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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2_추남’s 이 영화 어때?) 코로나19로 뒤숭숭…벨 에포크로 떠나보자 ‘카페 벨에포크’
돌아가고 싶은 딱 하루가 있으신가요?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 초청작, 20일 개봉
추남    작성 : 2020년 05월 18일(월) 00:21    게시 : 2020년 05월 20일(수) 13:57
▲하룻밤의 시간여행을 떠난 빅토르가 잊었던 설렘을 마법처럼 되찾게 되는 100% 맞춤형 핸드메이드 시간여행 로맨스 영화 ‘카페 벨에포크’ 메인 포스터(사진=이수C&E)
‘벨 에포크(belle epoque)’란 말이 있다. 과거의 좋았던 그때를 가리키는 말로 종종 쓰이는 프랑스어로 누구나 가지고 있을 법한 아름다웠던 시절을 뜻한다. 최근 서울 이태원 클럽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마음이 뒤숭숭하다면 내 인생의 벨 에포크를 찾아 떠나보는 건 어떨까.

‘카페 벨에포크’(니콜라스 베도스 감독)는 사랑이 시작되는 곳 카페 벨에포크로 하룻밤 시간여행을 떠난 ‘빅토르’가 잊었던 설렘을 마법처럼 되찾게 되는 핸드메이드 시간여행 로맨스다. 영화는 이달 20일 개봉한다.

◆돌아가고 싶은 딱 하루는 언제?= 그동안 ‘이프 온리’(2004), ‘시간 여행자의 아내’(2009) 등 로맨스 장르 안에서 녹여낸 시간여행 소재는 오랜 시간 꾸준히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이는 누군가를 사랑해본 적 있는 관객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에 시공간을 초월하는 판타지적 요소를 가미시켜 그때 그 시절, 사랑의 향수를 피어오르게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카페 벨에포크’에서 펼쳐지는 시간여행은 조금 색다르다.

‘카페 벨에포크’에서는 누구든지 원하는 날짜와 장소만 얘기하면 언제라도 시간여행을 떠날 수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은 시간여행의 설계자 ‘앙투안’이 낸 아이디어에서 출발한다. 고객의 과거 체험 의뢰가 들어오면 배우 섭외부터 그 시대 소품과 의상, 인테리어 등 모든 것들을 완벽하게 재현해 판타지를 충족시켜 준다. 실제 영화 스튜디오 세트장을 방불케 하는 스케일과 시간여행을 준비하는 백스테이지 현장들은 보는 이들의 눈을 휘둥그레하게 만든다.

빅토르의 ‘100% 맞춤형 핸드메이드 시간여행’은 은퇴 후 점점 활기를 잃어가는 아버지를 위해 아들이 준비한 선물이다. 아들이 건넨 초대장을 받은 빅토르는 잠시 망설이는 듯 하다 “하루만 과거로 간다면 언제로 갈래요?”라는 질문에 곧바로 “1974년 5월 16일이요”라고 답한다. 이어 “그날 만난 사람을 정말 사랑했었죠”라면서 꿈에 그리던 첫사랑과의 재회를 고대한다. 빅토르는 오랜만에 수염을 밀고, 헤어스타일도 바꾸는 등 점점 생기를 되찾는다. 이러한 빅토르의 변화를 따라가다 보면 “내가 돌아가고 싶은 딱 하루는 언제일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된다.

‘카페 벨에포크’에서 빅토르는 ‘제8요일’로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다니엘 오떼유의 연기로 한층 더 입체적인 캐릭터로 그려졌다. 다재다능한 아티스트이자 프랑스 대표 연기파 배우 기욤 까네는 앙투안으로 분해, 일밖에 모르던 워커홀릭에서 연인의 소중함을 깨달아가는 변화를 표정과 몸짓에 오롯이 담아냈다. 남편 빅토르와는 다르게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을 거침없이 흡수하는 ‘마리안’ 역은 ‘8명의 여인들’을 통해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예술공헌상을 수상한 배우 화니 아르당이 맡아 마리안 내면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카페 벨에포크’ 스틸컷.

◆중세 시대부터 1970년대까지 재현= 프랑스 혁명이 시작된 후 국고 낭비와 반혁명을 시도했다는 죄명으로 처형된 마리 앙투아네트는 검소한 국왕 루이 16세와는 달리 ‘적자 부인’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극 중에서 앙투안은 “내일 고객은 마리 앙투아네트 덕후에요”라며 배우들과 스탭들에게 더욱 섬세하고 완벽한 주의를 기울일 것을 주문한다. 그의 연출을 통해 귀족 부인들과 화려한 사교 모임을 즐기는 18세기 프랑스 궁정이 재현된다.

20세기를 대표하는 미국 문학의 거장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인간의 비극적인 모습을 간결한 문체로 묘사해 퓰리처상과 노벨문학상을 수상했고, 동시대 미국의 대표 작가인 윌리엄 포크너 역시 미국 남부사회의 변천 모습을 연대기적으로 묘사해 두 차례의 퓰리처상과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두 작가 모두 “술냄새를 풍기며 살았어요”라는 대사에서 알 수 있듯 주당(酒黨)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한 시간여행 의뢰인이 1932년 어느 바에서 두 술꾼들과 만취하는 것을 의뢰해 눈길을 끈다.

뮌헨 협정은 1938년, 2차 세계대전 직전에 독일의 체코슬로바키아 수데텐란트(Sudetenland) 병합문제를 독일 뮌헨에서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4국이 개최한 정상회담이다. 히틀러의 침략 야욕을 늦추기 위해 체코슬로바키아를 공중분해 했지만 1년 뒤 나치의 폴란드 침공 도화선이 됐다는 점에서 인류 역사상 최악의 협정으로 평가받는다. 극 중 빅토르가 이들을 발견하고 “이 사이코들 보게”라면서 히틀러의 뺨을 내리치는 장면은 시원한 사이다를 선사한다.

한편 빅토르는 1974년 5월 16일로 돌아가려 한다. 사랑이 이뤄진 그곳, 카페 벨에포크에서 첫사랑 그녀를 다시 만나고 싶은 소망이기도 하지만 그에게 있어 1970년대는 다시 돌아가고 싶은 리즈 시절이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빅토르는 “빈부, 좌우 상관없이 더 쉽게 어울렸어요. 이민자를 보호했고 종교인들도 덜 시끄러웠죠”라고 지나간 시절을 추억하면서 “그 시절의 난 나쁘지 않았어요”라며 현재의 모습보다 생기있고 젊었던 그 시절, 자신만의 벨 에포크를 찾는다.


추남 yskim@ele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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