희는 전 세계 터빈 핵심부품 시장에서 70%를 점유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작년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소재부품장비 강소기업 100’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죠. 앞으로 5년간 다양한 혜택을 제공받게 되는데, 이 기간 동안 국내 최고의 기술자들과 공동연구를 통해 독자 브랜드 제품을 개발하고 실증까지 마친다는 계획입니다.”

정 대표는 “발전사에 독자 개발한 패키지 실링제품을 실증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제안할 생각”이라며 “5~10년 뒤에 문을 닫게 될 노후석탄발전소에 적용해 봄으로써 효율이 높아지는 결과가 도출된다면 GE, 지멘스, 미쓰비시 등에도 수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지금까지 생산해보지 않은 발전부품들의 개발에 도전하고, 발전터빈과 소형 파워플랜트를 건설해 직접 전기를 공급하는 것이 터보파워텍의 목표”라며 “30년 이상 한 길을 걸어오며 세계가 인정하는 소재부품 강소기업이 된 만큼 결코 허황된 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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