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업계 “발목 잡는 사업비 바꾸려면 새 입찰 내야”
한국전력 “기존 조건으로도 참여할 업체 있을 것”

LS전선 직원이 해저케이블을 생산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LS전선 직원이 해저케이블을 생산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한전이 제주~완도 해저케이블 프로젝트의 세 번째 재입찰 공고를 낸 배경을 놓고 전선업계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어렵게 시작한 LS전선과의 수의시담이 결렬되는데 가장 원인으로 꼽히는 사업비가 그대로 반영됐기 때문이다.

31일 전선업계 관계자는 “사업비를 포함한 모든 요구조건이 지난 입찰과 동일해서 전선업체들이 응찰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추가 재입찰까지 실패했으면 조건을 바꾸는 게 당연할 텐데 왜 또다시 공고를 내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전은 지난 26일 '완도~제주 #3HVDC 해저케이블 건설사업'의 세 번째 재입찰 공고를 게시했다. 입찰신청 마감은 9월 15일까지다. 이로써 프로젝트의 사업자 선정은 지난 4월 최초 입찰공고 이후 5개월을 넘기게 됐다.

이번 재입찰은 지난달 중순부터 LS전선과 진행해온 수의시담이 결렬됨에 따른 것이다.

한전은 앞서 최초 입찰과 재입찰 과정에서 단독응찰로 잇따라 사업이 유찰되자 추가 재입찰에 단독응찰한 LS전선과 7월 중순부터 수의시담을 진행한 바 있다.

이번 재입찰은 앞선 재입찰과 조건이 같지만 가압시기만 6월에서 12월로 연기됐다. 이에 따라 사업의 완공 또한 목표였던 내년 6월에서 6개월 늦은 2021년 12월로 미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결과적으로 사업 참여의 기회가 다시 열린 셈이지만 이번 재입찰에 대한 전선업계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한전이 해당 사업을 ‘재입찰’했기 때문이다. 최초 입찰공고 후 사업비를 포함한 사업조건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입찰로 진행돼야 한다.

이번 수의시담까지 포함해 그동안 장애물로 지목돼온 사업비 조건(자재비 700억원, 설치비 1600억원 등 약 2300억원)이 변경되기 위해서는 재입찰이 아닌 새입찰을 냈어야 한다는 의미다.

31일 전선업계 관계자는 “유찰에 이어 수의시담까지 결렬되면 새로운 입찰 공고를 띄우는 게 일반적인데 이번 재입찰은 의아한 부분이 있다”며 “업체들이 사업조건이 맞지 않으니까 응찰하지 않는 건데 또 동일한 조건으로 입찰이 올라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전은 현재 입찰조건으로도 충분히 업체들의 참여가 이뤄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전 관계자는 “기존 조건에서도 충분히 경쟁이 있으리라 판단해 재입찰 공고를 낸 것”이라며 “가압일정만 변경해서 완공 기한에 여유를 주면 입찰에 참여할 업체가 있다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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