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의 역할, 인간 삶과 함께 변화…능동적인 플랫폼으로 변신’
AI스피커에 내준 플랫폼 자리, 스마트조명은 새로운 콘텐츠 더해 차별화해야

최안섭 세종대학교 교수
최안섭 세종대학교 교수

“인간의 삶이 바뀌면서 조명의 역할도 함께 바뀌고 있습니다. 조명은 더 이상 사물을 인식하기 위한 도구에 그치지 않고 직접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최안섭 세종대학교 교수는 과거 수동적이었던 조명의 역할이 능동적인 플랫폼으로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교수는 스마트조명협의체에서 기술분과장을 맡고 있으며 전기공학 출신들이 많은 조명산업에서 건축학 출신으로 조명 기술에 건축 개념을 접목시킨 산업 전문가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조명의 역할은 더욱 다양화될 것입니다. 재택근무는 늘어날 것이고 위생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높아질 것입니다. 조명은 대중의 이런 삶과 가치관의 변화, 새로운 생활패턴을 수용해야 합니다.”

특히 최 교수는 앞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사람들을 위한 ‘상황별 조명’이나 가시광선 살균, UV-C 살균 등의 조명을 통한 위생 기술이 각광을 받는 등 조명의 역할이 이전과는 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런 차원에서 지금이야말로 스마트조명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과 보급의 적기라고 최 교수는 강조했다.

“다만 조명은 AI스피커에 세대 내 플랫폼 자리를 한 차례 내준 적이 있습니다. 세대 내 TV, 에어컨, 냉장고 등 전기제품들이 하나의 플랫폼 제어시스템으로 통합되고 있는 흐름에서 조명은 가장 이 역할을 잘해낼 수 있는 제품임에도 AI스피커에 그 자리를 내줬다는 겁니다. 앞으로 스마트조명은 조명만의 방법으로 대중에게 더 나은 플랫폼을 제공해야 합니다.”

최 교수는 스마트조명은 AI와 조명이 융합된 형태라는 점에서 AI스피커와 비슷하지만 스피커보다 더 많은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취침등, 식사등, 무드등 등 상황에 맡는 조명 효과나 사람의 유무에 따른 디밍, 사람의 표정을 인식하고 감정을 맞춰주는 조명시스템 등이 조명만이 제공할 수 있는 콘텐츠라는 것.

이를 위해서는 스마트조명 개발에 다양한 분야의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발주처에서도 스마트조명 보급을 적극적으로 도와줄 필요가 있다고 최 교수는 말했다.

“다양한 분야의 기술과 아이디어가 모여야 새로운 스마트조명 콘텐츠 생산이 가능하며 보급이 활성화될수록 가격이 저렴해지는 선순환이 이어질 것입니다. 이렇게 쌓인 데이터는 국내 조명산업을 넘어 해외에서 스마트조명 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또 최 교수는 분과장으로서 회원사들에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업체들이 스마트조명협의체에 들어오면 기술협력을 통해 새로운 제품을 만들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비전을 가질 수 있어야 스마트조명의 발전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게 최 교수의 생각이다.

“스마트조명이라는 개념이 나온 지는 상당히 오래됐지만 아직 적용된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발주처에서 스마트조명을 공급할수록 스마트조명의 발전은 가속화될 것이고 이를 찾는 발주처는 더 많아지는 선순환이 이어질 것입니다. 스마트조명협의체는 이 선순환의 고리가 형성될 수 있도록 각자의 자리에서 더욱 분발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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