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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 덜미 잡힌 SK, 못 풀면 끝장난다
영업비밀 이어 특허침해 소송도 SK 불리
美 ITC 불공정조사국 “SK 특허는 LG 선행기술”
SK 패소 시 수출 중단 및 美 공장 건설까지 타격
윤병효 기자    작성 : 2020년 09월 27일(일) 22:56    게시 : 2020년 09월 27일(일) 23:29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배터리 생산공장.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의 배터리 소송에 제대로 걸려들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진행 중인 두 업체 간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및 특허 침해 소송에서 LG화학이 모두 유리한 고지에 오르면서 SK이노베이션이 패할 경우 배터리제품의 미국 수출은 물론 미국 공장 건설까지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28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산하의 불공정수입조사국(OUII:Office of Unfair Import Investigations)은 LG화학이 신청한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제재 요청에 대해 ‘전적으로 지지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LG화학은 재판 진행 과정에서 SK이노베이션이 증거인멸을 통해 ITC의 명령을 위반했고 자사의 기술을 베낀 특허로 소송까지 제기했다며 법적 제재를 신청했다.

OUII 의견은 재판부의 참고의견으로 채택되기 때문에 최종 판결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다.

이 소송은 지난해 9월 SK이노베이션이 미국 ITC에 LG화학을 상대로 제기한 배터리 특허 침해 건이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이 자사의 ‘994(미국 특허번호)’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994 특허는 파우치형 리튬이온배터리의 밀봉기술에 관한 것으로 SK이노베이션 개발자가 2015년 6월에 등록한 것이다.

그러나 이 소송은 오히려 LG화학의 공격으로 진행되고 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의 개발자가 자사의 연구원 출신이며 특허기술도 자사의 기술을 베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특허를 등록하기 전인 2013년에 해당 기술로 만든 ‘A7’ 배터리를 미국 크라이슬러에 공급했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ITC의 증거개시 명령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의 관련 컴퓨터와 네트워크 서버에 대해 지운 자료도 찾아내는 포렌식 조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증거인멸 정황이 포착됐으며 삭제된 자료 중에는 2013년 5월 29일자로 등록된 LG화학의 A7 배터리에 관한 프레젠테이션 자료도 포함돼 있다고 LG화학은 주장했다.

LG화학은 이를 토대로 ITC OUII에 5가지를 신청해 이에 대한 지지를 받아냈다. ▲SK이노베이션이 994 특허 발명 이전에 LG화학의 A7 배터리셀 세부정보 인지 ▲A7배터리 참고해서 994특허 발명 ▲A7배터리셀에서 994 특허 고안 ▲LG화학의 A7배터리셀은 미국특허법 102조에 의해 ‘선행기술’ 제품 인정 ▲SK이노베이션이 침해 당했다는 주장은 신규성 없음 등이다.

LG화학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SK이노베이션 994 특허의 무효, 이 특허로 가동 예정인 미국 공장까지 타격을 노리고 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증거인멸은 물론 훔친 기술을 활용해 미국 공장을 가동하는 것은 ‘부정한 손’ 원칙 적용 대상에 해당한다”며 이번 소송이 SK이노베이션의 미국 배터리 공장까지 노리고 있음을 알렸다. ‘부정한 손’ 원칙은 원고가 주장하는 권리를 획득하는데 부정한 수단을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양심, 선의 또는 다른 형평법상의 원칙들을 위반했기 때문에 구제를 청구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영미 형평법상의 원칙이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주에 총 3조원을 투자해 1공장 9.8GWh, 2공장 11.7GWh 등 총 21.5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공장을 건설 중이다. 각각 2022년, 2023년 양산이 목표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과의 또 다른 소송에서도 불리한 상황이다. 지난해 4월 LG화학이 미국 ITC에 제기한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증거인멸 혐의로 조기패소 예비판정을 받았다. 지금까지 조기패소 판정이 뒤집힌 사례는 한 차례도 없다.

SK이노베이션은 이 소송에서 패할 경우 미국으로 배터리 관련 제품의 수출이 전면 금지된다. 여기에 미국 공장 건설까지 타격을 받는다면 SK이노베이션으로서는 엄청난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다.

SK이노베이션은 막판 뒤집기를 노리고 있다.

우선 특허 침해 소송에서 SK이노베이션은 삭제된 파일이 그대로 존재하며 다만 임시파일이 자동삭제프로그램에 의해 삭제된 것뿐이라는 입장이다. 또한 LG화학의 A7 배터리는 994 특허의 선행기술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러한 설명을 담은 반박의견서를 마감시한인 9월 11일에 제출했는데 OUII의 발표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의견서가 반영된다면 결과는 달라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자사 서버 포렌식 과정에 참여한 LG화학 직원이 기밀문서를 USB에 담아 가져가려다 적발됐다며 이에 대한 ITC의 조사와 함께 위반 확인 시 그에 따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는 LG화학이 어떤 영업비밀을 침해당했는지를 명확히 밝힐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소송은 당초 10월 5일 최종판정이 내려질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오는 26일로 연기됐다.

한편 두 기업은 물밑으로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합의금 격차로 쉽게 성사되지 못하고 있다. LG화학 측은 수조원 대의 금액을 요구하고 있지만 SK이노베이션 측은 1조원 미만에만 응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윤병효 기자 chyybh@electimes.com        윤병효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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