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기업 IoT 프로젝트 80% 이상이 AI로 진행
국내외 글로벌 기업, AIoT 기반의 스마트산업 박차
국내 양적·질적 인력부족 심각

CEATEC 2017에서 자리잡은 일본 가전기업 샤프의 AIoT 선전 부스
CEATEC 2017에서 자리잡은 일본 가전기업 샤프의 AIoT 선전 부스

스마트산업에 AIoT의 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 U-City 때부터 강조되던 IoT(사물인터넷)가 4차산업의 발달과 5G 상용화 영향에 힘입어 AI(인공지능)를 포함한 AIoT로 진화했고 스마트홈, 스마트오피스, 스마트시티 등 다양한 스마트산업에서 주목받는 것이다. 미국의 정보 기술 연구 및 자문회사 가트너는 오는 2022년까지 기업 IoT 프로젝트의 80% 이상이 AI 구성 요소를 포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처럼 AIoT가 주목받는 이유와 향후 발전을 위한 현주소를 진단한다.

◆AIoT, ‘샤프’에서 시작되다

2016년 일본 국내 가전시장에서 AV, IT 제품군에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다. 2015년 가전 소매시장 규모는 7조1100억엔(약 81조4000억원)으로 지난 몇 년간 최저를 기록했으며 가전제품 메이커들은 급격하게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고 있었다.

눈이 높아진 소비자들은 명확한 가치를 원했으며 제품들의 교체 주기가 10~15년 정도로 길어지며 신중하게 선택하는 경향이 늘어났다.

전자제품을 지금처럼 클라우드에 연결하는 방법들도 나왔지만 그것만으로는 소비자에게 매력을 어필하지 못했다.

이에 샤프는 과제를 극복하고 가전제품 시장을 선도할 키워드로 ‘제품의 인공 지능화’, 즉 AIoT를 꼽은 것이다.

인공지능과의 결합으로 스스로 가동하고 학습하며 제품·음성대화·클라우드 등을 통해 지식과 정보를 사용자에게 알기 쉽게 전달하는 것이 AIoT의 기본이다.

샤프는 2015년 10월부터 ‘마음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는 자체 AI기술인 ‘마음 엔진’을 발전시킨 것으로 2016년 모바일 로봇 전화로 화제를 모았던 ‘로보홍(RoBoHoN)’에 탑재된 바 있다.

현재 마음엔진은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 밥솥, 공기청정기 등 대부분의 샤프 제품에 탑재돼 판매되고 있으며 에너지 절약 팁, 요리 등 제품 사용 요령, 쾌적한 환경 조성을 위한 조언, 커뮤니케이션 상대 등을 수행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 AIoT 행렬 동참

약 5년이 지난 지금, AIoT는 이미 가전 제조사들로부터 ‘대세’로 자리 잡은 모양새다.

향후 5년간 AIoT에 100억위안(약 1조7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샤오미는 2015년 IoT 사업을 시작한 이후 2018년까지 3배가량 성장했다. 샤오미의 IoT 전용플랫폼에 연결된 IoT 장비는 지난해 6월 기준 1억9000만개로 전년 대비 69.5% 증가했으며 중국 내에서 점유율도 34%를 기록했다.

샤오미는 AIoT를 사물과 인터넷이 단순히 연결되는 차원을 넘어 상호 데이터 교환과 AI를 통한 기능 최적화, 미래 테크노피아를 구축하기 위한 토대로 삼고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사업 초기부터 AI 소프트웨어 개발을 꾸준히 진행했으며 샤오미의 AI 스피커와 연동되는 IoT기기는 현재 2200여 종에 이른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IoT 운영 시스템 알리OS(AliOS)를 업그레이드한 ‘알리OS 3.0버전(AliOS Things 3.0)’을 내놓았다. AIoT 시대를 겨냥한 차세대 AI 설비 운영체제로 최소 3단계만으로 AIoT 설비의 응용 개발과 테스트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 2018 윈치대회에서 후샤오밍 알리 클라우드 CEO가 항저우 시티 브레인 2.0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 2018 윈치대회에서 후샤오밍 알리 클라우드 CEO가 항저우 시티 브레인 2.0을 발표하고 있다.

알리클라우드의 AIoT 플랫폼은 스마트홈, 스마트시티, 스마트 구역(园区) 등에 적용 가능하다. 알리바바의 AIoT 플랫폼은 이미 3000만대 이상의 스마트 가구 아이템을 품고 있으며 240여 곳의 협력 파트너와 함께 우시(无锡), 슝안(雄安), 하이난(海南) 등에 스마트시티를 조성중 이다.

