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명퇴 후 보름 만에 재취업 성공

대기업에서 39년을 근무하면서 국가공인기술자격증을 81개나 취득하고, 회사에 불황이 닥치자 솔선수범해 명예퇴직한 후 중소기업에 재취업한 전기기술자가 있어 화제다.

그 주인공은 바로 각종 폐납,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전문기업 세기리텍의 김영진 부장이다.

그는 경북 의성 농촌에서 태어나 가정형편이 어려워 대구에 있는 영남공고 전기과 야간학교를 다니며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충당하면서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곧바로 현대중공업에 취업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전기기능사를 시작으로 전기기능장, 전자기기기능장, 기술지도사, 소방특급감리 등을 취득해 현재 81개의 공인기술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그 공로로 직업능력개발 유공자로 선정돼 동탑산업훈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회사에 다니면서도 학점은행제로 전기공학사 학위를 취득하고, 지금은 석사학위 취득을 위해 야간대학교를 다닐 정도로 배움에 대한 열정이 크다.

“세기리텍이라는 회사에 재취업하기 전까지 현대중공업에서 39년간 근무했습니다. 능력중심 시대에서 기술이 최고라는 생각으로 기술을 익히고, 자격증을 하나둘 따다보니 80개가 넘게 됐죠. 공부는 나이도 초월하는 삶의 활력소라고 할 수 있어요.”

김 부장은 현대중공업을 평생 직장이라 생각하고 일했지만, 경제불황 탓에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결국 지난 11월 4일 명예퇴직을 결심했다. 하지만 퇴직한 후 불과 2주 만에 중소기업에 재취업하게 됐다.

“퇴사할 때만 해도 참으로 마음이 무겁고 우울했습니다. 그런데 재취업을 하고 나니 무엇보다 가족들에게 떳떳하고, 앞으로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50대 후반의 고령자인 저를 선뜻 정규직 부장으로 채용해 주신 정찬두 대표님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립니다.”

그가 취업한 세기리텍은 경북 영천시 금호읍 오계공단에 위치한 회사로, 각종 폐납, 폐배터리를 재활용해 연간 3만5000t 정도의 재생 납을 생산하는 리사이클링 전문기업이다. 첨단벤처산업대상과 2000만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할 정도로 기술력도 있고, 수출도 많이 한다.

지난 2018년 1월 경기불황으로 인해 대구지방법원에 회생신청(법정관리)을 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그해 9월부터 곧바로 정상화돼 법정관리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세기리텍은 리튬배터리 리사이클링을 준비하면서 임직원이 하나가 돼 제2의 도약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저는 회사 시설물의 전기안전관리와 소방안전관리 책임을 맡고 있지만 회사가 발전하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김 부장은 마지막으로 후배 전기인들에게 “늦은 나이에 재취업할 수 있었던 데는 전기기사와 소방설비기사 자격증을 갖고 있었던 게 큰 힘이 됐다”며 “지금 시대는 기술과 자격증으로 승부를 걸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 만큼 무작정 편한 것을 고집하기보다는 기술을 배우는 데 비중을 두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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