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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훈 텔스타홈멜 회장 “스마트팩토리엔 ‘완성’ 개념 없어…10년 보고 투자해야”
디지털-스마트팩토리 개념 구분 필요
비즈니스 관점서 산업확장 고려해야
정부지원 성과관리 중심으로 바꿔야
플랫폼 기반 이커머스 산업화 목표
김광국 기자    작성 : 2020년 09월 07일(월) 15:57    게시 : 2020년 09월 08일(화) 09:54
“스마트팩토리 도입을 문의하는 기업들에 ‘아무리 하고 싶어도 바로 가면 안 된다’는 조언을 자주 합니다. 중장기 스마트화를 위한 체계적인 준비가 안 돼 있다면 어떤 기술·제품을 적용한다고 한들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죠.”

임병훈 텔스타홈멜 회장의 일갈이다. 스마트팩토리 전문기업의 수장으로 ‘스마트팩토리 예찬론’을 펼 것 같았지만 답변은 정반대다. 국내 산업계에서 스마트팩토리가 제대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길게는 10년을 내다본 중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는 게 임 회장의 지론이다.

지난 33년간 산업현장에서 국내 제조업을 바라봐온 그는 “스마트팩토리에 대한 개념 혼동이 제조업 고도화를 지연하고 있다”고 짚었다. 성과관리체계가 부재한 상태에서 효용성 낮은 기술·제품 중심의 ‘스마트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그의 지적은 스마트팩토리가 전 산업계의 화두로 자리 잡은 현 시점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국내 스마트팩토리의 현주소는 어디쯤일까. 또 무너져가는 제조산업계가 재도약의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지난 3일 경기도 평택시 소재 텔스타홈멜 본사에서 임 회장을 만났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진입한 이후 전 세계 산업계 화두는 ‘디지털 전환’으로 귀결되고 있다. 반면 국내 중소·중견제조기업의 스마트팩토리 도입은 다소 더디다는 평가가 많은데.

“개념과 언어의 혼동으로 인한 결과다. 우리가 흔히 4차 산업혁명의 총체로 얘기하는 스마트팩토리는 엄밀히 말하자면 공장자동화와 관련 산업 전반을 결합한 ‘스마트비즈니스’다. 현재 이뤄지고 있는 사업 대부분은 스마트비즈니스로 나아가기 바로 전 단계인 ‘디지털팩토리’에 해당한다. 디지털팩토리를 두고 스마트팩토리를 평가하다보니 성과를 논할 때 시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생산정보의 디지털화→빅데이터·인공지능(AI) 수집 및 분석→운영 최적화→문화 경영’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스마트팩토리 구축과정은 길게는 10년을 잡고 이행해야 할 과제다. 제조선진국에서조차 최소 3~5년은 잡고 구축에 들어간다.”

▶선후관계를 따지자면 디지털팩토리 구축이 먼저라는 얘기인데.

“제조업의 핵심 영역인 ‘QCD(품질·비용·납기)’의 영역을 각각 최적화해 전체적으로 산업과 연계하는 게 스마트팩토리다. 디지털팩토리는 목적지로 가는 수단인 셈이다. 더 중요한 것은 스마트팩토리 구축에는 ‘완성’이라는 개념이 없다는 것이다. QCD를 차별화해 최적화된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엔들리스 게임(Endless Game, 무한한 경기)’에 가깝다.”

▶전체 산업이 결합된 스마트비즈니스에 기반한 스마트팩토리 모델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지.

“스마트팩토리를 ‘산업의 확장’과 분리해 논의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이미 무르익어서 축소되고 있는 산업(시장)에서 아무리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한다고 한들 가치 창출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진정한 스마트팩토리는 성장 가능성이 있는 산업이 커가며 이와 연동해 제조업이 동반성장하는 것을 의미할 수밖에 없다. 그게 아니라면 일찍이 시작된 ‘공장자동화’와 다를 게 없다.”

▶스마트·디지털팩토리에 대한 개념 혼재와 함께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 퍼진 ‘인간의 노동력 대체’도 관련 산업의 확대를 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스마트팩토리는 노동력의 재배치, 노동자의 지식근로자화로 보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한국이 압축성장을 거쳐오며 보지 못했던 지점은 ‘누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대다수 산업현장에서는 많은 노동자들이 ‘사람이 해서는 안 될 일’을 하고 있는 경우가 잦다. 전 세계에서 산업인구대비 로봇설비의 수는 싱가포르 다음으로 많은 데도 역설적으로 노동의 형태는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 유독 한국의 산재비율이 높은 이유이기도 하다.

이같은 문제는 노동을 바라보는 관점과도 관계가 깊다. 노동력을 오로지 생산성의 관점에서만 보고 있는 게 문제다. 이러한 잘못된 노동 관행을 바꿔 노동력을 재배치하고 이들의 지식근로자화를 이끄는 것. 이 또한 스마트팩토리 산업이 풀어야 할 과제다.”

▶국내 스마트팩토리 전문기업의 대표자격으로 정부 측에도 지속적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전해왔다. 지난해 11월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소기업의 디지털화 지원 이니셔티브’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하기도 했다.

