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0일 대구광역시 남구 소재 경북예술고등학교에서 무용과 3학년 학생이 57일 만에 선생님으로부터 대면 수업을 받고 있다. (제공: 연합뉴스)
4월 20일 대구광역시 남구 소재 경북예술고등학교에서 무용과 3학년 학생이 57일 만에 선생님으로부터 대면 수업을 받고 있다. (제공: 연합뉴스)

이제 지구촌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의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 먼 훗날 500년 후 역사의 한 페이지에 중요한 사건으로 기록될 코로나19는 정치·경제·사회·문화·외교·과학 등 전 분야에 일대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역대 유례가 없던 비대면 교육은 이제 어쩌면 새로운 교육의 한 경향으로 자리매김할 수도 있다. 이미 인터넷 강의를 통해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외국어 등 대학 입시 과목은 21세기의 하나의 대세가 됐다. 공무원이 되기 위한 학습도 인터넷 강의가 우선순위로 자리매김했다.

이제 인터넷 강의의 영역은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이전까지는 완전히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됐던 음악, 체육, 미술 등 예체능 과목도 학생이 학교에 가지 못하는 이상 비대면 강의가 불가피하다.

예체능 과목 가운데 체육은 ‘운동장’ 혹은 ‘체육관’이 수업의 대표 본질이다. 이 본질에서 움직임이라는 요소는 필수적이다.

축구, 농구와 같이 단체 스포츠는 애당초 비대면 수업에서는 불가능하다. 축구공을 리프팅하는 정도라야 집에서 가능하겠지만 이 또한 층간소음으로 인해 이웃 간의 분쟁을 일으킬 소지가 다분하다.

즉 맨손체조, 요가와 같은 정적인 개인 운동이나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는 줄넘기 정도가 비대면 수업이 가능하다. 그마저도 줄넘기도 층간소음이 문제시돼 권장하기 어려운 종목이다.

이 대목에서 체육 수업도 이제 패러다임의 전환이 불가피해 보인다. 비대면 수업 기간만큼이라도 실기에서 필기 위주로 변화하는 흐름이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학기말 고사 기간 외에 체육 교과서를 제대로 정독할 기회가 없었다. 체육은 기본적으로 야외에서 이뤄졌다. 비가 와야 비로소 교실에서 수업했다.

이제 코로나 시국에 체육 수업은 교과서의 비중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기량이 떨어져 운동에서 소외되는 학생도, 장애 학생도, 모두 참여할 수 있다. 이 같은 참여가 관심으로 승화돼 스포츠 기자, 아나운서, 평론가 등으로 나아갈 계기가 될 수 있다.

체육 교생 실습 시절 루게릭병으로 투병하는 학생이 있었다. 이 학생이 체육 시간에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교실에 홀로 남아 자습을 하는 게 유일한 선택지였다.

실습 기간 담당했던 과목은 농구와 이어달리기. 교실에 홀로 남는 게 옳지 않다고 판단해 운동장으로 나오게 한 후 기록을 지시했다. 이 또한 체육 수업의 한 방편이기 때문에 무조건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제 코로나가 어쩌면 ‘모두의 체육’으로 본질까지 바꾸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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