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전업사부터 50년 외길…더 도약하겠다”

“전업사 직원으로 시작해 여기까지 왔습니다. 한미전선이 이만큼 성장한 것은 전선 유통과 제조업에 종사하는 모든 분들 덕분이죠. 개인적인 영광에 만족하지 않고 한미전선이 더욱 도약하는 계기로 삼겠습니다.”

성병경 한미전선 대표는 제23회 전기문화대상에서 영예의 금탑산업훈장을 수훈한다.

전선업계에서 금탑산업훈장을 수훈하는 것은 역대 3번째, 중소업체 CEO로는 성 대표가 사상 처음이다.

금탑훈장의 영예를 안은 성 대표는 50년간 전기업계에 몸담고 있는 국내 전선시장의 산증인이다.

IMF와 글로벌 금융위기, 현재 코로나19 사태까지 숱한 고비 속에서도 한미전선을 어엿한 중견 전선기업으로 키워냈다.

성 대표는 “돌이켜보면 한미전선은 위기에 강한 DNA를 지녀 고비마다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왔다”고 회고했다. 그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일찌감치 한미전선의 새로운 미래를 열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전격적인 경영 세대교체를 단행한 것이다. 후계구도를 탄탄하게 구축해 지속가능한 기업, 향후 30년, 50년을 내다보는 기업으로서 확실한 발판을 갖췄다는 평가다.

성 대표는 “코로나19 여파로 쉽지 않은 경영 상황이지만 세대교체가 매우 만족스럽게 마무리되고 있다는 게 요즘 가장 든든하다”고 말했다.

그는 1970년 청계천 전업사 직원으로 근무를 시작하고 1980년 전선도매업을 운영하며 ‘성실’과 ‘신용’을 앞세워 기업을 일궈냈다. 1988년 전선 제조업을 창업하고 이제 매출 1300억원대의 업계 대표 기업으로 성장했다.

전선 품질도 최고 수준이다. 한전 트러스트 파트너 기업, 한전 최고등급 ‘엑설런트’를 유지 중이다. 최근엔 한전 개발과제로 By-Pass 케이블을 개발하기도 했다.

한미전선은 특히 지난해 11월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가 초전도 전력케이블 송전시스템 상용화에 성공하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

서남과 공동으로 약 50억원을 투자, 초전도 선재 생산 공정기술을 개발하고 초기 공정과 마무리 습식 공장에 대한 기술개발 및 양산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 서남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믿고 있다.

성 대표는 “초전도 선재는 전선뿐 아니라 의료기기 등 응용분야가 무궁무진하다”면서 “앞으로 새로운 틈새 시장을 발굴해 미래 먹거리로 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가 사업을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금과옥조(金科玉條)처럼 여기는 것은 ‘사람’이다. 진심으로 사람을 대하면 덕(德)을 쌓는다는 게 평소 지론이다. 학자금 지원 등 한미전선이 대기업 부럽지 않은 복지제도를 갖추고 있는 것도 사람을 중시하는 성 대표의 신념 때문이다.

성 대표는 “풍력과 해저태양광용 특고압 케이블 등 수요 증가가 예상되면서 기술적 차별성을 보유할 수 있는 아이템을 바탕으로 미래 성장을 실현하겠다”면서 “전기업종 50년의 긍지와 사명감을 가지고 사회적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기업이 되도록 각오를 다지겠다. 우리 전선업계도 지금의 위기를 잘 극복하면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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