스마트 제조 또한 10개 업종에서 500곳 이상의 파트너를 확보했다. 이밖에도 자율주행차, AI번역기, 배달용 로봇, 교통상황 관제 등 다양한 부문에 AIoT를 적용하며 후발주자지만 AIoT의 강자로 거듭나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 또한 AIoT 도입이 활발하다. 삼성물산 건설부문(대표이사 이영호)은 AI와 IoT 기술을 결합한 ‘래미안 A.IoT 플랫폼’을 개발했다. 기존 IoT 플랫폼에서 한 단계 진화한 래미안 A.IoT 플랫폼은 입주민의 생활패턴을 분석하고 고객에게 익숙한 맞춤형 환경을 제안하거나 자동으로 실행해줄 수 있다.

삼성물산과 SK텔레콤이 함께 개발해 래미안 아파트에 적용되는 AIoT기반의 스마트홈 3.0 서비스.
삼성물산과 SK텔레콤이 함께 개발해 래미안 아파트에 적용되는 AIoT기반의 스마트홈 3.0 서비스.

기존 시스템이 홈패드나 모바일기기 등을 활용해 사용자가 설정을 제어하는 기능을 수행했다면 A.IoT 플랫폼은 고객의 패턴 분석을 통해 외출이나 귀가 시 입주민이 선호하는 환경으로 자동 제어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인덕션을 끄지 않고 외출했을 때 기존 IoT플랫폼의 경우 스마트폰으로 직접 외부에서 인덕션 전원을 차단했지만 A.IoT 시스템은 인덕션의 전원이 차단되지 않았다는 것을 입주민에게 스스로 알려주거나 알아서 전원이 차단된다.

LG유플러스는 AI사업부를 IoT, AI 부문과 합쳐 AIoT 부문으로 재편했다. 홈 서비스와 U+ 우리집 AI 등 AI와 IoT 서비스 간 통일성과상품 전략을 강화해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토대로 LG유플러스는 파리크라상과 손잡고 업계 최초의 AIoT기반 스마트 베이커리를 구축하기도 했다.

파리크라상 권인태 대표이사(왼쪽)와 LG유플러스 하현회 부회장(오른쪽)이 ‘스마트 베이커리 구축을 위한 사업협약서(MOU)’를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파리크라상 권인태 대표이사(왼쪽)와 LG유플러스 하현회 부회장(오른쪽)이 ‘스마트 베이커리 구축을 위한 사업협약서(MOU)’를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네이버의 AI 플랫폼인 ‘클로바’가 탑재된 LG전자 ‘클로이 홈’ 로봇이 점포를 방문한 고객에게 ▲환영인사 ▲제품 홍보 ▲제빵·케이크류 소개 및 추천 ▲아이들을 위한 만화 퀴즈 놀이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로봇은 매장 방문객을 대상으로 환영인사를 하거나 가까이 접근하면 먼저 인사말을 건네기도 하며 가장 인기 있는 빵을 권유한다.

◆문제는 인재, 10명 중 4명만 갖춘 꼴

우리나라의 경우 원천 기술은 약하지만 응용 기술은 강한 만큼 현재 발달된 인터넷 인프라 기술과 5G, 스마트 시티 등 인프라와 결합하고 스마트폰, TV, 냉장고, 에어컨, 가전 등 기존의 경쟁력 있는 하드웨어 산업과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하는 방향으로 기술개척이 필요한 상황이다. 나아가 자율주행자동차, 문화 예술 엔터테인먼트 분야에도 적용해 새로운 서비스와 사업을 만들고 사회, 정치,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구조를 형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문제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필수인 인재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가트너가 지난해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AI를 도입한 기업의 수는 지난 4년 간 270% 증가했으며 2018년 한 해 동안 3배나 급증했다.

특히 모든 산업 분야의 기업들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AI를 활용하고 있지만 전문인력은 매우 부족했다.

통신사의 52%가 챗봇(chatbot)을 도입하고 헬스케어 기업의 38%가 컴퓨터 지원 진단에 의존하는 등 기업들의 AIoT 의존도는 높아졌지만 응답자들 중 54%는 전문인력이 부족하다고 답변한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 또한 AI 전문인력이 양적·질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해 말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국내 산업계, 학계, 연구원 등에서 AI 관련 연구를 하는 전문가 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AI 산업을 선도하는 미국의 AI 인재 경쟁력을 10으로 볼 때 한·중·일 3국의 AI 인재 경쟁력 수준은 각각 5.2(한국), 6.0(일본), 8.1(중국)로 평가됐다.

특히 국내에서도 관련 인력이 배출되지만 미국, 유럽, 중국행을 택하는 게 현실이라는 것이 한경연의 설명이다.

AI 인력이 얼마나 부족하냐는 질문에 20.7%가 ‘50∼59%’라고 답했고 ‘70∼79%’·‘30· 39%’라는 답이 각각 17.3%로 나타났다. 필요인력 10명 중 4명밖에 없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AI 업계 관계자는 “대학 연계프로그램도 개발해 학생들의 관심과 참여를 높여야 하며 이미 기술을 갖추고 있는 국내외 AI 기업을 인수하거나 해외연구소를 설립·인수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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