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원전 역할 필요…에너지전환에 전문가 목소리 내야

조직적 체계・재무 건전성 강화 학회 가치 올리는 데 최선 다해
에너지전환은 재생E 변동성 보완할 수 있는 속도로 가야
올해 교육원 설립・장학금 지급 등 학회 선한 영향력 발휘 원년 될 것

“창립 74주년을 맞은 대한전기학회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많은 발전을 이룩했습니다. 또 전기산업 발전과 국가발전에도 크게 기여해 왔다고 자부합니다. 하지만 해외 유수의 학회들과 비교해 볼 때 아직 산업계의 참여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고, 전문가집단으로서 정부의 정책 수립과정에 목소리를 내지 못한 점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지난해 차기회장으로서 1년을 보내고 올해 1월 1일 대한전기학회 50대 회장의 임기를 시작한 김철환 대한전기학회 회장은 “학회의 설립 목적은 학술 및 기술의 진흥과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본래 목적에 걸맞게 논문지 활성화와 질적 향상은 물론, 산·학·연 협력을 강화해 대한전기학회의 가치를 보다 더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4일 학회 사무실에서 만나 학회장으로서의 포부와 계획에 관해 들어봤다.

▶2021년 대한전기학회 회장으로 취임한 소감과 포부를 밝히신다면.

“개인적으로 신축년에 창립 74주년을 맞이하는 대한전기학회 회장에 취임해 기쁘고 영광스럽습니다. ‘대한전기학회의 가치를 보다 더 높이!’ 라는 슬로건을 기치로, 회장이라는 막중한 직책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지만, 대한전기학회의 가치를 보다 더 높이기 위한 책임과 의무에 충실할 생각입니다.”

▶전기학회의 가장 큰 현안은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해결할 계획이신지.

“지난 1년간 차기회장으로 회장님을 도와 일하면서 느낀 점은 74년의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도 불구하고 조직적인 체계와 데이터에 기반한 학회 운영이 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죠. 본부 소속 연구회와 전기학회와의 협력과 결속이 느슨한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또 학회의 재정 건전성도 약한 구조입니다. 우선 차기 재무이사제 도입 등을 비롯해 가능한 해결책들을 시도해 보려고 합니다.”

▶전기학회가 벤치마킹 모델로 삼고 있는 국내외 학회나 연구단체가 있다면.

“차기회장이 위원장인 2020년도 기획정책위원회를 통해 국내외 학회들의 행사와 사업들을 검토한 결과 국내 일부 관련 학회와 IEEE 등이 벤치마킹 모델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후진국의 경우는 학계가 기술을 선도하지만, 선진국으로 갈수록 산업체가 기술적인 우위를 보이는 게 일반적입니다. 우리나라 학회도 점점 산업계 비중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전기업계는 4차 산업혁명과 에너지전환, 그린뉴딜, 탄소중립 등의 이슈로 인해 위기이자, 기회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전기학회는 변화하는 환경에 어떻게 대응해 나갈 계획이신지. 그리고 산업계에 제언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에디슨, 테슬라, 웨스팅하우스 등 일류 과학자의 기술개발 결과를 토대로 전기산업을 부흥시키고,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 테슬라 등으로 연결하고 있는 강대국의 발전을 통해 과학기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그 배후에는 미국 전기전자공학회(IEEE)가 있습니다. IEEE가 미국 전기전자산업을 주도하듯이 대한전기학회가 전기산업을 선도할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또 미국의 에너지부(DOE)와 같이 대한민국에도 에너지부를 신설하고 관련 학회들의 힘을 집대성함이 필요합니다. 산업계에서도 에너지전환, 그린뉴딜, 탄소중립, 전기자동차 및 개인비행체 등 유망한 전기 관련 산업 과제들을 대한전기학회와 머리를 맞대어 연구개발하고 이를 통해, 우수한 연구개발 인력양성에 투자해주실 것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최근 들어 전기와 통신 간 업역 다툼이 많은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한국판 뉴딜만 해도 그린뉴딜과 디지털뉴딜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습니다. 에너지 디지털 탈바꿈과 맞물려 태양광, 풍력 및 에너지저장장치 등 재생에너지 기반의 분산에너지 네트워크 확대에 따라 전기와 통신의 융합이 필연적인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전기와 통신 간 주도권싸움이 치열하죠. 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의 경우도 통신과 신호처리가 다 석권하려는 움직임이 거센데 전기도 업역을 지키겠다는 생각보다는 좀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죠. 그 일환으로 작년에 전기학회도 통신학회와 함께 공동 워크숍을 개최해 에너지 전환&뉴딜 관련 기술에 대해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현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특히 원전을 둘러싼 정치권과 국민적인 갈등이 심각한데요. 이에 대한 회장님의 견해는.

“전 세계의 에너지는 결국 재생에너지로 에너지전환이 이뤄질 것입니다. 다만 에너지전환의 속도가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보완할 수 있는 속도로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하죠. 당분간 원전의 역할이 필요할 것입니다. 또 에너지전환과 탄소 중립 방안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력시스템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아울러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등도 고려할 때 미국의 에너지부와 같이 전담기관을 설치해 에너지 정책과 시스템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학회 내에도 에너지전환 정책에 대해 다양한 목소리가 있습니다. 앞으로 정기적으로 전문가토론을 거쳐 학회 차원에서 정부 에너지 정책에 관한 의견도 제시할 계획입니다.”

▶학회장으로서 이것만은 꼭 하고 싶다는 것이 있다면.

“첫 번째 과제로는 ‘대한전기학회 교육원’ 설립을 통해 풍부한 지식을 보유한 연사들의 학술 교육강좌를 학회 회원과 일반 국민들에게 전달하는 것입니다. EMTP, HVDC, 배전시스템과 재생에너지 연계기술, 동북아 및 남북전력연계, 전력경제 이론 및 실습, 전력시장 및 에너지시장 이론 및 실무 등 다양한 강좌를 개설할 계획입니다. 두 번째는 대한전기학회의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원년을 만드는 것입니다. 전국 대학교 전기공학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전기사랑 장학금’도 지급하고, 이러한 작은 움직임을 통해 전기산업 분야의 선순환의 향기가 이어지길 희망해 봅니다.”

▶2021년 개인적인 소망과 전력산업계에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시장경제 원리에서는 훌륭한 상품만이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자원은 부족하나 우수한 인적 자원을 보유한 대한민국이 살아날 수 있는 방법은 기술과 상품의 우수성에 기반해야 할 것입니다. 신축년에도 전력산업계는 우수한 기술과 상품을 개발하는데 전력을 다하는 보람 있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He is...

▲1961년생 ▲성균관대 전기공학과 졸업 ▲성균관대 전력공학 석사 ▲성균관대 전력공학 박사 ▲1992~ 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 ▲2016~2018년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정책심의회 위원 ▲2017년~ 중소기업중앙회 에너지특별위원회 위원 ▲2018년~ 국토교통부 중앙건설기술심의위원회 위원 ▲2018년~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본부 ICT융합연구단 전문위원 ▲2018년~ 대한전기협회 장학회 이사 ▲2018년~ 한국태양광산업협회 전문위원 ▲2018년~ 인천국제공항공사 4단계 건설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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