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기 메카 거창에 정부・경남도 지원책 마련 절실”
현대엘리베이터의 충주 이전 아쉬워…앵커기업 유치 노려
거창 승강기 산업, 군단위 지자체 본보기 될 것

김일수 경남도의회 경제환경위원회 부위원장
김일수 경남도의회 경제환경위원회 부위원장

김일수 경상남도의회 경제환경위원회 의원(거창2, 무소속)은 지난달 14일 열린 제377회 경남도임시회 제1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거창 승강기 산업에 대한 도 차원의 지원을 촉구했다. 거창은 승강기밸리, 승강기대학교, 승강기안전기술원 등 승강기 산업의 인프라를 어느 도시보다 잘 갖추고 있는 곳임에도 이를 활용한 경제효과는 미비하다는 것이 김 의원의 지적이다. 거창 경제 활성화가 곧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정책의 본보기가 될 것이라는 김 의원을 만나 거창 승강기 산업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지난 임시회 5분 발언의 배경은.

“거창은 오래전부터 투자를 통해 승강기대학교를 개교하고 승강기산업단지, 승강기기술원 등 산업 인프라를 갖춰놨다. 2016년 진주혁신도시로 이전한 한국승강기안전공단까지 생각한다면 거창의 승강기산업 인프라는 어느 도시보다 뛰어나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모든 인프라들을 갖추고도 경제적 효과는 미비한 상황이다. 건실한 업체들이 들어와서 경제활동을 해줘야 지역경제가 살아나는데 이 과정을 해내지 못했다. 현재 거창 승강기밸리에는 승강기 완성업체가 많지 않고 소규모 부품제조 업체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최근 국내 최대 승강기 회사인 현대엘리베이터 본사가 충청북도 충주로 이전한 것이 더욱 아쉽다. 충주는 승강기 인프라가 전무한 곳이다. 그럼에도 충청북도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현대엘리베이터라는 건실한 기업을 유치했다. 추가적으로 현대엘리베이터를 따라 내려올 업체들이나 새로 생겨날 일자리들을 생각하면 이는 엄청난 성과다. 산업 인프라를 모두 갖춘 거창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아쉬운 일이기도 하다.”

▶거창 승강기산업의 문제는 무엇인가.

“가장 큰 문제는 앵커기업 역할을 해낼 만한 규모있는 업체가 없다는 점이다. 대부분이 부품업체들이고 완성품 업체는 소수인데 그 마저저도 지방인 거창에 있다보니 존재감이 떨어진다. 다수 업체들을 끌고 갈 수 있을만한 완성업체가 들어와야 산업이 확장될 수 있다고 본다. 이는 군단위 지자체에서만 추진하기에는 한계가 뚜렷해 경남도에서 함께 신경써줘야 하는 부분이다. 그런데 경남도는 산자부나 행안부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부서에서 승강기를 담당하고 있다. 승강기를 담당하는 중앙 부서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없다보니 어려움이 느껴진다. 또 승강기대학교도 거창에 있긴 하지만 어려운 부분이 많다. 승강기대학교는 세계 유일의 승강기 전문 대학교로 국내 승강기 산업 위상 제고와 전문 승강기 인력 양성이라는 큰 비전이 있는 곳인대 아무래도 관심이 적다. 학교에 가보면 오래된 건물이나 잡초가 무성한 주변 모습을 통해 충분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정도다. 승강기라는 결코 작지 않은 산업 시장을 가지고도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가 이어지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

▶구체적으로 어떤 지원이 거창에 필요한가.

“경남도에서는 거창군보다 정보력이 빠르고 중앙정부와의 관계가 형성되기 있기 때문에 도차원에서 중앙 정부와 소통해 줄 필요가 있다. ‘어떤 방안을 가지고 거창 승강기 산업을 발전시킬 것인가’, ‘도에서는 어떻게 승강기 산업 생태계를 형성해 갈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더 이상 거창에만 맡겨놓아서는 안된다. 또 승강기산업 TF팀을 구성해야 한다. 경남 내에 승강기 산업이 만들어진 지 오래됐는데 도시에 있는 사업이 아니다보니 소외된 느낌이 없지 않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지자체에서 승강기를 담당하는 사람이 없어 로봇을 하는 직원 1명이 승강기 민원을 겸직할 정도로 관심 밖 산업이었다. 현재는 다행히도 정식적으로 하나의 센터업무로 포함됐으며 TF팀도 추진돼고 있다. 경남테크노파크가 주체가 돼 경상남도 산업혁신국장, 경상남도 서부본부장, 거창군수, 거창승강기산업협회, 승강기대학, 승강기안전공단 등이 TF팀에 참여해 승강기를 경남의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매김 시키고 미래지향적인 발전 방향을 함께 고민할 예정이다.”

▶거창 승강기 산업의 미래는.

“앵커기업 유치에 힘써야 한다. 글로벌 업체들을 포함해 이전 계획이 있는 업체들을 거창으로 오게 해야한다. 거창은 부산항이나 광양항이 가까워 수출메카 역할을 해낼 수도 있다. 군산과 울산을 잇는 도로도 공사 중이기 때문에 동서연결도 가능하다. 이미 갖춰진 산업 인프라에 더해 교통에서의 장점은 업체들이 충분히 눈여겨볼만 하다. 이를 업체에 적절히 홍보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거창 경제만을 살리기 위한 것이 아니다. 소규모 지방지역들의 생존문제는 전국적으로 큰 문제다. 정부는 인구분산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시골에서는 인구감소가 가속화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역들을 살리기 위해서는 먹거리를 나눠줘야 한다. 자동차, 선박 사업처럼 큰 사업은 도시에서 하더라도 지방에서 할 수 있는 산업들을 찾아 나눠줘야 한다. 그리고 산업을 유치한 지방 지역들은 꾸준한 투자로 이를 살려나가야 한다. 최근 김경수 경남도지사와도 이에 대한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눴고 긍정적인 답변을 듣기도 했다. 거창이 현재 갖추고 있는 인프라에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경제를 활성화 시킬 수 있다면 이는 다른 지역들에게 산업 육성 가이드라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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