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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 에너지 발전’ 육성…쓰레기 대란으로 ‘재조명’
주민혐오 시설로 낙인...신재생E 퇴출까지
‘쓰레기 산’ 사태로 재활용·폐기물 처리 인식 변화
정부, 폐기물처리 지원 확대...인센티브 논의 중
오철 기자    작성 : 2020년 09월 17일(목) 16:47    게시 : 2020년 09월 18일(금) 09:51
지난해 3월 CNN이 보도한 경북 의성 ‘쓰레기 산’. 이 사건은 폐기물 처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폐기물처리시설을 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혐오 시설로 취급받던 소각장이 공원과 시민 쉼터로 주민 곁에 머물고 있으며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변신해 편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여기에는 자원순환이라는 시대정신을 가지고 주민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던 정부 정책도 한몫했다. 오늘도 효과적인 폐기물처리와 주민 친화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환경 당국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에서 퇴출...대기오염 ‘주범' 오명까지
폐기물처리의 위상이 처음부터 나쁜 것은 아니었다. 쓰레기를 다루기 때문에 주민과는 친하지 않았지만 산업에서는 각광받았다. 재생가능한 폐기물뿐만 아니라 비재생 폐기물까지도 에너지원으로 재활용돼 국가생산성 향상을 위해 사용됐다. 이를 활용해 전력을 생산하면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도 받았다. 이때는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의 절반 이상(약 60%)이 폐기물 에너지였다.

위상이 떨어진 것은 2019년 10월에 개정된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시행부터다. 폐비닐, 폐플라스틱, 폐타이어 등 생물학적으로 분해할 수 없는 비재생 폐기물이 국내 신재생에너지원 분류 범주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이때 REC 가중치도 떨어지고 신규 발전사업자는 더이상 REC를 받을 수 없게 됐다.

당시 정부는 에너지원으로써의 활용 가치는 있지만 태양광·풍력 등 현대식 설비형 신재생에너지원에 비해 많은 대기오염물질을 발생시켜 친환경 대체에너지원 육성 정책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국제에너지기구(IEA), EU, 미국, 일본 등에서 비재생 폐기물을 재생에너지 범주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는 것도 정부의 결정에 무게를 실어줬다.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주민혐오 시설이라는 시선 때문이다. 자원회수시설 및 고형연료(SRF) 발전소 등은 심각한 대기오염을 발생시킨다는 이유로 주민수용도가 매우 낮다. 환경 당국이 굴뚝자동측정기기(TMS) 등을 통해 감시하고 있지만 정부 환경기준에 대한 신뢰도 자체가 낮은 것이 문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쓰레기 소각을 정부가 관리하는 시설에서 하길 권한다. 오세천 공주대 교수는 “폐기물을 안전이 보장되는 대형 시설에서 처리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한 우리나라 대기오염물질 배출허용기준은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수준의 규제를 받고 있다.

◆‘쓰레기 산’ 사태로 불거진 폐기물처리의 심각성
폐기물처리는 하기 싫으면 피할 수 있는 ‘선택’ 사항이 아니라 꼭 처리해야 하는 ‘필수’ 요건이기 때문에 문제는 곳곳에서 나타났다.

특히 전국 곳곳에 ‘쓰레기 산’ 이슈가 터져 나왔다. 지난해 3월 미국 CNN 방송은 한국의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를 다루며 경북 의성에 쌓여 있는 높이 23m의 ‘쓰레기 산’을 보도했고 우리나라는 국제적인 망신을 당했다. 환경 당국이 부랴부랴 쓰레기를 치우겠다고 약속했지만 이 같은 ‘쓰레기 산’이 전국에 235개가 있었고 그 양은 120t이 넘었다.

또한 필리핀으로 갔던 쓰레기 컨테이너는 평택으로 돌아와 방치된 사례도 있다. 앞서 2018년 중국의 쓰레기 수입 금지로 서울 쓰레기 대란이 터지고 정부와 서울시가 대책과 재발 방지까지 약속했지만 쓰레기 사태를 막지 못했다.

정부는 쓰레기 대란과 쓰레기 산 발생 이유로 세계 1위의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과 재활용 등 폐기물 처리제도 미흡, 중국 및 동남아 국가의 폐기물 수입 금지 등을 꼽았다. 특히 폐기물 처리시설 부족 사태를 만든 정부의 폐기물 정책도 도마 위에 올랐다. 더불어 폐비닐. 폐플라스틱 등 가연성 폐기물을 가공해 에너지화시키는 SRF 사용 시설 건립 중단도 쓰레기 문제를 키웠다고 지적됐다.

◆재활용 유도하고 폐기물 처리시설에 지원
코로나19로 배달이 증가한 지금도 포장재들이 쏟아져 나와 쓰레기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예전과 다른 환경부 정책 기조가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환경부는 지난해 쓰레기 사태 이후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쓰레기 재활용을 의무 부여 및 유도하고 폐기물 처리시설에 대한 주민 수용성 제고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를 지원해 폐기물 재활용률을 높이고 폐비닐 재생원료 공공비축 지원으로 폐비닐 적체를 해결할 계획이다. 분리배출표시도 소비자가 재활용을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또한 폐기물처리시설의 지하 설치 조건을 완화해 주민 수용성을 높였다. 처리시설과 함께 조성해야 했던 주민편익시설에 대한 설치비 한도도 높여 편의 효과를 주민에게 더 돌려주게 했다. 앞으로 하남 ‘유니온파크·타워’ 같은 지역 명물이 늘어날 전망이다.

폐기물 에너지 발전에 대한 인센티브도 추진될 예정이다. REC 제외로 경제적 타격을 받았던 폐자원 에너지회수시설 업계에 새로운 활력이 될 전망이다. 에너지 생산과 판매 등 에너지회수 효율을 분석해 가중치를 주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영기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관은 “폐기물처리시설은 국민 생활에 필수적인 기반시설로 설치가 불가피하다”라며, “폐기물처리로 인한 주민 영향은 줄이고 주민 지원은 확대해 폐기물처리시설의 설치 수용성을 높여 가겠다”이라고 말했다.



오철 기자 ohch@electimes.com        오철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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