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예측치보다 10%p 이상 감소
전경련, 무역·통상분야 10대 정책 건의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15대 주력 수출업종별 2020년 수출 전망’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15대 주력 수출업종별 2020년 수출 전망’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코로나19에 의한 글로벌 경제위기에 따른 한국의 15대 주력 수출품목의 수출이 전년 대비 7.8%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위기 타개를 위한 무역·통상분야 10개 과제를 6일 정부에 긴급 건의했다고 밝혔다.

전경련이 회원사 및 13개 업종단체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2월까지 중국 등 아시아에 국한됐던 코로나19 사태가 3월 들어 미국을 비롯한 이탈리아·독일·프랑스·스페인 등 전 유럽 국가로 확산됨에 따라 올해 15대 수출품목의 수출은 전년 대비 7.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같은 결과는 무역협회, 한국경제연구원 등이 코로나19가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해 11월, 올해 2월 예측한 수치보다 10%p 이상 감소한 것이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코로나19로 ▲일반기계(-22.5%) ▲디스플레이(-17.5%) ▲선박류(-17.5%) ▲자동차(-12.5%) ▲섬유(-12.5%) 업종의 수출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가전(-12.0%) ▲무선통신기기(-11.0%) 등도 수출부진이 예상됐다.

반면 ▲반도체(0.6%) ▲컴퓨터(5.0%)는 비대면 접촉의 증가에 따른 IT 수요 증대로 다소간의 수출증대가 전망됐으며, 특히 바이오헬스(25.8%)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의료‧건강 관련 수요증가로 전년 대비 수출 급증이 예상됐다.

이와 관련, 전경련은 무역·통상분야 10개 과제를 통해 정부가 코로나19에 따른 기업 애로 및 현안을 능동적으로 해결해 줄 것을 요청했다.

먼저 한국 기업인의 입국금지·제한 조치 신속 해제를 요구했다. 지난달 12일 허창수 전경련 회장 명의의 18개 교역국 정부에 대한 한국 기업인에 대한 입국금지·제한 조치 철회 요청, 외교부의 베트남 등 신속대응팀 파견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업인에 대한 입국금지·제한 조치가 공식 해제되지 않고 있어서다.

전경련은 “현재 개별기업이 전세기를 띄워 중국, 베트남 생산기지 가동을 위한 엔지니어를 파견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건강확인증 발급 등을 통해 입국을 허용하는 예외조치가 4월 중에는 모두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공세적 다자·양자 FTA 추진을 제안했다. 한국은 2015년 12월 한·중FTA 발효 후 FTA를 활용한 수출이 정체상태에 있다. 반면 경쟁국 일본은 CPTPP 출범 주도 등 공세적 FTA를 통해 2019년 기준 FTA 활용률(전체교역 중 FTA 체결국 비중)이 한국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은 아·태 16개국이 참여해 협상을 마무리한 RCEP의 서명절차를 상반기 마무리하고, 협상·검토 중 양자 FTA·경제협정의 패스트트랙(Fast Track) 진행을 통해 기업의 교역·투자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국·지역의 확대도 거론됐다. 한국은 미국과 6개월 6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해 급한 불을 껐지만, 코로나19로 인한 달러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기축통화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고 장기적으로 일본 수준으로 통화스와프를 확대해야 한다는 게 전경련의 입장이다. 이에 따라 전경련은 외환위기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미국, EU, 일본 등 기축통화국과 무기한·무제한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밖에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조치 동결 선도 조치도 요청했다. 한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직후에 열린 워싱턴 G20 정상회의 시 각국 보호무역조치 동결 합의를 유도한 바 있으며, 이 조치는 2018년까지 진행됐다. 그러나 2017년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선진국, 개도국 구분 없이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비관세장벽은 확대일로에 놓인 실정이다.

전경련은 G20, OECD, APEC 등 다자협력체 재무·통상장관회의 플랫폼을 활용해 한국 통상당국이 2018년 수준으로 보호무역조치가 1년 동결(Standstill) 또는 10% 자발 감축에 합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코로나19가 3월부터 한국의 최대 수출지역인 중국, 미국, 유로존의 금융·실물경제를 강타하고 있지만 진단·방역·대응 과정을 통해 높아진 한국의 국가위상을 레버리지로 삼아야 한다”며 “정부는 무역·통상 분야에서도 기업애로와 현안을 능동적으로 해결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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