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발전 반드시 줄여나가야…경제성도 잃어갈 것”

기후변화 문제는 전력뿐만 아니라 사회를 통째로 바꿔야 하는 어젠다
재생E 단점 극복할 여러 솔루션 있어 신재생에너지 원전・석탄 대체 가능

이소영 국회의원 당선인(더불어민주당 의왕·과천)은 21대 국회의 대표적인 기후·환경·에너지 전문가다.

총선을 석 달 앞둔 올해 1월 민주당 인재영입 8호로 당에 전격 합류한 이 당선자는 35세라는 젊은 나이에 김앤장 출신 환경 변호사라는 타이틀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기후환경 변화라는 새로운 시대에 새 경제 전략을 만드는 경제 전문가라고 소개한다.

실제 이번 총선 선대위에서 그린뉴딜위원장을 맡아 그린뉴딜 공약을 구상하는 데 앞장섰다.

그의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은 누구보다 남다르다. 2009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마이너스 통장으로 대출받아서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15)에 혼자 다녀왔을 정도다. 21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이 당선인을 만나 앞으로의 의정활동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우선 21대 국회의원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의원님은 민주당의 첫 번째 환경 분야 전문가 영입 인사로서 그동안 기후환경 변화와 에너지 분야에서 많은 활동을 펼쳐왔습니다. 기후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은?

“저는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환경과 동식물에 대한 관심이 많았어요. 환경 감수성이 부쩍 커서 환경단체에 회비도 내고, 관련 서적도 구독했을 정도죠. 기후변화에 관심을 본격적으로 갖게 된 것은 2006년 미국 부통령을 역임한 엘고어의 ‘불편한 진실’을 보고부터죠. 그때 ‘지구가 망할 수 있구나’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고 이것보다 더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기후변화라는 이슈에 제 인생을 걸기로 했어요.”

▲환경변호사로서 정치에 입문하게 된 배경은?

“변호사로 일하면서도 환경, 기후, 에너지라는 3개의 키워드를 계속 쫓아다녔죠. 변호사로서 로펌에서 활동하다 보니 에너지 산업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졌어요. 그러다가 기후변화를 막아야 한다는 신념으로 같은 로펌에서 만난 김주진 변호사와 함께 사단법인 기후솔루션을 만들었고, 국가기후환경회의, 녹색성장위원회 등에서 위원으로 활동을 하게 됐어요. 그런 계기로 작년 여름에 정치권에서 영입 제의가 들어왔는데 4개월 정도 고민하다 결국 정치를 시작하게 됐어요.”

▲21대 총선에서 경기도 의왕·과천에 출사표를 내게 된 배경과 정치 신인으로서 이 지역에서 높은 인지도를 가진 두 전직 시장을 이길 수 있었던 원동력을 꼽는다면.

“저는 부산에서 태어났지만, 초등학교는 안산, 중학교는 시흥, 고등학교는 안양에서 나왔어요. 안양, 군포, 의왕, 과천은 하나의 생활권이라고 할 수 있죠. 공천을 앞두고 경기 남부로 가고 싶다는 생각은 했는데, 다행히 그곳으로 전략공천이 됐어요. 물론 이 지역은 보수 성향이 강한데다 정치와 선거라는 게 완전히 새로운 영역이어서 처음부터 모든 걸 배워야 하다 보니 선거가 쉽지는 않았어요. 코로나19 때문에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힘들었구요. 하지만 의왕, 과천은 그린벨트가 80% 정도 되는 데다 과천은 환경도시, 의왕은 생태도시로 유명해 제 전문성을 살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21대 국회에서의 활동계획은.

“저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지원을 했어요. 다만 저는 단순히 재생에너지 관련된 쟁점 몇 개를 해결하려고 정치를 시작한 건 아니에요. 기후변화 문제는 전력뿐만 아니라 수송시스템, 건물, 폐기물 처리 방식 등 사회가 통째로 바뀌어야 하는 어젠다예요. 이런 문제들을 총체적으로 다뤄볼 생각이에요.

