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폭락·코로나19 등 경제난 탈출구로 사우디 선택
가스공사, 4260억원 손실 처리 후 사업 지분 축소

2016년 이라크 북부 유전지대 키르쿠크에서 가스시설과 원유저장탱크 등이 IS의 공격을 받아 불타고 있다.(제공: 연합뉴스)
2016년 이라크 북부 유전지대 키르쿠크에서 가스시설과 원유저장탱크 등이 IS의 공격을 받아 불타고 있다.(제공: 연합뉴스)

유가 폭락과 코로나19 사태로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이라크가 한국가스공사가 철수한 아카스 가스전 사업에 사우디 투자를 허용했다.

23일(현지시간)사우디 국영 알아라비야 방송에 따르면 알리 알라위 이라크 재무장관은 “이라크 안바르주 아카스 가스전에 사우디아라비아 회사의 투자를 허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석유장관 대행을 겸하는 알라위 장관은 22일 경제 대표단을 이끌고 사우디를 찾았다. 다만 투자의 시기와 규모 등 합의 내용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이라크 정부의 이런 움직임은 석유 수출에 정부 재정의 90%를 의존하는 상황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유가 폭락으로 재정난에 직면한 데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이라크 정부의 만성적인 경제난이 더욱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이달 6일 새로 출범한 이라크 내각은 이란의 경계에도 걸프 지역 산유 부국의 투자, 지원을 적극적으로 물색하고 있다.

특히 시리아와 국경을 맞댄 이라크 서부 국경지대에 있는 아카스 가스전은 이라크에서 가장 큰 가스전으로 한국과도 관련 있는 곳이다.

한국가스공사는 전 정부의 자원외교 정책 추진으로 2010년 10월 카자흐스탄의 KMG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아카스 가스전의 개발·생산 사업을 수주했다.

애초 가스공사는 7년 이내에 아카스 광구를 일일 생산량 최대 400mmcf(석유환산 7만2000배럴) 수준으로 확대, 13년 이상 최대 생산을 유지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2014년 중반부터 안바르주가 이슬람국가(IS)의 근거지가 되면서 아카스 가스전 사업이 중단됐다. 이라크군은 2017년 11월에서야 아카스 가스전을 IS에서 되찾았다.

아카스 가스전 사업은 가스공사 해외 자원개발 사업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가스공사는 2016년과 2017년 두 해 동안 아카스 가스전 사업에 투자한 4316억원 가운데 4260억원을 손실로 처리했다. 가스공사는 아카스 가스전 사업의 지분을 점차 축소한다는 계획이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