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간 전기자격증 8개 땄어요”
발송배전 기술사・소방기술자 자격증에도 도전
어릴 때 꿈 ‘음악’ 접지 않고, 올해 디지털 싱글앨범 발매

전기맨 김치규 기술사가 인터뷰를 마치고 전기신문 로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전기맨 김치규 기술사가 인터뷰를 마치고 전기신문 로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앞으로 발송배전 기술사, 소방기술자 자격증 공부를 하려고 계획하고 있어요. 의사도 여러 부서가 있듯이 전기 분야에서도 가장 잘 맞는 분야를 찾아 실력을 쌓고 엔지니어로서 인정받고 싶은 게 제 꿈입니다. 물론 음악도 계속할 거고요.”

김치규 기술사는 전기 관련 8개의 자격증을 취득해 기술력과 노하우를 모두 갖춘 젊은 베테랑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수식어가 있다면 음악 하는 전기 기술사다.

그가 딴 자격증은 전기기술사를 비롯해 전기공사기사, 소방전기기사, 소방기계기사, 전기산업기사, 무정전전공, 지중배전 전공, 무인타워크레인 자격증까지 총 8종이다.

처음부터 전기 분야에 관심을 가진 것은 아니다. 그는 대구 경신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음악을 공부하고 싶어 유학을 꿈꿨지만, 음악을 하면 생활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걱정한 아버지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 때문에 그는 처음에 잠시 꿈을 접어두고 새로운 일에 도전했다.

그는 “아버지께서 제가 하는 일에 지금까지 딱 한 번 반대하셨는데 그게 바로 그때였다”며 “이후 전기업계에 계신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입대 전에 전기기능사 시험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산업기능요원을 시작으로 전기업계에 발을 들여 어느덧 9년 차 직장인이 됐다. 8종의 자격증은 불과 9년 만에 획득한 것이다.

그는 주간에는 일하고 밤에는 공부하는 주경야독 생활을 9년간 했다. 특히 건축전기설비기술사 자격증을 준비할 당시 40~50분의 이동시간을 줄이고자 회사 근처에 집을 얻어 생활하며 2~3년간 가족을 거의 보지 않은 의지의 청년이었다.

그는 “아버지가 경상도 분이라 표현을 잘 안 하시는데, 기술사 자격증을 찍어 보내드리자 곧바로 메신저 프로필로 해놓으셨다”며 기쁨을 표했다.

주변의 도움도 컸다. 산업기능요원 당시 사장님의 배려로 야간 수업과 업무 병행이 가능했고 접지, 방폭 등 전기 전문가인 민찬식 성남 한국폴리텍대학 교수의 도움으로 전기 관련 고급 정보도 얻을 수 있었다.

공부에 매진하다 보면 업무에 소홀해질 법도 한데, 직장 환경은 오히려 더 좋아졌다.

그는 “처음에는 현장에서 보조하는 일을 하다 현장 공무 생활, 현장관리, 최종적으로 현장 대리인 총괄 직책까지 맡게 됐다”며 “다만 현장에 있을 때는 몸은 고단해도 회사에 얽매이진 않았는데 관리를 하면서 회사 자금도 신경 써야 해 정신적 스트레스가 많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최근에는 대구에서 상경해 삼성전자 글로벌 인프라 총괄 부서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과거에는 공사단가를 어떻게 줄일까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면 이제는 경제성뿐만이 아니라 전력계통에서 제 역량을 어떻게 펼칠 수 있는가에 고민이 많아졌다. 이를테면 전력품질의 신뢰성을 컨설팅하는 일 등을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전기 관련 일을 하고 있지만 한때 꿈이었던 음악에 대한 열정도 아직 식지 않았다.

김 기술사는 “올해 친구와 함께 디지털 싱글앨범을 발매했고, 앞으로도 음악을 꾸준히 할 것”이라며 음악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마지막으로 전기신문 독자로서 “전기 산업인의 한 명으로 전기신문 기사를 스크랩하면서 이슈를 살핀다”며 “전기 관련 뉴스를 발 빠르고 심층적으로 보도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전기인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기를 부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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