지역공약과 관련해선 ‘그린뉴딜 경제도시’를 첫 번째 공약으로 내걸었는데, 그린뉴딜은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동시에 공장 문을 다 닫는 게 아니라 새로운 산업동력 만들고 일자리 창출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동력을 만들자는 거에요. 의왕, 과천지역은 관내에 일자리가 많지 않고 베드타운처럼 인식되는 측면이 강해서 지역 내에 산업과 일자리가 유치됐으면 하는 요구가 크죠. 기왕이면 자족 기능을 갖추면서 미래가 촉망되는 산업들, 즉 에너지효율, 미래차 연구소, 재생에너지 같은 첨단 미래 녹색산업들 위주로 산업단지의 색깔을 더하고, 제로에너지 주택지구처럼 녹색의 가치를 더해서 아름답고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드는데 주력할 계획이에요.”

▲기후환경 분야 전문가라는 인식 때문에 산업계에서는 이소영 당선인에 대해 다소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NGO에서 일할 때는 선명한 입장을 갖고 정부에 정책 제안도 하고,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데 자유로웠죠. 그런데 지금 저는 여당의 국회의원입니다. 당연히 여러 가지 사안을 고려해서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고, 균형감각을 가지려고 노력할 겁니다.

다만 석탄발전에 대해서 만큼은 반드시 줄여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환경도 환경이지만 조만간 경제성도 잃어갈 것이거든요. 온실가스가 전 세계적인 문제라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에서 줄이고 해외에서는 괜찮다고 하는 건 결코 명분이 없죠. 베트남에서 40GW의 태양광이 설치된 걸 보면 몇 년 내에 인도네시아나 필리핀에서도 석탄화력보다 태양광발전이 더 싸질 가능성도 있죠.”

▲탈원전과 탈석탄을 동시에 추진하는 게 가능하다고 보는지? 어느 것이 더 우선이라고 보는지?

“저는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를 막는 게 우선이라 탈석탄을 더 강조해요. 다만 원자력도 결코 저렴하거나 효율적인 에너지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원전을 축소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일각에서는 신재생에너지가 원전과 석탄을 대체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데, 그건 현재의 에너지시스템이나 시장제도를 전제로 하기 때문이에요. 재생에너지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솔루션이 나오고 있어서 몇 년 안에 극복할 수 있다고 봐요.”

▲현 정부의 에너지, 환경 정책에 대한 평가를 해주신다면.

“민주당 지도부에서 저를 영입할 때 제게 이런 말씀을 해주셨어요. ‘지금 정부나 민주당이 사회적으로 국민들에게 너무 중요한 문젠데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문제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기후변화와 에너지전환이다. 저에게 그 빈틈을 채워줬으면 좋겠다’라는 말씀이었어요. 그 말에 제가 설득을 당했죠. 지금의 여당과 정부의 기후변화 대응정책, 에너지전환 정책이 충분하고 더할 게 없다고 하면 제가 국회의원을 할 이유가 없었을거에요. 정부와 여당의 기후변화 및 에너지전환 정책을 지금보다 진일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제 소임이라고 할 수 있어요.”

▲ 앞으로 어떤 정치를 선보일 계획인지? 어떤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저는 우선 성과 측면에서 어떤 보기 좋은 말로 포장하기보다는 실제적인 변화, 즉 통계를 바꾸는 정치를 하고 싶어요. 최근 어떤 토론회에서 국가 온실가스 통계를 바꾸겠다는 말씀을 드렸는데, 구체적인 숫자와 통계를 바꿀 정도의 변화를 만드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또 선거 과정 중 우리 국민들이 정치에 대해 기대하는 기대치가 매우 낮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래서 태도 측면에서는 기존의 문법을 좇기보다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기존에 없던 그런 정치를 하고 싶어요.”

▲창간 56주년을 맞은 전기신문 독자와 에너지업계에 한 말씀 해주신다면.

“전기신문은 전기·에너지 분야의 심도 있는 현안이나 이슈에 대해서 정확한 정보를 알고 싶고, 식견을 얻고 싶을 때 굉장히 신뢰하고 보는 언론매체입니다. 전기신문에서 활동하시는 기자들의 전문성과 애정도 잘 알고 있죠. 지금 에너지 산업은 변화가 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흐름을 읽지 못하는 기업이나 에너지업계 종사자들에게 거대한 변화의 흐름을 선도하고 이끌어주는 매체가 돼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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