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 대한 예의

어크로스 / 권석천 지음

우리는 재벌과 공직자의 갑질에 신경이 곤두선다. 성폭력에 분노해 모여서 외치고, 막말을 참지 못해 언론사에 제보한다.

그리고 말한다. 제발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라고, 사람에 대한 예의를 지키라고.

민주주의, 산업화, 공정, 정의, 복지, 기본소득에 이르기까지 ‘사람 살기 좋은 세상’을 위한 변화는 계속되는데 왜 사람의 가치는 점점 떨어지는 걸까.

칼럼이 나오는 날이면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독자들이 돌려가며 읽는 거의 유일한 글쟁이, ‘중앙일보의 송곳’으로 불리는 저자는 책을 통해 극단적인 대립, 각자도생의 한국 사회를 통과하며 우리가 놓쳐버린 가치들을 되돌아본다.

출판사가 ‘날카로운 필력과 힘 있고 명징한 사유를 통해 오늘을 생생하게 환기하는 책’이라고 야심차게 소개하는 작품이 독자를 만난다.

어른이 슬프게 걸을 때도 있는 거지

책읽는수요일 / 박선아 지음

이 책은 의식하지 못한 채 흘려보내는 시간에 일부러 빈칸을 만들고 그 시간을 채워가는 이야기다.

한없이 사소할지 몰라도 한편으로 우주만큼 거대한 시간을 매일, 성실하게 걸었던 순간을 박선아 작가 특유의 담백하면서도 다정한 산문과 감각적인 사진으로 기록했다.

그리고 각 산책 코스마다 글의 말미에 그날의 분위기를 환기하는 문장들을 다른 책에서 인용하여 실었는데, 이는 매일의 걸음에 또 다른 리듬을 부여한다.

그렇게 혼자, 때로는 좋아하는 사람이나 고양이를 쫓아 걷다 보면 잠시나마 슬픔을 의심할 수 있고, 잊어야 할 것들은 잊게 되고, 운이 좋으면 기억해야 할 것을 발견하기도 한다고 저자는 고백한다.

책과 함께 묶인 산책 노트는 매일 같이 걷고 그 시간을 기록해보자고 하는 작가의 다정한 권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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