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영화 ‘부산행’ 차기작, 전작 이어 칸영화제 공식 초청

▲폐허가 된 땅에 남겨진 자들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 ‘반도’ 2차 포스터
▲폐허가 된 땅에 남겨진 자들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 ‘반도’ 2차 포스터

“이성이 지배하는 사회를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 이성은 무너지고 야만성이 지배하는 세상의 삶과 그에 대비되는 휴머니즘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 영화 ‘부산행’ 드라마 ‘방법’ 웹툰 ‘지옥’ 등 플랫폼을 넘나드는 스토리텔러 연상호 감독이 7월 15일 ‘반도’로 극장가를 찾아온다. ‘반도’는 ‘서울역’과 ‘부산행’에서 이어지는 연상호 감독의 세계관을 확장시킨 작품으로,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한 최초의 ‘포스트 아포칼립스(종말 이후)’ 세상을 선보인다.

◆전 세계가 기다려온 K-좀비물= ‘반도’가 ‘부산행’(2016)에 이어 칸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됐다. ‘부산행’과 ‘반도’처럼 하나의 세계관을 지닌 작품들이 칸영화제의 초청을 연달아 받은 사례는 국내에서 연상호 감독이 처음이다. 티에리 프레모 칸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연상호 감독을 “박찬욱, 봉준호 감독을 잇는 한국을 대표하는 감독”으로 소개하면서 “‘반도’는 ‘부산행’의 훌륭한 시퀄”이라고 극찬했다. ‘반도’는 이미 북미, 프랑스, 중남미, 대만 등에 선판매를 완료했고 아시아 주요 국가들에서는 동시기에 개봉할 예정이다.

연상호 감독은 ‘서울역’, ‘부산행’, ‘반도’로 자신만의 유니버스인 ‘연니버스’를 구축했다. 먼저 ‘서울역’은 제34회 브뤼셀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실버 크로우(Silver Crow)상을 수상한 애니메이션으로 ‘부산행’의 프리퀄이다. 국내 천만 관객 돌파와 월드 와이드 흥행 수익 1억4000만불을 달성한 ‘부산행’은 부산행 기차 안팎에서 재난과 마주한 이들의 사투를 그리며 K-좀비의 바이블로 자리 잡았다. ‘반도’에서 “기존 영화에서 보지 못했던 영상이나 액션 장면들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낸 연상호 감독이 또다시 신드롬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촘촘히 쌓아올린 다채로운 캐릭터= ‘반도’는 ‘부산행’ 그 후 4년, 폐허가 된 땅에 남겨진 자들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다. 위험을 무릅쓰고 반도로 되돌아온 자, 그곳에서 들개처럼 살아남은 자, 들개 사냥꾼을 자처하며 좀비보다 더 위협적인 존재가 돼버린 자들까지. 연상호 감독은 전대미문의 재난, 그 후의 이야기에 방점을 찍었다. 그리고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 위로 저마다의 얼굴로 살아남은 다양한 인간 군상의 모습을 긴박한 이야기 속에 펼쳐냈다.

‘군도: 민란의 시대’ ‘검은 사제들’ ‘검사외전’ ‘마스터’ ‘1987’ 등 장르 마스터 강동원이 ‘정석’으로 분했다. 정석은 재난으로 가족을 잃고 무기력하게 살아왔지만, 반도로 돌아와 살아남은 자들과 함께하며 조금씩 변화하는 인물이다. 돌아온 여전사 이정현은 반도에서 살아남은 ‘민정’ 역으로 데뷔 이래 첫 액션 블록버스터에 도전했다. 강인한 생존력부터 모성애까지 다층적인 인물을 입체감 있게 살려낸 이정현은 총격전부터 카체이싱까지 섭렵하며 강인한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타짜: 원 아이드 잭’ 등 연기파 배우 권해효는 민정과 함께 살아남은 생존자 ‘김 노인’ 역을 맡았다. 전직 군 간부였던 김 노인은 아이들을 반도에서 탈출시키고자 마지막까지 희망을 놓지 않는 인물이다. 차세대 충무로 블루칩으로 떠오를 이레와 신예 아역배우 이예원의 활약도 눈에 띈다. 이레는 ‘준이’ 역을 맡아 압도적인 카체이싱 씬을, 이예원은 ‘유진’으로 분해 RC카로 좀비를 따돌리는 묘수 등을 발휘하며 적재적소에서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더 킹’ 등 배우 김민재는 정석과 민정 일행을 쫓는 631부대 소대장 ‘황 중사’ 역을 맡았다. 좀비와 들개들을 한 공간에 가둬놓고 ‘숨바꼭질’이라는 생존 게임을 즐기는 황 중사의 야만성은 김민재의 밀도 있는 연기로 완성됐다. 배우 구교환은 631부대 지휘관 ‘서 대위’ 역을 맡았다. 겉과 속이 다른 서 대위는 욕망을 향해 무섭게 질주하는 인물이다. 정석의 매형이자 그와 함께 폐허의 땅으로 돌아온 ‘구철민’ 역은 배우 김도윤이 맡았다. 631부대에 끌려간 구철민은 극한의 긴장감을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할 예정이다.

▲‘반도’ 스틸컷(사진=NEW)
▲‘반도’ 스틸컷(사진=NEW)

◆‘부산행’ 제작진, 차별화된 볼거리= 연상호 감독은 ‘부산행’을 함께 했던 베테랑 스탭들과 1년 가까운 시간을 프리 프로덕션에 쏟아부었다. 주차장이 된 도로, 멋대로 자라난 풀 등 4년 동안 방치된 반도의 낯선 모습을 현실감 있게 구현해낸 연상호 감독은 “익숙하게 보던 도시들이 폐허가 돼 있는 모습을 보는 게 시사하는 점도 있고 재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전하며 ‘반도’의 비주얼을 기대케 했다.

‘반도’(115분·15세이상관람가)에서 총 20분간 펼쳐질 ‘카체이싱(Car Chasing·자동차 추격)’ 액션은 영화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거리 위로 쏟아져 나오는 좀비 떼를 돌파하며 무한 질주하는 장면은 액션 쾌감과 눈 뗄 수 없는 볼거리를 선사한다. 지난 4일 4DX 재개봉을 한 재난 블록버스터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2015)를 떠오르게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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