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외곽 위치, 님비 문제 해결 가능
저조한 수소 판매 수익, LPG로 대체 지원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GS칼텍스 복합 스테이션. LPG충전소, 주유소, 수소충전소, 전기차충전소가 모두 갖춰져 있다.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GS칼텍스 복합 스테이션. LPG충전소, 주유소, 수소충전소, 전기차충전소가 모두 갖춰져 있다.

저조한 수소충전소 보급률이 수소경제를 발목 잡고 있는 가운데 LPG충전소를 활용하면 꼬인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가 제기됐다.

LPG충전소는 주로 도심 외곽에 위치해 님비(NIMBY)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안전관리자가 상주하고 있어 인건비도 절약할 수 있다. 수소의 낮은 판매 수익 문제는 LPG충전소에 대한 지원책을 통해 대신 보전하면 된다는 것이다.

LPG업계는 하향세에 있는 충전사업에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고 정부는 수소충전소 보급을 대폭 확대할 수 있어 서로 윈윈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6일 환경부와 헌대자동차에 따르면 수소차 넥쏘의 국내 판매량이 1만대를 넘었지만 전국 수소충전소 수는 40개소도 안돼 수소차 운전자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넥쏘의 국내 판매량은 1만대를 넘었다. 올해 1~10월 동안에만 5088대가 판매돼 전년 동기보다 58.7% 증가했다.

이에 비해 수소충전소는 턱없이 부족하다. 환경부의 저공해차 통합누리집(ev.or.kr)에 따르면 현재 일반 수소차가 이용 가능한 전국 수소충전소 수는 35개소이다. 수소 생산지 이점으로 충전소가 몰려 있는 울산을 제외하고 광역시별로 거의 1개소밖에 없는 실정이다.

수소충전소 보급률이 낮은 이유는 주민 반대와 낮은 운영 수익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례로 서울시가 연구용으로 사용하던 양재수소충전소를 상업용으로 변경하려 하자 인근 주민들이 강력히 반대해 연초부터 현재까지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서울시는 서초구에 재가동 허가를 요청했지만 서초구는 주민 반대를 이유로 아직까지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어 연내 재가동은 물건너간 상태다.

수소충전소 운영 수익으로는 인건비도 건지기 힘들다는 게 대체적인 진단이다. 업계에 따르면 수소충전소에서 차량 1대당 완충하는 시간은 15분으로 1시간에 5대 정도만 가능하다. 차량당 완충 용량은 6kg이지만 기술적 문제로 실제 충전용량은 5kg이다.

현재 수소 판매가격은 kg당 8000원. 수익률을 10%로 설정하면 수소충전소의 시간당 운영 수익은 2만원이며 평균 충전소 운영시간(08~22시)을 감안하면 하루 수익은 28만원가량이다.

고압가스충전소에 해당하는 수소충전소는 안전관리총괄자와 안전관리책임자가 상주해야 하고 여기에 일반 직원까지 두어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의 수익으로는 수소충전소의 상업적 보급은 어림도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LPG충전소를 활용하면 꼬인 수소충전소 보급 문제를 의외로 쉽게 풀 수 있다는 의견이 LPG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LPG충전소는 주로 도심 외곽에 위치해 있어 수소충전소의 도심 설치가 어려운 님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기본적으로 안전관리자가 상주하고 있어 안전관리 인력을 따로 두지 않아도 돼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소의 낮은 판매 수익 문제는 LPG 판매로 대신 보전하면 된다는 게 업계의 제안이다.

관계자는 “LPG업계의 가장 큰 문제는 LPG차 보급이 하락세에 있다는 것”이라며 “수소경제를 선도하고 있는 현대차가 싼타페나 쏘렌토 같은 인기 SUV에서 LPG 차종을 출시하면 보급이 크게 늘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LPG 셀프충전 허용, LPG연료 세 혜택 등의 지원책을 통해 충전소 운영 수익률을 높여준다면 수소의 낮은 판매 수익도 충분히 보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계자는 덧붙였다.

국토교통통계누리에 따르면 전국 LPG 운행 차량 수는 2018년 10월 205만대에서 2019년 10월 201만대, 올해 10월 199만대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선언한 2050년 탄소중립 달성 여부는 수소경제의 성공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LPG는 수소경제를 성공으로 이끌 확실한 브릿지 연료로써 다양한 활용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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