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FCA, 폭스바겐 등 조만간 생산라인 가동…조업재개에 대한 안전 우려의 목소리도 나와

GM의 미시간주 공장. (제공 : 연합뉴스)
GM의 미시간주 공장. (제공 : 연합뉴스)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코로나19 여파로 가동을 중단했던 공장들을 속속 재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로 주요 자동차 시장의 판매량이 급감한 가운데 생산마저 차질을 빚게 되자 더 이상 상황을 지켜만 볼 수 없어 조업재개를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직원 안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미국 공장은 지난 4일(현지시간) 생산을 재개했다.

앞서 미국에 있는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은 지난 3월 18일 셧다운(일시 폐쇄)에 들어갔으며, 기아차 조지아 공장은 같은달 19~20일 가동을 중단한 뒤 조업을 재개했다가 30일부터 생산을 멈춘 바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공장 방역과 코로나19 확산 예방 조치를 철저히 하고 미국 공장 가동을 재개했다”며 “현지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이외에 현대차 인도 첸나이 공장은 지난 22일부터 가동을 멈췄으나 이번주 안으로 조업을 재개한다. 현지 봉쇄 조치는 오는 17일까지 계속되지만 첸나이 공장의 경우 인도 정부가 내건 경제활동 허용 조건에 해당해 당국의 재가동 승인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현대차 브라질 공장은 오는 26일까지 문을 닫는다. 또 지난달 6일부터 가동을 중단했던 기아차 멕시코 공장도 셧다운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고 기아차 인도 안드라프라데시 공장 역시 휴업을 이어가기로 했다.

포르쉐가 독일 주펜하우젠 및 라이프치히 공장에서 제품 생산을 재개했다.
포르쉐가 독일 주펜하우젠 및 라이프치히 공장에서 제품 생산을 재개했다.

폭스바겐은 코로나19로 멈췄던 중국 공장의 가동이 정상 수준에 거의 근접한 가운데 독일 볼프스부르크 공장을 비롯한 유럽에서의 생산을 점진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최근 독일 츠비카우 전기차 공장과 슬로바키아 공장도 한달만에 재가동에 들어갔다.

폭스바겐은 이탈리아, 헝가리, 스페인 등 유럽 20개국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곳에 전체 직원 67만명 중 47만명이 근무한다. 이들 공장은 공급망이 서로 복잡하게 얽혀있다.

이에 폴크스바겐의 직원 대표인 베른트 오스텔로 근로자위원회 위원장과 감사회는 유럽연합(EU) 국가의 조업재개 허용 시점이 각기 다른 것에 대해 “유럽이 다시 경제 마비 상태에 들어갈까 두렵다”고 우려했다.

포르쉐는 직원들의 안전을 보장하면서도 제품 생산량을 정상 수준으로 맞추기 위해 필요한 준비를 모두 마치고 지난 4일부터 독일 주펜하우젠 주공장 및 라이프치히 현장 업무를 단계적으로 시작했다.

올리버 블루메 포르쉐 AG 이사회 회장은 “6주간 중단됐던 시스템 정상화를 위해 전념할 것”이라며 “생산, 물류, 조달 공정은 노사협의회 및 보건관리부와의 동의 아래 진행되며 각 당국의 요구사항들도 준수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포르쉐는 주펜하우젠과 라이프치히의 공장에서 지켜야 할 포괄적인 예방 수칙을 마련했다. 생산직 직원들은 최소 1.5m의 안전거리를 지켜야 하며 지정된 구역 안에서는 반드시 안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또 추후 공지가 있기 전까지는 모바일 기반 업무, 화상 회의 권유 및 출장 금지 등의 조치들을 그대로 유지한다.

오토모빌리 람보르기니가 이탈리아 산타가타 볼로냐 본사 공장의 가동을 재개했다.
오토모빌리 람보르기니가 이탈리아 산타가타 볼로냐 본사 공장의 가동을 재개했다.

오토모빌리 람보르기니도 같은 날부터 이탈리아 산타가타 볼로냐 본사 공장의 가동을 재개했다. 이는 지난달 26일 발표된 이탈리아 정부의 새로운 행정 명령에 따른 조치로 임직원의 안전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한 준비를 마친 후 생산 재개를 결정했다.

스테파노 도메니칼리 오토모빌리 람보르기니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아직 해결된 상태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하면서 정부의 시책을 준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피아트크라이슬러(FCA)는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3월 중순부터 자발적으로 북미 공장의 문을 닫았으나 오는 18일쯤 재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 FCA는 올 1분기 18억달러(2조2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5억5170만달러에서 적자 전환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중국, 유럽, 북미 공장의 문을 닫으면서 예견된 것으로 매출 역시 223억달러로 16%나 급감했다.

마이크 맨리 FCA CEO는 “투자자들과의 컨퍼런스콜에서 미국자동차노조(UAW) 및 지방 정부와 협의한 결과 오는 18일쯤 공장 재가동을 예상한다”고 전했다.

FCA를 비롯해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의 공장이 주로 위치한 미시간주는 비필수 업종에 대한 셧다운을 오는 15일까지로 연장하기로 했다. 다만 자동차 업종의 경우 필수 업종인지 아닌지 명확한 규정이 없는 상태다.

UAW 측은 “현재 작업 현장이 안전한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고 충분한 검진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조업 재개를 할 경우 조합원뿐 아니라 가족과 지역 사회도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토요타는 지난 4일부터, 혼다는 오는 11일부터 미국 내 공장을 재가동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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