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사를 비롯해 플랫폼 업체, 통신사, 가전기업, 홈넷 업체들이 스마트홈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스마트홈은 건축기술과 함께 통신, 가전, 홈네트워킹, 사물인터넷(IoT) 기술 등이 하나로 융합된 ‘똑똑한 주택’이다.

사용자의 음성 또는 다양한 시그널을 인식하고, 데이터에 기반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해 집안의 각종 가전제품, LED조명, 인테리어 소품 등을 제어하면서 에너지 이용을 최적화할 수 있다.

스마트홈은 주택, 가전, 통신, 홈네트워크 등이 융합된 기술이라 어느 특정 업종에서 일방적으로 헤게모니를 쥘 수 없는 분야다. 그러나 스마트홈 초기 시장은 통신사가 주도했다.

지난 2016년 SK텔레콤은 현대건설과 손잡고, ‘지능형 스마트홈’ 서비스를 내놨으며, 이듬해 KT는 롯데건설, 대림산업, 한화건설 등과 잇달아 손을 잡고 스마트홈 시장 확대를 공식 천명했다.

또 LG유플러스는 대우건설 등 다수의 건설사와 협력관계를 맺었고, 네이버와 손을 잡았으며, 플랫폼 기업인 카카오는 포스코건설, GS건설 등과 함께 스마트홈 시장진입을 서두르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가전업체는 이 과정에서 양다리를 걸쳐놓고, 통신사 혹은 건설사가 주도하는 스마트홈에 최적화된 가전제품을 공급 중이다.

하지만 이런 합종연횡으로는 시장을 장악하는 게 불가능하다. 우리 아파트에만 적용되는 스마트홈 기술로는 글로벌 시장은커녕 국내 시장에 뿌리를 내리는 것도 쉽지 않다.

SK텔레콤의 스마트홈 기술이 탑재된 A아파트에 살다가 KT의 스마트홈 기술이 들어간 B아파트로 이사를 갔는데, 비싸게 구입한 스마트홈 가전들이 모두 쓸모없어진다면 과연 소비자 반응은 어떻겠는가.

스마트홈 시장의 플레이어들이 관심을 집중해야 할 분야는 바로 호환성이다.

어떤 표준화된 통신규격을 써서 호환성을 확보하고, 사물인터넷(IoT) 제품·서비스 간 상호연동이 가능하도록 만들 것이냐가 시장 석권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연말 애플과 구글, 아마존 등 IT분야 글로벌 업체들은 각종 스마트홈 제품들이 서로 연동되도록 파트너십을 맺었다. 로열티 없이 제품 상호 간에 연동이 가능한 새로운 연결표준을 만들기 위해서다.

또 국내 공동주택 시장의 2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LH도 스마트홈 통신규격으로 글로벌 표준인 OCF를 낙점하고 내년 9월까지 플랫폼 구축을 완료할 예정이다.

앞으로 시장을 주도할 스마트홈 통신규격의 자리다툼은 3~5년 이내에 결정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호환성을 확보하는 자, 스마트홈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는 메시지에 집중하고, 서비스의 차별화 못지않게 호환성 확보에 집중하는 게 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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