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관세인하, 美 무역확장법 대응 필요”
전기진흥회, 비대면 마케팅 패키지사업 추진

지난 6일 오후 전기산업진흥회 회의실에서 열린 전기산업 수출전략 회의에서 참석자들이 토의하고 있다.
지난 6일 오후 전기산업진흥회 회의실에서 열린 전기산업 수출전략 회의에서 참석자들이 토의하고 있다.

# “베트남에서 한국산 변성기에 15%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과거엔 없던 인증도 생겼다. 현지 국영 로컬기업들이 이를 일종의 경쟁 무기로 삼고 있다.”(유만종 시티이텍 사장)

#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중저압 변압기에도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정부 차원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서성근 엘파워텍 상무)

# “자국보호주의가 강화되고 있다. 우리도 단체인증이나 KS를 활용한 보이지 않는 기술장벽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박근우 전선조합 부장)

지난 6일 오후 전기산업진흥회가 마련한 수출 전략 회의에서 나온 발언들이다.

올 상반기 전력기자재 수출이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며 수출 부진 장기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향후 해법을 찾고자 조성된 자리다.

이날 제조업계 관계자들은 원부자재 조달 제한, 납기연장, 대금지급 지연, 영업활동 제약 등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애로사항을 공유했다.

또 FTA 수혜 품목 확대, 보호무역 대응, 국내시장 비관세 장벽 구축 등 대정부 건의도 쏟아냈다.

변성기 생산업체인 시티이텍의 유만종 사장은 “베트남과 미얀마 등 동남아에 주로 수출하는데 상반기에 지난해보다 약 40% 쪼그라들었다”면서 “베트남은 FTA 체결국임에도 불구, 작년부터 변성기류에 대해 15%의 관세를 물리고 있어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새로운 인증 취득을 요구하는 등 로컬기업들이 관세와 인증을 무기로 삼아 수출기업들을 견제하고 있다”며 “FTA 수혜 품목을 확대하고 관세 인하를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국가안보 위협 조사’에 따라 변압기 등을 추가로 규제하려는 움직임에 대한 우려도 컸다.

변압기를 제조하는 엘파워텍의 서성근 상무는 “60MVA이하 변압기에 대해서도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다면 중소기업의 대미수출은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며 “통상 당국이 적극 나서 국내 기업의 이익을 대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국보호주의가 강화되는 추세에 맞춰 우리나라도 보이지 않는 비관세 장벽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근우 전선조합 부장은 “미국과 중동지역의 고압케이블을 제외하면 상반기 전선 수출은 30% 이상 급감했다”면서 “정부투자기관이나 공기업을 활용해 단체인증이든 KS든 일종의 기술 장벽을 쳐서 무분별한 수입제품을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기진흥회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FTA 수혜 품목 확대, 무역확장법 대응 등을 논의하고 전력기자재 수출 지원을 위한 전략을 마련할 방침이다.

박병일 전기진흥회 수출지원본부장(상무)은 “FTA 양허품목 관세율은 매년 양국 협의를 통해 조정이 가능한 만큼 업계 의견이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무역확장법 232조와 관련해 국산 변압기는 그동안 미국의 안정적 전력망구축에 기여해온 만큼 업계 목소리를 적극 대변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전기진흥회는 또 무역협회와 함께 ‘비대면 온라인 마케팅 패키지 지원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온라인 패키지 사업은 ▲B2B 사이트인 tradeKorea내 기업별 디지털 콘텐츠 구축 및 입점 지원 ▲tradeKorea내 전기산업 특별 전시관 구축 ▲바이어 인콰이어리(구매제안) 발굴 및 매칭 ▲전기산업대전 참가업체 대상 현장 홍보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tradeKorea’는 무역협회가 운영하는 글로벌 B2B 온라인 원스톱 거래 네트워크다. 총 241개국 185만명의 바이어 DB를 보유하고 있다. tradeKorea를 통한 지난해 수출실적은 5000만 달러 규모다.

이창수 전기진흥회 수출지원본부 팀장은 “하루 평균 방문자가 4만명인 tradeKorea에 기업들이 사진이나 영상 등 디지털 콘텐츠를 활용해 상품을 등록하고 별도의 전기산업 특별관 페이지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10월 전기산업대전과도 연계해 현장 홍보 영상을 무료로 촬영하고 전기산업 특별관에 등록해 마케팅도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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