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중국 ‘던파’ 매출 직격타 입어…넷마블 신작 출시 효과는 2분기에나 반영
엔씨소프트 ‘리니지2M’ 흥행으로 분기 최고 기록, 게임빌·위메이드 흑자전환

국내 게임사 1분기 실적.
국내 게임사 1분기 실적.

게임업계가 코로나19 때문에 의외로 올해 1분기 실적에서 희비가 교차했다.

넥슨, 넷마블, 컴투스는 하락했고 엔씨소프트, 펄어비스, 웹젠 등은 상승했다. 게임빌과 위메이드는 흑자전환했다.

분석업체인 닐슨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프랑스, 영국 게임 유저들의 평균 게임 시간은 코로나19 이전보다 각각 45%·38%·29% 늘었다.

그래서 당초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현상으로 비대면(언택트) 분야인 게임이 수혜를 입는 업종으로 지목됐으나 막상 성적표를 까보니 예상과는 조금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카카오, NHN 등 국내 주요 인터넷 기업의 경우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올 1분기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특수를 누렸다”며 “게임 업종 역시 비슷할 것으로 관측됐지만 각기 다른 영향으로 발현됐다”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가 지난달 29일 모바일 MMORPG ‘리니지2M’의 ‘크로니클 II 베오라의 유적’ 업데이트를 실시했다.
엔씨소프트가 지난달 29일 모바일 MMORPG ‘리니지2M’의 ‘크로니클 II 베오라의 유적’ 업데이트를 실시했다.

◆ 엇갈린 1분기 성적표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올 1분기 매출 9045억원, 영업이익 454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각각 11%, 21% 감소했다.

국내 매출은 ‘메이플스토리’ ‘피파 온라인4’ ‘서든어택’ 등 주요 스테디셀러 게임들의 고른 성장과 ‘V4’ 등 모바일 게임 매출 증가로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중국 매출이 엔화 기준으로 42%나 감소했다. 코로나19 때문에 중국 일부 지역의 PC방이 폐쇄되면서 핵심 수익원인 ‘던전앤파이터’의 유저가 줄어든 탓이다.

엔씨소프트는 올 1분기 매출 7311억원, 영업이익 241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04%, 204%나 급증했다. ‘리니지2M’의 흥행 대박 덕분에 역대 최고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 리니지2M은 모바일 다중접속임무수행게임(MMORPG)으로 지난해 11월 말에 출시됐다. 이번에 엔씨소프트 전체 매출의 절반 가량인 3411억원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였다.

넷마블은 올 1분기 매출이 532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1.6% 상승했으나 영업이익은 204억원으로 39.8% 감소했다. 해외매출 비중은 71%(3777억원)로 지난해 4분기 72%에 이어 2분기 연속 70%를 넘겼다.

넷마블 측은 1분기 신작(‘A3 스틸얼라이브’,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에 대한 효과가 실적으로는 2분기에 전체로 반영될 예정이라 추후에 상당 수준으로 턴어라운드할 것으로 내다봤다.

펄어비스는 올 1분기 매출액 1332억원, 영업이익 46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0.4%, 154.5% 상승했다. ‘검은사막’의 견고한 글로벌 성과, ‘검은사막 모바일’의 글로벌 출시 매출, ‘검은사막 콘솔’의 글로벌 성장을 이뤄내며 수익성을 개선했다.

컴투스는 올 1분기 매출 983억원, 영업이익 23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7%, 21.6% 축소됐다. 참고로 해외 비중은 전체 76%에 달하는 745억원이다.

컴투스 측은 2분기에 진행되는 주요 게임 서비스 일정과 대외적 환경 등에 따른 전략적 준비에 집중했기 때문에 4월부터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줄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컴투스프로야구2020’, ‘MLB9이닝스 20’ 등 야구 게임의 경우 프로야구 개막 연기에도 불구하고 4월 한달간 100억원 가량의 합산 매출을 나타냈다.

웹젠은 올 1분기 매출이 34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7.2%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95억원으로 4.1% 늘었다. 매출의 경우 지난 3월 말 내놓은 웹 게임 외에 신작 출시가 없어 축소됐다.

게임빌은 올 1분기 매출 349억원, 영업이익 62억원, 당기순이익 42억원을 기록했다. 무려 14분기만에 흑자전환이다.