“성과관리 개념의 도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를 반복적으로 내왔다. 스마트팩토리 구축 지원사업이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으로 단계를 거쳐 성과를 평가하고 지원을 유지하는 체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개념의 부재는 지원의 실효성과도 직결된다. 예를 들어 스마트팩토리의 전 단계인디지털팩토리 전환을 위해 QCD 중 일부 영역에 투자를 한다면 그 성과가 객관적인 지표로 나와야 하는데 지금은 그저 ‘무엇을 도입·설치할 것인가’ 하는데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자체 혁신역량이 부족한 중소·중견제조기업의 경우 정부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사업을 주도해나갈 필요가 있다.”

▶텔스타홈멜의 스마트팩토리는 국내에는 유일한 사업모델로 거론된다. 각 영역에 적용되는 단일 제품·기술이 아닌 비즈니스 전반을 총괄하는 사업모델로도 업계의 관심이 크다.

“텔스타홈멜은 ‘수단’이 아닌 ‘목적’을 추구하는 기업이다. QCD를 예로 들면 고객사의 고통이 무엇인지 파악해 이것을 개선하는 데 사업 목적을 둔다. 단순히 자체적으로 개발·보유한 제품·기술을 판매하는 데 집중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실제로 텔스타홈멜을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필요한 솔루션을 모두 20~30개에 달하는 협력사를 통해 공수한다. 어떠한 제품·기술이 고객사의 문제 해결에 적합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최대한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다. 자사 제품·기술을 판매해야 하는 기업에서는 적용할 수 없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한동안 텔스타홈멜은 스마트팩토리 사업과 관련해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기도 했다. ‘자체적으로 보유한 제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답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는 이같은 우리의 접근방식이 진정한 의미의 스마트팩토리를 꿈꾸는 기업들에 더욱 적합하다는 게 시장 반응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미 3~4곳의 기업이 텔스타홈멜의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인 ‘LINK5’에 맞춰 중장기적인 구축 절차를 밟고 있다. 수년내 일정 수준의 스마트화가 달성되면 그저 QCD 중 한 영역의 자동화만 이룬 기업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성과를 낼 것이라 자신한다.”

▶텔스타홈멜이 궁극적으로 완성하고자 하는 ‘스마트팩토리 산업’은 어떤 모습인지.

“미래의 제조업은 소비자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스마트팩토리가 최적화된 방식으로 고객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텔스타홈멜을 장기적으로 스마트팩토리가 구축된 중소·중견제조업, 모듈화된 스마트공장을 한 데 묶는 플랫폼 기능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산업별로 수십 개의 기업(스마트팩토리)으로 구성된 공동체를 형성, 이커머스(전자상거래)로 발전시킬 구상까지 하고 있다.

스마트팩토리의 최대 장점은 제품의 ‘품질과 생산이력’을 소비자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인데 텔스타홈멜이 이를 보장한다면 플랫폼 참여기업들은 마케팅비용을 최소화하면서도 고객다변화와 매출신장을 기대할 수 있다. 시장과 공장을 플랫폼으로 연결하는 시도로 현재 사업모델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 사업은 우리가 꿈꾸는 진정한 스마트팩토리의 구축의 첫 걸음이 될 것이다.”


(박스)“세계 최초 민간위성 ‘텔스타’처럼…新산업 개척 ‘외길 33년’”

임병훈 텔스타홈멜 회장에게는 ‘새로움’이란 수식이 으레 따라붙는다. 회사명인 ‘텔스타(1962년 미국 AT&A사가 발사한 세계 최초의 민간통신위성)’처럼 텔스타홈멜이 걸어온 33년의 역사에는 융·복합에 기반해 신산업을 발굴해온 임 회장만의 경영철학이 오롯이 담겨 있다는 평가다.

임 회장은 1987년 텔스타무역을 설립하며 기업인으로 첫발을 뗐다. 이후 텔스타엔지니어링을 거쳐 2004년 광전자공학 전문기업인 독일 예놉틱 그룹의 홈멜사와 합작해 텔스타홈멜로 상호를 변경했다.

사업초기 텔스타홈멜은 자동차 파워트레인 부문 측정장비 검사장비 제조업으로 출발했다. 임 회장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신산업으로 주목받던 턴키 자동 조립라인 제작 분야까지 진출했다. 자동차 품질검사기술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조립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연계하면서 신산업 분야의 융·복합을 꾀한 것이다.

현재 텔스타홈멜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은 스마트팩토리 부문은 이같은 임 회장의 도전정신이 응집된 결과물로 꼽힌다. 텔스타홈멜은 제조설비에 ICT를 융·복합시킬 수 있는 스마트팩토리 플랫폼 ‘LINK5’를 개발해 전 산업에 공급하며 업계에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스마트팩토리 사업은 4차 산업혁명 시대 도래와 함께 현 정부 들어 ‘디지털 뉴딜’ 등 관련 정책이 본격화되며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임 회장은 “제조업과 설비 자동화 부문에서 지속적으로 융·복합을 추진해온 결과 새로운 방식의 스마트팩토리 산업 모델을 제시할 수 있었다”며 “LINK5에 기반해 국내 제조업과 스마트팩토리 산업의 동반 성장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김광국 기자 kimgg@electimes.com        김광국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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