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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촌광장)지속가능의 길 – 해외 석탄발전사업
류권홍 원광대 교수    작성 : 2020년 06월 29일(월) 08:14    게시 : 2020년 06월 30일(화) 09:29
인도네시아 자바 9·10호기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에 대한 한전 이사회의 결정이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된 이유는 환경단체들의 반발이었다.
환경단체가 반발하는 근거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한전이 석탄발전을 수출함으로써 기후변화 대응에 역행하게 되고, 한국의 이른바 ‘기후악당’ 이미지가 더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의 상황을 보면 이 사업은 악당이 아니라 ‘천사’가 될 수도 있다. 전기 에너지는 해당 국가의 지리・정치・경제・산업・에너지원 보유 상황 등에 따라 결정된다.
인도네시아는 다수의 섬으로 구성되어 있는 천연가스 생산국이지만, 국내에서 소비할 정도로 소득수준이 높지 않다. 넓은 국토면적과 섬으로 이루어진 지리적 특성, 천문학적 비용과 기술적 한계로 인해 천연가스 생산지에서 대도시인 소비지로의 수송이 어렵다.
그래서 1971년 수마트라 북부의 아룬에서 대규모 천연가스가 발견되어 생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산량의 대부분을 일본과 한국 등에 수출했을 뿐 국내 소비는 추진하지 못했다. 그 이후로 발견된 본탕과 탕구의 천연가스도 인구가 밀집되어 있는 자바섬까지 수송하기 어려운 곳에 위치하고 있다. 한편, 우리는 천연가스 요금 부담하는 것이 어렵지 않지만, 인도네시아는 인프라비용과 생산비를 감수할 정도의 소득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천연가스 생산 지역에서 전기를 생산해서 보내면 되지 않느냐고 주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천연가스 발전 자체의 단가가 높으니 전기요금이 너무 비싸고 송전망을 건설하는 것 또한 막대한 자금이 소요된다. 인도네시아 입장에서는 현실적이지 않은 대안이다. 인도네시아 지도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 석탄 매장량은 세계 11위, 생산량은 세계 5위, 소비량은 12위 수준이다. 미국, 유럽의 석탄 소비량이 줄면서 국제 석탄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풍부한 매장량과 가격을 볼 때, 인도네시아로서는 석탄 발전이 가장 합리적인 대안일 수밖에 없다.
인도네시아에서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면 되지 않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신재생은 천연가스보다 더 비싼 에너지이니 그림의 떡이다. 더 중요한 것은 안정적이고 저렴한 전기가 공급되어야 산업이 들어오고, 교육이 가능하며,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분산형의 불안정적 신재생에너지로는 인도네시아 섬지역의 빈곤탈출이 불가능하다.
안정적이고 저렴한 전기가 공급되지 않고서는 인도네시아의 밀림은 지속적으로 사라질 수밖에 없다. 다른 산업이 발달하지 못하기 때문에 벌목을 해야 하고, 농업이 중심이 되니 농토를 얻기 위해 산림을 태워야 한다.
2015년 유엔에서 절대다수의 국가들에 의해 통과된 지속가능목표의 1번은 빈곤탈출이고 2번이 배고픔으로부터의 해방이다. 청정에너지라는 것도, 환경이라는 것도 모두 빈곤에서 탈출되고 먹고 살만 해지면서 따지고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산업구조의 발전은 에너지의 전환단계와 직접 관련되어 있다. 석탄발전을 시작으로 실질적 산업혁명이 시작된 것처럼, 저개발국가는 석탄과 함께 산업발전이 시작될 수밖에 없다. 저개발국에게 석탄이 아닌 신재생을 강요하는 것은 당신들은 지금 수준으로 그냥 그렇게 살라는 개발된 국가들의 횡포나 다름없다. 한국이 석탄발전으로 먹고 살만큼의 수준이 되었다고 딴소리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두 번째는 해당 사업의 경제성이 나오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해외 사업에 대해 KDI가 경제성 판단을 하면 안 된다. 사업을 모르고, 오히려 사업의 지연이나 실패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사업성 판단은 해당 회사의 이사회가 책임을 지고 판단할 일이다.
또한, 사업의 성공가능성은 사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대주단이 가장 냉정하게 바라본다. 경제성이 없는데 돈을 빌려줄 이유가 없고, 결국 사업의 추진은 불가능하게 된다. 사업성은 은행이 더 잘 평가한다.
한편, 인도네시아는 폐쇄되는 유전과 가스전이 많은 나라이다. 석탄발전으로 인해 발생되는 이산화탄소를 지중에 저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 우리나라는 불가능하지만 인도네시아에서는 가능한 방법이다.
환경단체가 할 일은 해외석탄발전사업에 대한 무분별한 반대가 아니라 친환경적 석탄발전이 되도록 격려하는 일이다.


류권홍 원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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