게임빌은 ‘별이되어라!’, ‘MLB 퍼펙트이닝 2020’, ‘빛의 계승자’ 등 기존 스테디셀러들이 견조한 사업수익을 내고 지주회사로서 계열회사들의 지분법수익이 영업수익으로 반영되며 실적개선을 이뤘다. 2017년부터 진행해 온 사업지주회사 체제 완성을 통해 중장기적인 기업가치 증대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이다.

위메이드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 1분기 매출 310억원, 영업이익 32억원, 당기순이익 80억원으로 집계됐다.

위메이드 측은 ‘미르의 전설2’의 지식재산권(IP) 사업 확대로 라이선스 게임 출시, 로열티 증가에 힘입어 전체 매출이 상승했고 당기순이익은 중국 저작권 소송 배상금 수령과 외화환산이익 증가 등으로 흑자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카카오의 올 1분기 게임 콘텐츠 부문 매출은 96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 성장했다. 같은 기간 NHN의 게임 매출은 1047억원으로 8.2% 감소했다.

넷마블이 지난 14일 모바일 MMORPG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을 아시아 24개국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 정식 출시했다.
넷마블이 지난 14일 모바일 MMORPG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을 아시아 24개국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 정식 출시했다.

◆ 여러 변수에 대응

국내 게임사는 시장 상황을 예측하기 쉽지 않은 여건이지만 위기관리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여러 변수에 대응할 계획이다. 신작 개발과 연구개발(R&D) 투자로 외부 영향을 최소화하고 사업성 높은 게임 IP를 추가로 확보하는 등 수익성 향상에 힘쓰겠다는 복안이다.

넥슨 측은 “안전한 근무환경 구축과 재택근무 환경 지원을 바탕으로 올해 출시 예정인 주요 타이틀의 성공적인 론칭과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넥슨은 최근 글로벌 정식 출시한 모바일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를 시작으로 상반기 ‘피파 모바일’을 국내에 내놓고 올 여름 안으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을 중국에 출시하는 등 다양한 장르의 신작들을 준비중이다.

넷마블은 2분기에도 글로벌 시장 공략을 이어나간다. 얼마 전 모바일 MMORPG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을 아시아 24개국에 출시했으며 자체 IP를 활용한 모바일 턴제 MMORPG ‘스톤에이지 월드’는 2분기 내 글로벌 동시 론칭을 목표로 하고 있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IP의 글로벌 확장과 플랫폼 다변화로 지속적인 성장을 지속한다. 앞으로 유저 친화적인 운영과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며 ‘섀도우 아레나’, ‘이브 에코스’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는 복안이다.

컴투스는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 등 다수의 신작 게임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 글로벌 게임 IP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아울러 지난해부터 인수합병(M&A)한 데이세븐, 노바코어, 빅볼, 티키타카스튜디오 등과 다양한 장르의 개발 역량을 내재화하는 전략을 실행해 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성장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웹젠도 신작 모바일 게임이 출시되는 2분기부터는 상승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2월에 대만에서 먼저 출시된 ‘뮤 아크엔젤(현지서비스명 기적뮤:과시대)’의 경우 현지 매출 최상위권(지난 6일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2위)을 유지하며 인기리에 서비스되고 있다.

뮤 아크엔젤은 지난 1일 비공개테스트(CBT)를 마치고 출시 준비를 위한 마지막 점검에 들어갔으며 조만간 국내 서비스를 개시한다.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준비 일정이 다소 늦춰진 신작 모바일 게임 ‘R2모바일(가칭)’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보완중이다.

게임빌은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 ‘게임빌프로야구 2020 슈퍼스타즈’가 오는 8월에 일본과 글로벌 진출을 앞두고 있다. 또 10월쯤에는 ‘아르카나 택틱스’를 글로벌 버전으로 내놓을 예정이며 같은달 글로벌 레이싱 게임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프로젝트 카스 고’도 출격한다.

위메이드는 올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대작 ‘미르4’에 자사의 역량을 집중하며 미르 IP 관련 저작권 분쟁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낸다는 방침이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 란샤(전 샨다게임즈의 자회사)가 싱가포르 국제중재센터(SIAC)에 제기한 ‘미르의 전설3’ 중재에서 승소해 IP 권리를 인정받았다. 이번 소송 결과는 37게임즈의 ‘전기패업’ 웹게임 저작권 침해 최종심, 셩취게임즈(전 샨다게임즈)와 미르의 전설2 중재 등 주요 소송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 전문 계열회사인 위메이드트리는 다양한 장르별 10종의 신작 게임 라인업을 확보하는 등 본격적인 글로벌 서비스 준비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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