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베네수엘라행 이란 유조선에 조처 검토” 경고
이란 “해적처럼 불안 조성 시엔 나쁜 결과 치르게 될 것” 맞불

이란 마한항공 (제공:연합뉴스)
이란 마한항공 (제공:연합뉴스)

반미 진영의 우방인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교역을 놓고 미국과 이란 간의 설전이 오가고 있다.

미국의 한 고위 관리는 14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미국은 이란이 베네수엘라에 연료를 공급하는 상황이 달갑지 않다”며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가 연료값으로 수 t의 금을 이란에 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여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막는 데 어떤 조처를 할 수 있는지 살펴보고 있고 적정한 조처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알리 라비에이 이란 정부 대변인은 16일 “이란과 베네수엘라는 독립 주권국가로서 양국의 교역은 누구도 간섭할 수 없다”며 “이란은 베네수엘라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 석유를 파는 데 주저하지 않겠다”고 반박했다.

이란 석유수출협회의 하미드 호세이니 대변인도 “휘발유를 실은 유조선이 공격당하거나 나포돼선 안된다”라며 “연료난을 겪는 베네수엘라에 남는 휘발유를 수출하는 것은 이란의 권리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 같은 설전이 벌어진 이유는 이란 혁명수비대가 소유한 마한항공 화물기 10여대가 3월 말부터 베네수엘라 정유 시설에 필요한 물품과 기술진을 싣고 도착했는데, 마한항공은 미국의 대테러 제재 대상이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6월 영국 해군은 지브롤터 해협에서 이란 유조선이 유럽연합(EU)의 제재 대상국인 시리아로 향한다는 이유로 45일간 억류한 적 있다. 이란은 이 억류 사건의 배후로 미국을 지목했다.

이란 언론들은 16일 “미 해군이 함정 4척과 보잉 P-8 포세이돈 대잠초계기 1대를 카리브해로 보냈다는 정보가 이란에 입수돼 혁명수비대가 이를 감시중”이라며 “미국이 해적처럼 공해에서 불안을 조성한다면 나쁜 결과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브롤터 해협 나포 사건처럼 베네수엘라로 가는 이란 유조선을 미군이 억류하면 걸프 해역이나 중동에서 이란 또는 친이란 무장조직이 미국 정부·민간 자산을 보복 공격할 가능성도 커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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