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 93%, 코로나19로 상반기 취업 힘들어

구직자 93%가 코로나19로 인해 상반기 취업이 힘들까봐 두렵다고 응답했다. (제공 사람인)
구직자 93%가 코로나19로 인해 상반기 취업이 힘들까봐 두렵다고 응답했다. (제공 사람인)

“그동안 집에 잘 들어가지 않아 부모님의 핀잔을 들었던 당신은, 이제 밖에 좀 나가라는 핀잔을 듣게 될 것이다” 미국의 유명 코미디언인 코난 오브라이언이 미국 아이비리그 다트머스 대학 연설에서 졸업생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이는 대학생들이 졸업 후 일자리로 나아가지 못하고 ‘백수’로 전락해버리는 미국 취업시장을 꼬집은 발언이다.

국내 취업시장의 상황도 변변치 않은 건 마찬가지다. 취업이 어렵다는 말은 매년 반복돼 왔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영향까지 더해져 실제로 다수의 기업이 채용을 미뤘다.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은 올해 상반기 신입 채용공고가 17.3% 줄었고 경력 채용공고도 7.2%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 수치를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된 2월 이후로 좁히면 전체 채용공고는 전년동기 대비 29.8% 줄었으며 이중 신입 채용공고는 35.3% 경력 채용공고는 24.8% 각각 줄었다.

구직자가 느끼는 체감은 더욱 심각하다. 사람인이 구직자 135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293명(93%)이 상반기 취업이 힘들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절반 이상이 그 이유로 ‘채용이 연기되는 곳이 많아서’를 꼽았다. 올해 상반기 취업을 목표로 열심히 준비했던 취업준비생들이 예상치 못한 코로나19로 인해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취업커뮤니티 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어쩔 수 없지만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이 대다수인 반면 일각에서는 “코로나19를 핑계로 기업들이 인원채용을 미루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는 날 선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전염병이 발병한 것은 기업의 잘못이 아니며 기업은 코로나19의 피해를 최전선에서 느끼고 있는 가장 큰 피해자 중 하나다. 취준생 입장에서는 채용이 미뤄진 상황에 대해 불안함과 무기력함이 느껴질 수 있지만 그 대상이 기업이 돼서는 안될 것이다.

한 켠에서는 기업의 채용일자가 밀려 다행이라는 구직자도 있다. 이들은 취업을 위해 준비할 시간이 조금 더 생겼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준비’라는 것은 아무리 해도 모자란 부분이 보이기 마련이라 이들은 이 기간을 기회삼아 더욱 발전된 모습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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