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 414km로 늘어난 2020년형 모델
회생제동 에너지 시스템 및 원 페달 드라이빙으로 즐거움 배가시켜

쉐보레 ‘2020 볼트EV’를 타고 서울과 강원도 양양을 왕복하는 400km 정도의 장거리 운전을 해봤다.
쉐보레 ‘2020 볼트EV’를 타고 서울과 강원도 양양을 왕복하는 400km 정도의 장거리 운전을 해봤다.

한국지엠이 최근 국내에 출시한 쉐보레의 ‘2020 볼트EV’는 주행거리 걱정없이 다이내믹한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는 전기차다.

2020년형 볼트EV는 66kWh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가 414km로 기존(383km)보다 31km 늘었다. 제원상 전장×전폭×전고가 4165×1765×1610mm, 축거(휠베이스) 2600mm, 공차중량 1620kg이다.

사실 외관상 디자인은 전작과 별 차이가 없다. 전면부 듀얼포트 그릴에 입체적인 문양이 추가된게 전부다. 짧은 오버행, 높은 전고, 해치백 테일게이트 등 도심형 크로스오버 스타일이 돋보인다.

실내 공간은 대용량 배터리를 차체 바닥에 깔고 전기차 전용으로 설계한 덕분에 동급 대비 높은 헤드룸과 넓은 레그룸을 보유해 꽤 넉넉한 편이다. 2열 바닥도 센터 터널없이 평평하다.

GM이 쉐보레 ‘2020 볼트EV’의 주행거리를 확장하고자 신기술을 적용해 배터리 효율을 더욱 높였으며 기존 대비 6kWh 용량이 늘어난 LG화학의 66kWh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했다. DC콤보 급속충전과 완속충전을 모두 지원하며 급속충전 시 1시간만에 전체 배터리의 80%를 채울 수 있다.
GM이 쉐보레 ‘2020 볼트EV’의 주행거리를 확장하고자 신기술을 적용해 배터리 효율을 더욱 높였으며 기존 대비 6kWh 용량이 늘어난 LG화학의 66kWh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했다. DC콤보 급속충전과 완속충전을 모두 지원하며 급속충전 시 1시간만에 전체 배터리의 80%를 채울 수 있다.

시승 코스는 시그니엘 서울(잠실)에서 출발해 화양강 휴게소, 한계령 휴게소, 강원도 양양군 낙산항까지 200km되는 거리였다. 복귀할 때도 같은 길로 돌아왔으니 총 400km를 충전없이 왕복한 것이다.

볼트EV에 탑승해 스타트 버튼을 누르고 가속페달을 밟으면 조용하게 미끄러듯이 움직이다. 영구 자석 모터가 탑재된 드라이브 유닛은 최고출력 204PS/150kW, 최대토크 36.7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전륜구동 방식이며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제로백)은 7초가 채 되지 않는다.

볼트EV의 전반적인 주행감은 가볍고 경쾌하다. 한계령 오르막에서도 두터운 토크감으로 거침없이 달렸다. 급가속 시 순간 토크도 강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게 중심이 낮았기 때문에 구불구불한 도로를 지날 때 안정적인 코너링을 선사했다.

전기차다보니 승차감은 매우 정숙하다. 뒷좌석에 앉았을 때 요철 구간에서 잔진동은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고급 세단같은 안정감을 기대할 수는 없다. 그래도 대체적으로 만족스럽다.

쉐보레 ‘2020 볼트EV’는 10.2인치 대형 중앙화면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보여주며 각종 부가기능들을 수행할 수 있다.
쉐보레 ‘2020 볼트EV’는 10.2인치 대형 중앙화면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보여주며 각종 부가기능들을 수행할 수 있다.

아무래도 산맥을 오르는 급경사에서는 당연히 배터리 잔량이 빨리 떨어졌다. 하지만 내려가는 구간이 시작되자 회생제동 에너지 시스템을 통해 주행 가능 거리가 급격히 늘어났다.

특히 볼트EV의 경우 브레이크 대신 스티어링 휠 후면의 패들 버튼을 통해 리젠 온 디맨드 시스템을 발동시키면 감속과 함께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꿔 배터리를 재충전한다. 여기에 기어노브를 L에 두고 패들 버튼까지 같이 사용하면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도 완전 정차를 할 수 있다. 원 페달 드라이빙이 가능한 것이다.

평상 시 전기차를 탈 때는 기존 내연기관차와 주행감이 다른게 싫어 회생제동 기능을 잘 쓰지 않았지만 이번 시승에서는 발전 효율을 얼마나 극대화할 수 있을지 살펴보고자 계속 L단과 패들 버튼 조합을 활용했다. 에어컨을 계속 켜고 400km를 달렸지만 최종 도착지에서 계기반 정보창을 확인해보니 65km를 더 주행할 수 있을 만큼의 전력이 남았다.

실제로 한국지엠에 따르면 이러한 주행 특성을 이용하면 볼트EV는 공인된 수치보다 훨씬 먼 거리를 갈 수 있다. ‘2017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부대행사 일환으로 진행된 서울에서 제주까지의 장거리 도전에서 볼트EV는 당시에는 지금보다 주행 가능 거리가 더 적었음에도 470km를 단 1번의 충전없이 완주한 바 있다.

이외에도 2020년형 볼트EV는 주차 시 차량 주변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주는 후방 카메라가 기존 아날로그 방식에서 ‘디지털 서라운드 비전 카메라’로 업그레이드됐고 실내 이오나이저 기능도 기본으로 적용됐다. 불필요한 시스템의 전원 사용을 제한해 주행 에너지를 극대화하는 저전력 모드 및 운전자 취향에 맞게 디스플레이 테마 설정도 새롭게 추가됐다.

다만 내비게이션이 내장돼 있지 않다. 그래서 애플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 오토 등 애플리케이션(앱)을 연결해야 한다. 참고로 통풍시트는 없고 트렁크도 골프백이 들어가기에는 다소 비좁다.

쉐보레 ‘2020 볼트EV’는 미국 미시간 오리온 타운십에서 생산되며 이비자 블루, 미드나이트 블랙, 스칼렛 레드 등 6가지 외장 색상을 제공한다.
쉐보레 ‘2020 볼트EV’는 미국 미시간 오리온 타운십에서 생산되며 이비자 블루, 미드나이트 블랙, 스칼렛 레드 등 6가지 외장 색상을 제공한다.

볼트EV는 장거리 전기차 시대를 연 기념비적인 모델답게 주행거리, 성능, 디자인, 가격 모두 기본에 충실했다.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바꾸려는 예비 오너들이 안심하고 구입해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편 2020년형 볼트EV의 가격(전기차 구매 보조금 제외, 개소세 인하분 반영)은 원가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배터리의 용량 증가와 상품성 개선을 이뤄냈음에도 인상없이 기존과 동일하게 트림별로 ▲LT 4593만원 ▲LT 디럭스 4693만원 ▲프리미어 4814만원이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