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 틀어지고, 사업타깃 잡기도 ‘불투명’, 매출 반토막 난 기업도
해외 입찰PT·브리핑 대신 비대면 분위기, 1천페이지 이상 하드카피 제출 요구도

코로나19 쇼크가 장기화되면서 AMI와 계량기 업계의 피해사례도 갈수록 누적되고 있다.

원격검침시스템 전문업체인 A사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외활동을 3개월 이상 자제해왔다. 그 과정에서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입찰까지 늦어져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A업체 관계자는 “해외 입찰공고가 나왔지만 평가받기가 쉽지 않다”며 “기존의 입찰PT나 브리핑이 아닌 1000페이지 이상의 하드카피로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곳이 많아 검토가 제대로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이 업체는 신재생 연계솔루션의 지난해 매출이 반토막 나 경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다만 한전 입찰 수요가 있어 차라리 국내 상황이 더 나은 편이라면서 한전 사업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반대로 실적 감소와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치면서 한전의 비중을 줄인 곳도 있다.

원격검침시스템 기업인 B사는 80%였던 한전 의존도를 최근 20%까지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B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한전이 움직이지 않으니 작업할 수가 없어 지난해 한전 계량기 매출 성과가 0원”이라며 “발주가 안 나오니 한전 비중을 70~80%에서 결국 20%까지 줄이게 됐다”고 토로했다.

B사는 올해 1분기에 계획이 틀어져 절반의 매출 성과만 거둔 상태다.

업체 관계자는 “하반기 계획은 있지만 계획대로 안 될 가능성이 높다”며 “전년도 9~10월에 계획해 지금 시기에는 점검이 필요한데, 올해는 재고 대응부터 사업타깃조차 잡기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다행히 B사는 지난해 전체 매출로는 흑자를 내 올해 2분기 이후 산업이 활성화된다면 그나마 현상유지는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원격검침시스템 전문업체 C사도 국내보다 해외에 비중을 두고 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어렵기는 매한가지다.

해외에 랩, 지사, 합작회사를 두면서 현지 기업과 합작해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지만 지난 3월부터 해외 이동을 할 수 없어 일주일에 한두 번씩 비디오 컨퍼런스를 하고 있다.

해외 강세 통신 전문업체인 D사도 해외사업이 지연돼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D사 관계자는 “해외 납품 이후 조립 및 장비테스트 시험까지는 2~3년 정도 걸리는데 재작년 납품도 마무리가 안 된 상태”라며 “이 부분을 완료하기 전까지는 돈도 받지 못해 어려움이 크다”고 걱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여파가 전 산업에 미치고 있으며 그 후폭풍을 계량기, AMI 업계도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하루빨리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돼 여러 사업들이 제자리를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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